현대경제신문 |이혼 재산분할 사건에서 최근 자주 등장하는 쟁점 중 하나가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손실이다. 혼인 중 배우자 몰래 투자했다가 본 손실을 부부가 함께 부담해야 하는지가 쟁점이다. 투자금이 생활비 계좌, 신용대출, 카드론, 마이너스통장에서 나온 돈이라면 분쟁은 더욱 복잡해진다.
#고양시 일산에 살던 A씨는 이혼소송 준비기간에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이 몇 년 동안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주식과 가상화폐 거래를 반복해, 그 과정에서 상당한 손실을 본 것이다. 일부 금액은 생활비 계좌에서 빠져나갔고, 일부는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에서 충당됐다.
배우자 몰래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로 잃은 돈은 이혼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처리될까.
혼인 중 발생한 투자 손실이라고 해서 언제나 부부가 함께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재산분할은 혼인 중 형성된 공동재산을 청산하는 절차다.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은 고위험 투자와 그 손실이 부부 공동생활과 무관하다면 이를 그대로 공동손실로 보기 어렵다.
반대로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전부 일방 책임이 되는 것도 아니다. 통상적인 자산운용 차원의 소액 주식투자였고, 생활비나 자녀 양육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정도라면 전체 재산 흐름의 일부로 평가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투자금의 출처, 투자 규모, 투자 방식, 배우자의 동의 여부, 손실 발생 경위, 남은 자산의 존재 여부다. 월급 중 일부를 일반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했다가 시장 상황으로 손실이 발생한 경우와, 배우자 몰래 신용대출을 받아 가상화폐 선물거래나 고위험 레버리지 투자를 한 경우는 다르게 볼 수 있다.
재산분할에서 이런 손실은 여러 방식으로 반영될 수 있다. 배우자 몰래 고위험 투자 목적으로 발생시킨 신용대출, 카드론, 마이너스통장 채무가 부부 공동생활과 무관하다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미 사라진 금액도 일방의 선사용 또는 낭비로 평가될 수 있다.
혼인 파탄 전후로 거액이 주식계좌나 가상화폐 거래소로 이동했다. 아울러 손실 내역이 불분명하거나 투자가 지나치게 무리했다면, 해당 배우자의 기여도 판단에서 불리하게 고려될 수 있다.
또한 실제 손실인지 은닉재산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가상화폐는 거래소 잔액이 없다는 이유로 손실이 확정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런 사건을 접하는 변호사가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투자 손실이라는 말의 사실여부와 그 손실이 부부 공동생활과 관련 있는지, 일방이 책임져야 할 무리한 투자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배우자 입장에서는 △투자 기간 △자금출처 △생활비 부족이나 대출 증가 등 가정경제에 어떤 영향이 줬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때문에 △은행 계좌거래내역 △증권사 계좌내역 △주식 매매내역 △가상화폐 거래소 입출금 내역 △대출내역 △배우자 카카오톡 대화 등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혼 재산분할은 현재 남아 있는 재산만 나누는 절차가 아니다. 혼인 중 △재산 출처 △사용처 △소비처 등을 함께 살핀다. 배우자 몰래 이루어진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는 단순한 투자 실패로 끝나지 않는다. 그 돈의 출처와 목적 등에 따라 책임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주식과 가상화폐는 계좌 안에서는 숫자로만 보인다. 하지만 이혼소송에서는 그 숫자 하나하나가 선택의 흔적이 되고, 때로는 책임의 근거가 된다. 투자는 혼자 결정했는데 손실은 함께 나누자고 할 수 있는지, 법정은 결국 돈의 흐름을 따라가며 그 책임 방향을 묻는다. 재산분할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를 잃었는지가 아니다. 왜 잃었고, 누구의 선택으로 잃었으며, 그 손실을 부부가 함께 감당할 이유가 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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