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 아들은 탁구 게임하기를 싫어합니다.
아니, 그보다는 지는 것이 싫은 거겠죠.
아주 어릴 때도 같이 걷거나 뛸 때 저보다 앞서가려고 제 진로를 방해하기도 했고, 바둑두다 저한테 대마가 다 잡혀 질 때는 (아빠를 원망하는 말과 함께)서럽게 울기도 했습니다.
애 울렸다고 아내한테 혼났습니다.^^;
그런 아들이 탁구 기본기만 몇년째인데....게임 실력은 기대 이하더군요.
게임을 안하려고 하는데 가끔 게임을 시켜보면 연습 때 잘하던 드라이브는 온데 간데 없고 탁구대에 딱 붙어서 똑딱볼을 치더군요.
그러다가 미스하면 화내고.....
작년 수원의 초등 탁구대회에 나가서 (잘 못하는)5학년 형을 이기기도 했었는데 그 기쁨은 어디갔는지 다른 형들한테 지니까 거의 울상이 되었고 경품추첨에서도 상품을 못받은 것은 지금도 두고 두고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대회는 절대 안나간다고 선언하더군요.
주말에는 강촌의 숙소에서 탁구를 쳤는데 다른 가족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중 아들과 비슷한 또래(4학년) 아이가 게임을 하자고 했는데 아들은 게임은 안하겠다고 자꾸 빼더군요.
보다못한 애 엄마가 아들을 설득해서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역시나 드라이브 그런 것은 없고 똑딱볼 랠리가 대부분이었고 초반에 밀리던 아들이 점차 상대의 패턴을 읽었는지 나중에는 스매쉬도 하고 그러더군요.
상대 아이는 포핸드쪽으로 공을 줬다가 아들이 이를 받으면 다시 백쪽으로 코스를 갈라주는 식으로 해서 점수를 따더군요. 아들은 이러한 패턴에 계속 당하더니 나중에는 익숙해졌는지 연습 때 했던 풋웍이 나오면서 극복했습니다.
박빙의 승부끝에 이겼지만 아들은 기쁨보다는 긴장에 따른 피로가 더 컸는지 엄마, 아빠가 칭찬을 해줘도 무심하게 "나 힘들어" 그러더군요.
그래서 제가 아들에게 제안을 했습니다.
탁구 게임을 한번 할 때마다 3천원씩 주겠다고요.
단, 승패와는 상관없지만 게임하면서 화를 내면 안된다고...
그리고 연습때 하던 것을 게임에서 시도하려는 것이 보이면 보너스를 주는 옵션도 걸었습니다.
아들은 물욕의 화신이기에 돈은 아주 좋은 미끼입니다.
어차피 돈 쓰는 것도 싫어하고 대학 등록금으로 모으는거라 기꺼이 적금을 붓기로 했죠.
어제는 아들이 수요 연습 모임에 참여하여 3게임(매치)을 하였고 보너스까지 포함하여 총 1만원을 지급하였습니다.
처음보는 어른들하고도 잘 어울리면서 연습도 하고 게임도 하는 것을 보니 역시 돈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ㅎㅎ
첫댓글 아이들이 다 비슷한가 봅니다ㅎ
저희 둥이들도 아빠랑만 치려고 해서 요즘은 저랑 한팀으로 복식을 한번씩 합니다 그러면 재밌어하면서 두세팀 게임하고 집에 옵니다 저도 상금을 걸어봐야겠네요^^
복식을 자주 해야겠군요. 제가 복식을 안좋아해서 거의 안하는데 아들과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좋은 방법 같네요^^
아들은 물욕의 화신... 은근한 웃음을 자아내십니다. ~~~
집에서 가끔씩 이승환의 돈의신 노래를 들려줍니다. 아들에겐 너를 위한 노래라고 그러죠. ㅎㅎ
물욕의 화신에서 웃고 갑니다 ㅎㅎㅎㅎ
정확히는 돈의 화신이죠. 돈외의 다른 물건에는 그리 큰 욕심이 없죠.^^
제 큰애는 게임하는걸 좋아합니다.
어떨땐 저보고 왼손으로 치고 게임하자고 하는데...이때 살짝 져줘야합니다. ㅎㅎ
아이들 물욕은 비슷한가봐요.ㄷㄷ
친구들끼리 모여다니면서 편의점가서 다 사먹는데 쓰더라구요...ㅎㅎ
돈을 모으는데 큰 기쁨을 느끼는 타입이라...쓰는 것은 극도로 싫어합니다.
엄마, 아빠가 사준다해도 너무 비싸면 자기가 싫다고 합니다. 이런면에선 효자죠. ㅎㅎ
대부분의 애들은 게임에서 지는 것을 싫어합니다ㅋㅋ
어른들은 고수랑 게임해서 지더라도 배울것이 있고 해서 좋아하는데
아이들은 그냥 게임에서 지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냥 그시절 대부분의 아이들 멘탈적 특징이니 고민거리도 아니고 지극히 당연한 현상입니다
다만 나는(어른 멘탈) 안 그런데 얘는 왜이렇게 승부근성도 없고 게임조차 안한다면서 그렇게 접근하게 되면 갈등만 생기고 결국 얘들은 울게 됩니다ㅋ
완전 저의 경험담이고요ㅎㅎ
화성에서 온 남자
수성에서 온 여자 책도 있듯이
우리 아이들은요?
또 다른 별에서 온 예쁜 내 새끼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이것을 알면서도 욕심때문에 잘안되어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유독 승부에 집착하는 아이들이 있죠.
제가 다른 아이들도 가르쳐 보고 게임도 시켜보는데...대부분의 아이들은 게임 자체를 놀이로서 즐기는 반면 몇몇 아이들은 승부에 큰 의미를 둬서 스트레스를 받더군요.
제 아들은 수업시간에 보드게임이나 가위바위보에서 져도 (다른 아이들보다)엄청 화가 잘 나는 아이입니다.
학교 선생님들이 적어주는 코멘트에도 항상 이런 내용이 있었지요..^^;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에 위안을 느끼고 있고 승부외에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줄 생각입니다.
(사실 제가 승부욕이 과해서...저를 닮은 것이 아닌가 반성하곤 합니다.)
상대방 컨트롤 잘하듯 아들컨트롤도 능하시군요 ㅎㅎ
다크아콘의 마컨 정도는 되야 하는데...ㅎㅎ
아들이 너무 똘똘해서 걱정되기도 하니깐 잘 키워야할듯~~^^
가끔씩 키워주세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거의 모든 아동에게 나타납니다.
다만 지기 싫어서 승부를 겨루는 걸 싫어하는 아이들과
어떻게든 한번 이겨볼려고 계속 덤비며 아둥바둥하는 성격으로 나뉘게 되요.
스포츠로 대성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후자의 성향을 보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시합의 승패보다 절대치의 기준을 잡고 더욱 많이 칭찬을 해주는 방향으로 즐기게 해주시는게 좋습니다
시합을 하게끔 유도하는것이 좋은 방향이 아닐 수 있습니다 :-)
@레지스터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 좋은 방법이네요.. 게임하기 싫어하는 제 딸아이에게 해봐야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