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참석하는 일일카페.
작년은 아이의 병으로 심란한 상태였고
올해는 그나마 일년이 지나선지 담담한 상태로 참석한다.
처음부터 아이가 아프다는 것을 공개하고 나섰기에
그동안에도 그 사정을 주위에서 더러는 알았는지
포항 동기들도 많이 참여했다.
옛날 한양공대 다니다가 돈이 없다고 1학년때 학업을 포기하고
눈물로 귀향했던 이규목이는 세관의 사무관이 되어 나타났고,
포스코의 최성열이도 왔고, 소아과하는 박응원이도 왔고, 사업하는 최무섭, 현대 추성열, 경한(주)의 사장 이승재도 보이고, 한의사인 김석중, 나같이 선생하는 최재만이, 최의식, 포항공대에 있는 권문택이.......그 외에 여러 친구들이 왔다.
다 1차로 술이 취해서 왔지만
한결같이 "아이가 그렇게 되어서 어떻하냐?", "우리가 도울 것이 없느냐?" 였다.
이 행사에 대해서 얘기한 적은 없지만
교회에서도 목사님과 더불어 여러분들이 오셨고
포항 주향교회 이목사님도 함께 오셨고
울산에서도 지인이 알고 찾아왔다.
그나마 그런 자리에서라도 옛친구들에게서 위로를 받으니
그것으로 무엇이 달라지겠느냐만은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열심히 서빙하시는 장사모 아버님들한테는 미안하게도
나는 줄창 앉아서 술이나 마셔댔지만
취기 덕분인지
예전 송도의 소나무들은 이제는 말라 비틀어지나마나 아직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이고
마침 맑아준 날씨 덕분에
행사는 사람이 많이 와도
크게 번잡함이 없이 무난하게 진행되었다.
정말로 작년과는 다르게
아내가 입구에서 안내를 보고 있고
지인들이 제법 찾아오고
아이들 부모님들도 다 안면이 있어
별로 외롭지는 않았다.
강현규도 옆에서 연신 "아저씨!" 라 불러댄다.
찬란했던 송도해수욕장은 이제 슬럼화되어
김기덕의 영화에만 퇴폐적으로 자주 등장할 뿐
밤이 깊어가면서 우리의 카페도 스산해져
파장으로 나아가지만
역시 마지막은 구현서 아빠의 비짜루 소리로 장식한다.
새벽에 경주로 가지만
원중이는 지금쯤 정신없이 자고 있겠지.
어떻게든 내일은 야채를 먹여야 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