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를 당하신 어머니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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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시간에 고향이 같은 한 집사님께서 찾아 오셨다.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다가 마침 가까운 곳 장례식장에 갈 일이 있는데 밤을 셀지도 몰라 들렸다는 것이었다.
목소리가 평소와 달라 걸걸하여“집사님 기도를 많이 하셨나 보네요?” 하고 싶었지만 다른 일인 감기나 목 수술 등 다른 일이면 어쩌나하고 미안해서 그냥‘집사님 목소리가 평소와 다르네요?’ 라는 인사말로 건넸다.
“네, 집사님. 며칠 전에 기도를 좀 많이 해서 우리 아들 문제로 기도실이 떠나갈 정도로 했는데 옆 사람들이 너무 시끄러워 방해가 되었을 겁니다. 아니면 하나님께 기도를 올렸지만 그 사람들도 들었다면 내 아들을 위해 기도라도 해 주시겠지요? 아들이 아토피로 고생이 심해서 하나님께 올해 안에 꼭 고쳐달라고.”
나는 끝 대목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본 집사님의 활기찬 말씀과 아들의 고통을 위해 기도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에 감동을 받아 내가 언제 저렇게 간절히 기도를 했을까 돌아보니 한 번도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움에 그 기도를 들어 주시라고 대답을 했다.
“아멘!”
“그런데 만약 안 들어주셔도 노력은 해야 되니까 시골로 이사를 해서 황토방을 짓고 살 계획도 준비 중이고요 주님 재림의 종말도 다가오는데 그때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도 어려울 테니 자급자족으로 고추도 가지 등등 농작물도 심어 먹고 그럴 생각도 구상중입니다.”
나는 신앙인이지만 그렇게 까지 앞서 나가지 못한 말씀 이해에 부끄러웠고, 재림도 그렇게 코앞이라는 말에도 실감이 나지 않아 마치 진보와 쳐진 보수의 대화 같았다.
그 때 아내가 아토피로 고생하는 다른 성도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위로의 말씀과 처방까지 친절히 말씀을 드렸다.
“결혼을 했더니 많이 나았는데 아토피도 활발한 호르몬 작용으로....결혼을 하면 나을지도 몰라요.”
“그래요?”
이번엔 아내와 아들문제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낮에 사둔 여러 개의 달콤한 사탕도 열심히 드시며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상해보험 회사를 퇴직한 집사님은 직업이 4개나 된다면서 명함을 주시며 소개를 했다.
“전직 회사에 관련된 직업과 핸드폰 가게 등등.....”
집사님의 말씀은 계속 이어지고 아내는 명함의 로고에 새겨진 영어 이니셜을 읽으며 물었다. 그러자 화재는 자연스럽게 아내의 말로 옮겨갔다.
“네 이건 비행기를 초상위급 vip만 탈수 있다는 약자로 핸드폰 컴퓨터 등 요금을 납부 할때......잘만 하면 한 달에 500 아니 억도 가능....”
한참을 이어지고 나는 멍 때리고 있었다. 그냥 이 직업에 만족하고 열심히 다른 세계와 상관없이 옷을 만드는 직업을 계속하다가 놓으면 편히 글도 쓰고...그런 인생구상이 끝이라. 수억을 번다해도 그분의 재물 복이라는 생각뿐이었다.
그때 아내가 치고 들어왔다.
“집사님 그건 다단계판매가 아니에요?”
“엥? 무슨 이 이야기에 다단계?”
아내의 엉뚱한 질문에 집사님은 쾌히 답하며 이번엔 다단계판매의 허와 실을 한참을 이야기를 했다.
“현제 우리나라엔 4천여 개의 다단계판매 화사가 있지만 국가에서 인정한 회사는 40여 개 뿐으로 암 웨이와..... 현제 판매 1위를 자랑하는 암웨이를 넘어설 회사는 이 핸드폰 회사로....”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집사님과 너무나 다른 퇴직 후 새 직업의 열정에 놀라기도 했지만 어딘가 찜찜한 다단계 판매 사원 같은 느낌에 현실감이 떨어져 나갔을 때쯤 그분은 가셨다.
아내도 평소와 다른 그분의 모습에 놀라 물었다.
“아니 그분은 보험회사를 다녔기에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는 우리가 안 들어 보았잖아? 직업엔 투철할 지도 몰라 신앙과 다른.......”
나는 다단계를 콕 찍어낸 아내의 신통력에 놀라며 그렇게 정리를 하고 잠이 들었고 꿈을 꾸었다.
고향엘 갔는데 그곳은 전주 금암 초등학교 부근 내가 잘 다니던 학교 길이었다.
그곳 아파트에 엄마가 3층에 산다고 해서 갔는데 내가 광주에서 살던 아파트 아래층이었고 집에 들어갔더니 여동생둘이 방에 나란히 누어있었다.
그런데 방이 가운데는 가마니인지 멍석인지 네모반듯하게 깔려 있고 사방으로는 구들장이 드러난 황토방이었다. 의아해 하다가 내가 온다고 반찬거리를 사러 나가셨다는 어머니를 보러 마중을 나갔다가 어머니를 만났다.
옥수수 봉지를 들고 오다가 친절하게 이웃에게 나누어 주시는 어머니 모습을 보았다.
어머니에게 물었다.
“엄마 왜 방을 그렇게 만들어 놓으셨어요?”
말이 없으시던 어머니께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씀을 하셨다.
“내가 다니던 곳에서 아는 사람한테 사기를 당해서 집 수리비를 다 날려서......”
그렇게 꿈이 깨었다.
나의 어머니는 나를 사랑하셔서 내 집 턱 밑 삼층에 자리를 펴고 누우셔서 나의 어머니는 사후에도 나를 사랑하셔서 항상 달콤한 여러 말에 조심하라는 말씀을 나의 꿈속까지 힘들게 찾아 오셔서 현실을 바로 보라는 말씀을 나에게 해 주시는 말씀을 남기고 언제 다시 찾아올지도 모르는 기약 없는 이별에 눈을 뜨니 눈물이 고였다.
황토 흙집에 함께 살며 유년시절과 청년의 때를 함께 보냈던 나의 어머니!
고향 마당에 청포도 향처럼 어머님이 그립다.
신 것을 못 잡수시던 어머니께서 장차 맞이하고픈 며느리 첫 방문에 ‘야야 이게 젤 맛있다.’하시며 꼭지 끝에 달린 속이 훤히 드러나는 포도 알을 건네주고 맛있게 먹는 처녀도 그립다.
달다고 따주신 포도가 못 미더워 신 침을 다시고 하얀 블라우스와 검정 치마를 입은 처녀를 며느리로 삼을 군침을 삼키시며 복잡 미묘한 두 맛에 찡그리시던 어머니가 그립다.
그리움을 그리다가 그리워 몹~시 그리워져 흐려진 눈에 눈물이 흘렀다.
꿈속에서 어머니를 만나게 해주신 집사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꿈을 마감한다.
2015년7월 28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