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국 당나라 이백의 산중문답을 소개합니다. 사람들은 이백을 시선(詩仙)이라고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시에 보이는 탈속적인 면 또한 그러한 명칭에 부합하는 원인이 될 것입니다. 이 시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1행 [기]구에서 푸른 산은 세속을 벗어난 자연의 세계를 뜻합니다. 산중 생활에 대한 스스로의 물음에 자신이 세속과 완전히 결별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곧 세속을 벗어난 자신의 삶을 제시하는 배경제시의 구로 보면 될 것입니다.
2행 [승]구에서는 세속적인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진정한 자유와 평화로움을 나타냅니다. 곧 승구에서는 앞의 자문에 대한 자답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 2행은 산중 생활에 대한 자문자답이라고나 할까요. 1930년대 김상용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는 위의 시 구절 ‘笑而不答心自閑(소이부답심자한)’을 빌려 쓰고 있습니다. ‘왜 사냐건 / 웃지요.’라는 구절이 바로 그것입니다.
3행 [전]구에서 桃花流水(도화유수)는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나오는 무릉도원(武陵桃源), 곧 선경(仙境)을 상징합니다. 이백이 일생을 통해서 그리던 진정한 자유와 평화의 세계를 의미합니다. 복숭아꽃은 동양의 전통적인 선경(仙境)인 무릉도원을 암시하 는 소재이니 이 구에서는 이상 세계의 전개로 시상의 확실한 전환이 보입니다.
4행 [결]구에서는 세속적 인간 세계를 초월한 이상 세계를 형상화하며 이미 신선이 된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 내면서 마무리 짓고 있습니다. 곧 3, 4행은 탈속적 이상 세계에 대한 형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이 시에서 인간세상을 살아가면서 선경을 꿈구었던 이백의 기상과 의지를 느껴보았습니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과 환경이 생각하기에 따라서 꽃자리가 되기도 하고 진자리가 되기도 하겠지요. 오늘 하루라도 이백이 꿈꾸었던 별천지와 같은 곳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 곳은 바로 님의 마음속에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