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생님의 가정방문 ☀
가브리엘 루아(1909~1983)의 ⌜내 생애의 아이들⌟은 여름휴가의 들뜬 마음을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와 평안을 주었습니다. 가브리엘 루아는 캐나다의 유명 작가로 연극 배우와 기자로도 활동하였고 그 전에 8년동안 교사생활을 했었습니다. ⌜내 생애의 아이들⌟은 그녀가 67세의 나이에 쓴 신참내기 여교사 시절에 만났던 아이들을 회상하면서 쓴 글입니다. 교단을 떠난지 40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도 그 때 가르쳤던 아이들의 이름과 가정 형편까지 생생하게 들추어내는 저자의 기억력에 놀라울 뿐입니다. 그만큼 선생님의 마음에는 아이들을 향한 애정 깊은 사랑기 컸기 때문일 것입니다.
풋내기 선생님은 가난한 이민자의 아이들이 다니는 시골 학교로 부임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의 따스한 가슴과 애정어린 손길은 가난과 고단한 삶을 짊어진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줍니다. 선생님의 포옹으로 빈센토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하고, 선생님의 특별한 관심은 공부 못하는 드미트리오프로 하여금 칠판 가득 수학문제를 줄줄이 풀게 만들었고, 선생님의 열린 마음은 노래의 재능이 있는 닐과 함께 아이들을 노래하는 종달새로 만들었습니다.
루아 선생님은 올망졸망한 어린 손에 이끌려 아이들의 집을 방문합니다. 가난한 동네의 판잣집, 도축장의 고약한 냄새와 오물에 빠지지 않기 위해 돌다리를 건너야 갈 수 있는 집, 산골의 집에도 선생님의 방문은 이어집니다. 아픈 엄마를 돕느라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앙드레의 집을 방문하여 밀린 공부를 가르치다 해가 저물자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 주며 잠에 듭니다.
어릴 적 초라한 우리 집에 선생님의 가정방문이 새삼 그립습니다. 선생님의 가정방문이 언제 사라졌던가요?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이 일고부터 선생님의 가정방문은 낯선 단어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가정 형편을 알지 못하고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