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주성영(朱盛英) 의원이 강만길(姜萬吉)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의 상지대(강원 원주시 소재) 총장 시절 비리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상지대 교수가 휴강을 하고 한나라당사 앞 항의집회에 학생들을 동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상지대 학생들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 80여 명이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사 앞에서 열린 ‘상지학원 허위사실 유포 및
주성영
의원 반대집회’에 동원됐다.
집회에 동원된 학생들은 이 학교 동물생명자원학부 한 교수의 월요일 2, 3교시 ‘동물생명자원학개론’을 수강하는 1학년 등 80여 명으로 이들은 전세버스를 타고 집회 장소로 이동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학생은 “교수님이 ‘한나라당 무슨 의원이 학교를 욕했다’면서 한나라당사 앞에 같이 가자고 했다”며 “서울로 출발하기 전 버스 앞에서 출석을 체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다들 강의를 듣는 것보다 낫지 않겠느냐는 분위기에서 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휴강하고 집회에 갔지만 보강을 하기로 했다”며 “학생 측에서도 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주 의원에게 항의하기 위해 집회하러 가자는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집회 참가 학생들의 출석을 확인하지는 않았다”며 “버스에 오르기 전 몇 명이나 왔는지 인원을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13일 “강 위원장이 상지대 총장 시절 비리 의혹에 연루돼 있고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다”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한나라당사 앞 집회는 ‘전국대학 노조 상지대 지부’ 이름으로 경찰에 신고됐고 집회 당일 학생과 교직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