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백산 가득 메운 그윽한 차향

[문암/安秉燮]

소백산 가득 메운 그윽한 차향

구인사서 천태차문화대회 열려

□ 다례시연ㆍ들차회 등 20여 팀 참가

▲ 9월 28일 불교천태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천태차문화대회 기념법회 모습.

그윽한 차향이 선선한 가을바람을 타고 소백산 자락을 가득 메웠다.

천태종은 9월 28일 오후 1시 30분 단양 구인사 불교천태중앙박물관 일원에서 ‘2013 천태차문화대회’를 개최했다. 기념법회ㆍ다례시연ㆍ들차회 등으로 마련된 이번 대회에는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의회의장 문덕 스님, (사)천태차문화연구보존회 이사장 춘광 스님(천태종 감사원장), 총무원 각 부장 스님, 전국말사 다도회원 등 1,000여 명이 참여해 맑은 차향과 다식을 즐겼다.

다례시연에 앞서 봉행된 법회는 △삼귀의 △반야심경 △상월원각대조사 법어봉독(종의회의장 문덕 스님) △개회사 △법어 △격려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총무원장 도정 스님은 “차를 마시는 사람 모두가 다도를 즐기는 것은 아니고, 다도의 보급이 보편화된 것도 아니지만 한 잔의 차를 통해 인류의 정신문화사를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차는 그저 마시는 의미를 초월해 지혜와 자비의 공덕을 기르는 중요한 수행의 요체”라고 법어를 했다.

이어 천태차문화연구보존회 이사장 춘광 스님은 격려사에서 “다도는 차를 마시는 행위를 둘러싼 모든 법식을 구도의 작법으로 승화시키고 그로부터 본래진면목의 화두를 타파하는 것”이라며 “차인들은 시대의 변천과 관계없이 법도와 예식을 지켜 전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교육부장 도웅 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현대인들의 바쁜 삶 가운데 느림의 미학인 다도를 배우라하면 거추장스럽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다도는 복잡한 일상에서 깊은 내면으로 향하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례시연은 정병을 이용해 관세음보살의 정신을 되새기는 서울 관문사의 ‘감로다례’로 문을 열었다. 이어 한 개의 완으로 모든 행다를 하는 다법인 울산 정광사의 ‘일완선차’, 차와 초를 통해 선사상을 표현한 진해 해장사의 ‘다선일미 체조와 차 명상’, 한 잔의 차로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강름 삼개사의 ‘선차’, 최소한의 도구로 불편함을 줄인 경주 청강사의 ‘말차보자기 다법’ 등이 이어졌다. 각 팀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진지하게 다례에 임했다.

다례시연에 이어 열린 들차회에는 전국말사 다도회 24팀이 참가, 오죽차ㆍ송화밀수ㆍ홍화차 등의 다양한 차와 다식 등을 선보였다. 특히 대회에서 처음 선보인 송이차와 곰보배추차 등은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회에서는 시연 부문 △금상-울산 정광사 다도회 △은상-서울 관문사 다도회 △동상-강릉 삼개사 다도회, 들차회 부문 △금상-경주 청강사 다도회 △은상-원주 성문사 다도회 △동상-진해 해장사ㆍ제주 문강사ㆍ천안 만수사 다도회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이 법어를 하고 있다.

▲ 격려사를 하고 있는 천태차문화연구보존회 이사장 춘광 스님.

▲ 교육부장 도웅 스님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서울 관문사 다도회 '감로다례'

▲ 울산 정광사 다도회 '일완선차'

▲ 진해 해장사 다도회 '다선일미 체조와 차 명상'

▲ 강릉 삼개사 다도회 '선차'

▲ 경주 청강사 다도회 '말차보자기 다법'

▲ 들차회 전경.

▲ 총무원장 도정 스님이 대회 각 수상팀에게 시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