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광교수 ㅡ 한국인의 착각
한 국인은 미국이 경쟁도 심하지 않고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는 완벽한 복지국가라고 착각을 합니다. 그리고 한국을 ‘헬조선’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정부에 책임을 돌립니다. 더 큰 문제는 자신들이 던진 한 표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미 국에서 시민권을 받을 때 인터뷰를 합니다. 미국의 역사, 정부, 지리에 대해 질문을 하고 또 받아쓰기도 해야 합니다. 받아쓰기의 질문 중에 “We pay taxes”와 “I will work hard everyday”가 있습니다. 시민권을 받은 한 유럽계 미국인은 이런 질문을 말하면서 이것이 미국을 세계 최강의 부국으로 만든 힘이고 앞으로도 계속 초강대국으로 남을 것이라 했습니다. “게으르면 먹지도 말라”는 국민적 정서가 가장 강한 국가가 미국입니다. 미국은 복지국가가 아닙니다. 따뜻한 이웃들이 많아 살기 좋은 국가입니다.
미 국인은 매년 4월15일까지 세금보고를 해야 합니다. 매달 정해진 세금을 미리 내고 세금보고를 통해 더 내거나 받습니다. 전에는 양식에 자신의 소득과 세금공제항목을 기입하고 손으로 계산했으나 최근에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으로 계산하고 제출까지 할 수 있습니다.
개 인 사업을 하면 자동차부터 사무기기, 심지어 자신의 집까지 사무실의 일부로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집을 사무실로 이용한 것에 대해 간단한 방법을 썼는데 올해는 전기, 개스, 상하수도, 집 보험, 재산세, 주택융자 이자 등의 비용을 일일이 넣었습니다. 놀랍게도 100만 원 이상 돌려받게 됐습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연방정부 세금은 크게 혜택이 없었으나 위스콘신 주세는 혜택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재산세와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 국은 사업을 하고 일을 하면 더 많은 혜택이 있습니다. 교수들도 자문을 하고 사업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교수 사이에 연봉 차이가 5,000만원 이상 나기도 합니다. 학생들도 학점이나 능력에 따라 초임의 차이가 1,000만원까지 차이가 납니다. 신임교수도 철저하게 능력위주로 선발합니다. 학과 교수 28명 중에 저를 포함해 2명이 한국, 중국, 타이완, 칠레, 페루, 아르헨티나, 스위스, 호주 출신입니다. 위스콘신 박사 출신 교수는 이제 한 명도 없습니다. 모두 타 대학 출신들입니다. 항상 경쟁이 있습니다. 여기에 공정한 평가가 있습니다. 그래서 불평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입니다.
스 터드웰이 쓴 “아시아의 힘”에서 한국이 경제성장을 한 이유는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자본주의적 사회 분위기, 정부의 비호, 경쟁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공한 국가가 일본, 타이완, 중국이었고 앞으로는 이런 경제성장을 달성할 국가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1961 년 쿠데타 발발 12일 후에 기업가들을 잡아들였는데 “정부가 국가개발을 위해 필요하다면 모든 소유재산을 기증한다”는 각서에 서명을 강요했습니다. 이 책에서 처음 듣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럭키-골드스타(LG)의 구인회씨는 해외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외국융자로 전선 제조공장을 건설하면 특별사면을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런 경험이 없어 불가능하다고 했으나 박정희 대통령이 2주일의 말미를 주었는데 10일 만에 일을 성사시켰다고 합니다. 아마 1년의 말미를 줬으면 10개월만에 성사가 됐을 것입니다. 이런 무지막지한 일들이 계속 기적같이 성사되면서 한강의 기적이 생긴 것입니다. 지금 같으면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좌 파들은 이것을 독재라고 합니다. 그 군사정권하에서 기를 쓰고 살아남은 기성세대는 한 가정을 일으켜 세우려는 아버지의 강인한 의지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주영 회장을 일주일에 한 번씩 식사를 하면서 만나 경부고속도로와 국가기간산업 발전을 논했습니다. 이를 좌파들은 특혜라고 합니다. 사실은 협박 속에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었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깊은 마음을 이해하고 동지같이 일을 한 것입니다. 이런 비호 속에서도 철저한 경쟁을 시켰습니다. 매일 각 기업은 수출액을 보고해야 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시킨 것입니다. 심지어 새마을 운동도 잘 하는 마을에 더 많은 혜택이 가는 경쟁을 시켰습니다. 이런 일련의 행동들은 애국심, 국민에 대한 사랑, 신념, 확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발전단계를 거쳐 경제의 효율단계도 성공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정부의 지원은 최대로 했지만 기업활동에 대한 간섭은 배제했습니다. 법도 반기업적인 요소는 없애고 자유시장경제를 활성화 시키면서 단기에 이익을 내는데 집중했습니다.
혹 자는 한국이 1980년 민주화의 봄 이후 노동조합의 힘이 세지면서 제조업체 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전두환 정권부터 서서히 탈 박정희 경제정책을 시작하면서 동력을 잃기 시작하다 좌파정권 10년에 타격을 받아 지금까지 헤매고 있다고도 합니다.
경 쟁이 없으면 나태해집니다. 이것이 인간의 본능입니다.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것보다 남의 것을 빼앗듯 나눠 쓰는 것이 훨씬 편합니다. 국민의 세금과 연금을 대책도 없이 선심성 정책에 쓰는 것은 후손들에게 큰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유혹을 뿌리치지 못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습니다.
사 회적 구조도 경쟁을 피하고 ‘끼리끼리’ 문화로 물들어 있습니다. 겉으로는 무한한 경쟁이 있는 사회 같지만 선진국과 같은 공명한 경쟁은 아닙니다. 한국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특정대학 출신이 아니면 교수가 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연구비는 많아도 연구 하는 것은 미국에서 시작했거나 한물 간 것을 하고 있습니다. 논문 3편을 써야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조항으로 교수들은 논문 수를 늘릴 수 있지만 인용횟수를 보면 한참 처집니다. 그나마 일부 교수들이 세계적인 연구로 겨우 한국의 위상을 알리고 있을 뿐 수치 상의 우위는 허울 좋은 개살구입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도 최근 한국을 따라하면서 논문이 많이 나오지만 숫자에 집착하다 보니 참신하고 혁신적인 것은 찾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이런 현실을 모르고 자신들이 마치 외국 교수들보다 우월하다는 착각을 하는 것입니다.
외 국 학회 가서 듣고 한국에 돌아와 연구제안서 만들고 학생들에게 연구하라고 합니다. 근데 이때 간과하는 것이 연구 배경입니다. 연구를 하는 목적과 현장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이 따라합니다. 이런 연구는 학문적 발전에도 기여를 못 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적용할 수 없습니다.
지 금 한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큰 요인은 관료주의적 매너리즘에 빠져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쓸 뿐 도전적인 자세로 국가의 미래를 위한 힘든 결정을 안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배가 부르고 어딜 가든 대접을 받는데 미래를 위한 일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열심히 해보려고 하다가도 이런 부류에 밀려 결국 주저 않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미 국도 물론 기득권이 있습니다. 그러나 심하지 않습니다. 교수를 채용할 때도 한국같이 출신대학이나 논문편수 등에 따른 정량화를 하지 않고 종합적인 판단으로 조직에 가장 최선의 인재를 선택합니다. 놀랍게도 20년이 넘는 동안 20명의 교수를 채용했지만 한 번도 의견이 충돌된 경우가 없을 정도로 선명했습니다. 모두 조직을 위하는 공동목표가 있었고 공과 사를 구분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국 여자교수를 채용할 때는 무척 조심스러웠습니다. 다행이 여러 교수들이 앞장서서 지지를 해서 크게 나설 필요가 없었습니다.
우 리가 발전하려면 지연, 학연, 연줄을 피하고 공정하게 선발해야 합니다. 취업시험은 사실 큰 의미가 없습니다. 1차 단계에서 선별할 때는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 후에는 종합적인 면을 보는 것이 조직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사회가 관료화될수록 동력이 떨어집니다. 형식에 치중하지 않고 능력 위주로 사회가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를 내다보고 행동하고 국가의 장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통일이 되고 다시 자본주의 정신으로 재무장한다면 세계 최고의 선진국가가 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모두 참고 각자의 일에 전념했으면 합니다.
천 국은 바로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남과 비교해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그리고 남을 탓하면 천국은 찾을 수 없습니다. 근검절약하고 남을 배려하며 성실하게 사는 미국인의 자세가 우리의 표본이 됐으면 합니다. 인생은 힘도 들고 고통도 따르지만 기쁨 또한 크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이 오면 천국이 우리 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출처] 박재광교수 ㅡ 한국인의 착각Viewer|작성자 크리스티아나View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