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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일은 평소 간이 좋지 않아 오래전부터 꼬박꼬박 종합검진을 받아왔다. 특히 40세 이후로는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한 번씩 검진을 받았다. 그러다 2007년 10월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암 진단을 받았다. 오래전부터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아보라고 권했지만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어 미루고 미루다 결국 뒤늦게 암을 발견한 것이다.
처음에 그는 간암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사실이 아닐 거야’ 하고 희망을 가져보기도 했지만 최악의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가족들을 하나씩 챙겨주면서도, ‘아직 할 일이 너무 많은데’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담당의사는 강신일에게 “간암 1기 또는 2기라고 규정하기보다는 개복해서 장기를 꺼내 수술하는 것 자체가 크게 위험한 일”이라며 “수술은 잘 됐지만 완치됐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또, 재발 가능성도 언제든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간의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
충격적인 사실을 통보받은 그는 연극배우 정원중이 살고 있는 충북 괴산을 찾아갔다. 6개월 동안 그곳에서 머물면서 수술 후 떨어진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등산을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병을 빨리 떨치고 싶은 욕심으로 해발 800m의 산을 매일 올랐다. 한 번 등산을 시작하면 5시간이나 걸렸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또 그는 ‘나는 괜찮을 것이다’ ‘지금은 나의 인생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했다. 물론 가끔은 힘에 겨운 날도 있었지만 잠깐의 불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아직도 철봉 운동과 4km의 조깅, 윗몸 일으키기 등을 빼먹지 않고 있다. 그리고 술과 담배를 끊었다. 따뜻한 물과 보이차를 수시로 마시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암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지극한 간호와 유기농 야채 중심의 식생활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올해만도 드라마 ‘맨 땅에 헤딩’,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와 ‘트라이 앵글’, ‘7급 공무원’, ‘작은 연못’ 등에 출연했으며 6년째 동서울대학교 모델과의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장암을 극복한 배우 김승환 | ‘절대로 탄 고기는 먹지 말라’
2005년 친구의 권유로 장세척을 받으러 병원을 찾았다가 대장암 선고를 받은 탤런트 김승환. 그는 의사가 “정밀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암일 수도 있다”는 말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가족 중에 암환자도 없었고, 스스로 건강한 편이라 자부해온 탓에 의사의 말을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그는 대장암 2기라는 진단을 받았고 대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은 뒤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항암치료를 받는 3개월 동안 체중은 무려 20kg이나 빠졌다.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던 데다 환자 취급을 받는 것도 싫어서 강원도 원주의 한 병원에 홀로 입원했다.
밤낮 없이 불규칙한 생활이 이어지는 직업 탓에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었고, 회식에는 늘 고기와 술이 곁들여졌다. 일주일에 술을 무려 5차례나 마신 적도 있었다. 또 암 진단 당시 그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드라마에서 악역을 맡으며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변비, 잔변감, 혈변 등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증상들이 나타났지만 건강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암을 키운 원인이었다. 조금이라도 몸의 변화가 느껴지면 당장 병원에 가보라는 게 김승환의 간곡한 부탁이다.
그의 삶은 예전과 판이하게 달라졌다. 우선 아침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아침에 일어나면 물 한 잔을 마시고 사과를 먹는다. 그리고 과일 분말과 홍삼을 우유에 섞어 마신다. 또 매일 양파와 마늘을 챙겨먹고 틈틈이 참치, 땅콩, 굴 등 대장에 좋다는 음식도 먹는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김승환은 헬스클럽에 등록해 억지 운동을 하기보다는 자전거 타기나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권한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즐거운 운동이 몸에도 좋다는 것이다. 그는 즐겁게 생활하면서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면 무병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자신의 건강을 너무 맹신하지 말고, 규칙적이고 절제하는 습관을 가지라는 것이다. 한 번 잃은 건강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그는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작은 소망이 있다면 한 달 뒤 태어나는 둘째딸의 결혼식에 멋진 모습으로 딸의 손을 잡고 들어가고 싶다는 것이다. 그가 기자에게 진심으로 부탁한 것이 있다. “절대로 탄 고기는 먹지 말라”는 것이었다.
위암을 극복한 가수 박윤경 |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최선의 암 예방법’
‘부초’라는 노래로 인기를 얻은 트로트 가수 박윤경. 뛰어난 가창력으로 사랑받았던 그녀가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게 된 것은 2006년 7월이었다. 그녀는 20대 후반부터 매년 꾸준히 받아온 건강검진에서 위암이 진행 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건강검진의 결과가 나오던 날, 의사가 병원에 꼭 들르라고 했을 때도 자신이 암에 걸렸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특히 박윤경은 어머니가 50대의 나이에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꾸준히 건강검진을 받아왔던 터라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소리 없이 진행된 암은 어느 날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암 판정을 받고 수술대 위에 올라 위의 3분의 2를 잘라냈다. 암세포의 전이를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수술 방식도 독특했다. 위의 한쪽을 잘라내는 기존의 시술법 대신 위아래의 괄약근은 그대로 살려둔 채 가운데를 잘라내는 방법을 택했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한 덕분에 방사선 치료는 받지 않았다.
하지만 수술 후 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마음껏 먹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위가 작아졌기 때문에 많은 음식을 섭취할 수도 없었고, 소화기능도 약해졌다. 끼니를 놓치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녀는 불규칙한 식사습관부터 바로잡았다. 위 부담을 줄이면서 체력을 회복시킬 음식을 찾았다. 그녀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선택한 음식은 찐 고구마와 삶은 밤이었다. 식이요법 덕분에 10kg 가까이 빠졌던 체중이 점차 회복되었다.
그리고 무작정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그 방법밖에 없었다. 수술 후 6개월까지는 식은땀을 흘리거나 손이 떨리는 등 체력적인 한계를 자주 느꼈지만, 포기하지 않고 집 근처 양재천이나 시민의 숲을 하루 20~30분씩 걸었다. 이후 자신감이 생기자 산에 오르기 시작했고, 점차 몸이 좋아졌다.
암 치료를 받으면서 마음가짐도 바꾸기 위해서 노력했다. 평소 완벽한 것에 집착하는 성격 탓에 스스로를 많이 괴롭혔지만, 암 발병 이후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느긋하게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해 몸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꾸준히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처음 암이 발병했을 때는 절망적인 생각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런 아픔이 없었더라면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느라 몸을 더욱 혹사시켰을 것이다. 이제는 욕심 내지 않고 즐겁게 사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박윤경이 알려준 위암 환자 식이요법 & 운동법
살찌우는 데는 밤이 최고, 인스턴트 음식은 절대 피해야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물을 한 잔 마신다. 위암 환자는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기름기 있는 식사는 피하는 게 좋다. 고기 대신 채소나 밤, 고구마, 견과류, 미역, 다시마 등의 해초류를 섭취하는 게 좋다. 되도록 가공하지 않은 음식에 생선과 잡곡밥 등을 먹는다. 위암 환자의 경우 체중이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는데, 밤과 고구마는 살을 다시 찌우는데 특히 좋다. 특별히 몸에 나쁜 음식이 아니라면 입에서 당기는 대로 먹는 것이 좋다.
무리 없이 운동하기에는 걷기가 최고
위암 환자들의 경우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걷기. 하루 세 번, 한 번에 20~30분 이상 바른 자세로 땀이 날 때까지 빠르게 걷는다. 발을 땅에 디딜 때는 뒤꿈치, 중간, 발가락 등의 순서로 힘이 들어가야 한다. 무게중심을 앞에 둔 채 약간 쓸리는 느낌으로 걷는 것이 효과적이다.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무기력해지는 것도 모두 운동 부족이 원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밖에 암을 극복한 스타들
가수 김민교는 위암을 극복한 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그는 2005년 말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위암 판정을 받고 2006년 1월에 수술을 받았다. 네 시간에 걸쳐 위의 70%를 절제한 그는 수술 전보다 건강이 더욱 좋아진 상태다. 요즘은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점진을 받으면서 재발 가능성을 꼼꼼히 체크하고 있다. 초등학생인 두 딸과 함께 인근 수영장을 찾거나 산을 오르고, 선배가수 김범룡으로부터 권유받은 건강교육기관 단월드의 정충호흡도 꾸준히 할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남궁원은 2002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사실을 5년이 지난 2007년에서야 고백했다. 그는 대종영화제 시상식에 심사위원장으로 두 달간 근무하면서 아무에게도 대장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가 결혼 40주년을 기념해 한 방송에 출연했다가 이를 털어놓았다. 그는 장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지만 지금은 소식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예전과 같은 건강을 되찾았다.
오미희도 1998년 1월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당시 남편과 7년째 이혼소송 중인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암까지 걸린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방송 일을 쉬지 않았다. 오히려 암환자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격려했다. 심지어 구순구개열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수술해줄 수 있는 후원자를 찾는 일에 매진하기도 했다.
자신도 암이라는 병을 앓고 있었지만 오미희는 봉사를 통해서 마음의 평안을 얻었고, 결국 유방암을 완치했다. 그녀는 암이 완치된 이후 “아침에 일어날 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며 “고난이 왔을 때 이를 극복하려고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배우 이주실도 1993년 11월 ‘엄마의 가슴에 무엇인가 만져진다’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병원에서 유방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당시 담당의사는 “임파와 늑골까지 암세포가 침습해 1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절망적인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몸무게가 40kg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심신이 모두 지쳤지만, 굴하지 않고 봉사와 연극에 매진했다. 지금 그녀는 완치에 가까울 정도로 건강해졌다. 그녀는 “기적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어디에나 널려 있다”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병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한다.
가수 양희은도 1982년 난소암 판정을 받고 3개월 시한부 통보를 받았다. 난소암 수술을 해야만 했던 당시 그녀의 상태는 참으로 심각했다. 커질대로 커진 암세포 덩어리에 밀려 장기들이 모두 위로 올라가 있었던 것. 심지어 오른쪽에 있어야 할 맹장이 등 뒤쪽으로 돌아가 있었다.
의사는 결혼하지 않은 그를 위해 최대한 난소를 살리는 방향으로 수술했고, 양희은은 기적적으로 병을 이겨냈다. 하지만 암은 89년, 결혼한 지 2년 만에 재발하고 말았다. 그는 두 번째 수술과정에서 자궁을 제거해야 했다.
하지만 양희은은 암을 이겨냈다. 특별한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을 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음식에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직접 만든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그리고 어떤 일에든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했다. 그녀는 암을 통해서 깨닫게 된 것들이 많다. 무엇보다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
/ 여성조선
취재 백은영 기자ㅣ사진 조선일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