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미국에서 사는 언니가 왔고
오랜만에 친정어머니 제삿날을 핑계로
정월 열나흩날 친정 나들이를 나서는 길에
기력이 좀 부족한 것같다는 언니들과 동생 조카와
원효사 스님을 찾아갔습니다.
지난번에 만났을 때 활력이 있어 보인다는 말에
한약 먹은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들도 먹고 싶다해서
함께 동행한 것입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기독교신자, 한 사람은 천주교신자.
저만 부처님 사랑녀입니다.
스님께 먹었다했는데도 한의사 스님이니 더욱더
믿고 먹고 싶다하니 함께 갔지만 막상 절 앞에가니
기독교인들은 망설여지나 봅니다.
미국에서 온 언니는 아주 오래전에 혼자만이 간직한 사찰에 대한
향수가 있는 언니라서 절밥이 먹어 보고 싶어 하길래
공양을 청해서 먹었습니다.
마침 법회가 있고
점심 공양을 준비하는 날이라서
부담없이 잘 먹을 수 있었답니다.
갖가지 반찬들이 아주 맛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스님께서 특별히 자랑하시는 깻잎김치는
일미중의 일미였답니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제대로 전수를 못 받았지만
다음 인연에는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점심 공양을 하고
순서대로 진맥을 하고 약을 짓기도 하고...
저는 원효사의 미로 같은 극락전와
요사채 여기저기를 들러 보고 참배하며
겉보다 속이 더 꽉찬 사찰임을 알았습니다.
스님께서 반야심경 사경으로 우리나라 지도를
담아 주신 귀한 작품도 주셔서 받으며
저도 복사본 위에 열심히 연습해서
멋진 작품이 되면 나누며 살아야되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특히나 예서체로 쓰신 작품이
너무 멋졌습니다.
이것 저것 귀한 선물을 챙겨주시는
스님께 고마움을 보답하고져
사찰의 이곳 저곳을 다니면 카메라에 담아
원효사의 속들을 카페에 올려 드렸습니다.
일요일 성지 순례 준비로 바쁜 스님의 시간을
뺏지 않으려고 서둘러 나와 친정으로 향했습니다.
혹여라도 스님께 누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았습니다.
원효사을 지켜 주시는 예쁜 보살님들 고맙습니다.
서둘러 나오다보니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왔습니다.
해월 스님! 고맙습니다.
좋은 인연이 되도록 권선하면서
마음 모아 살겠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부처님 도량에 들어와서
공양을 하고 스님의 인품을 높이 평가하니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 같은 좋은 예감입니다.
(2005. 정월 열나흩날 밤) 다경 ()
첫댓글 좋은님 가시는 길에 좋은 인연만 지어지고 있습니다. 전법행자 다경님, 건강하세요.
가족이 다 함께 절로 가시니...그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에 있을까요...종교를 떠나 한마음으로 될 수 잇는 것은 본래의 아름다운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할 것입니다...우리들도 님을 본받아 실천에 힘을...^0^
공주에 있는 원효사를 다녀오셨네요. 저는 음력 12일날 경산에 있는 원효사에 다녀왔거든요.
아름다운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