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오의 귀여운 맛기행 글을 읽고 즐겁고 힘이 났다. 재미있는 소식
또 자주 올려다오. ^^
어제 아침 일어나 보니 너무나 쾌청한 날씨였다. 며칠전 중앙일보에
실린 붉게 물든 설악산 단풍사진이 대디의 가슴을 설레게 하던터라
마몽을 구슬러 설악산의 단풍 구경을 가기로 했다.
서울을 떠나 두시간정도 양평 홍천가도를 달리니 춘천쪽에서 오는
차들과 만나는 구성포라는 곳에서 인제 설악 방면으로 가는차들이
하도 많아 길이 꽉막혀 설악산행을 포기하고 동측의 구룡령으로 방향을 틀어 서석 창촌쪽의 스위스쪽 알프스의 가을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높은 산과 깊은 계곡사이를 누비며 한시간 정도 달려 가다가
계곡수 옆에 자리한 샘골이라는 휴게소에서 참말로 맛갈나는 청국장 백반과 감자구이 쌍화차로 든든해 진다음 그 유명한 삼봉약수를
찾아갔다.
이상하게도 한곳에 한자 간격으로 물구멍 세개가 있어 삼봉약수라
이름을 붙였다는데 그 맛과 탄산강도가 각각이라 신기하고 약효가
좋다고 소문 났는데 오래전에 스키장 설계관계로 알프스 리조트에서 만난 일본인 사사오씨를 데리고 이곳을 방문했을때 이 약수를 마시고는 너무 감격해 하면서 일본에 귀국하여 자기회사 사장에게 이야기했는지 그 사장이 오히려 감사편지를 나에게 보내며 일본에 초청을 할 정도였으니 좋긴 꽤 좋은 약수라 할수있다.
요즘에는 좀 떨어진 곳에 신약수터를 개발하여 그곳도 맛 보았더니
삼봉약수의 중간맛 정도였다.
처음에는 약수터만 들렸다가 오대산 북쪽 명개에서 오대산을 남쪽으로 넘는 1300미터 높이의 험한 비포장 고개를 지프형인 소렌토의
힘을 빌어 꼬불꼬불 넘어 월정사를 지나 영동고속도로로 돌아 올려고 생각했었지만 약수를 마시고 마몽과 약수터 뒷쪽 계곡쪽을 돌아보니 등산로 입구가 단풍낙엽으로 하도 예쁘게 덮여 한발한발 깊은
골짜기로 따라 들어가게 되었다.
붉은 단풍과 푸른 상록수로 묘하게 조화가 이루어진 강원도 산악의
특유한 경치도 좋았지만 싸늘한 공기에 음이온으로 더욱 짙어진 솔향기도 가슴속까지 찡하게 스며 드는데 계곡물 소리, 새소리가 또한
우리를 유혹하여 점점 깊이 들어가 보니 어느새 가칠봉이라는 큰 산길을 2킬로 정도나 들어가 있었다.
마몽이 너무 코스가 완만하고 숨도 차지 않다고 좋아하길래 월정사쪽의 다른 코스를 다 포기하고 산속에서 되도록 많은 시간을 보내자며 한참 거닐다가 다시 내려와 흘린 땀을 약수로 보충하고 서울로 향해 차를 몰았다. 오던 길이 지체가 되어 집에 늦게 돌아오니 몹씨 피곤해 졌지만 병에 담아온 약수와 양주한잔으로 기운을 되 차리게 되었다.
몸은 나른하지만 몹시 기분이 들뜬 즐거운 하루 여행이였다.
그곳 사진을 몇장 올린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는 꽤 차가워 졌구나. 너희들 감기들 안 걸리게
조심들 하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