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용어 정리
능력주의: 부(富)나 권력과 같은 희소한 자원을 분배할 때 사람의 재능, 노력 및 성취도를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그러한 외부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대우하는 것을 긍정하는 정치 철학
엘리트: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각 영역에서 정책의 결정, 조직의 지도, 문화의 창조에 참여하는 소수자
2. 내용 요약
엘리트 세습(도서)-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4539602
현대의 엘리트들은 자신의 뛰어난 지식과 능력을 기반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그 돈으로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자녀에게 엘리트라는 계급을 물려주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입해 학위와 고소득 직업을 얻도록 교육시킨다. 그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일할수록, 중산층의 일자리는 사라진다. 임금 격차나 일자리 감소가 기술 발전의 결과가 그 이유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씌워 감춰져 있지만 말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선대 엘리트의 부와 명예를 세습해야하는 엘리트들 또한 자기 착취라는 함정으로 고통받고 있다. 과연 능력이라는 가치는 얼마나 공정하게 성취되었는지, 능력 차별에 무감각해진 현대인들과 선망의 대상인 엘리트들도 과연 진정으로 행복한 것인지에 대한 복합적 질문을 제시하는 책이다.
존 롤스 정의론(도서)-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58428150
3. 나의 생각: 능력주의가 초래한 사회 계급의 아노미
현대 엘리트 계층은 옛날 엘리트(귀족 등)들과는 다르다. 과거 엘리트들은 게을렀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선대 엘리트들의 재산이 상속되었다. 노력할 필요가 없었고, 노력하지 않은 부분을 비(非)엘리트 계층이 채워나갔다. 사회가 공정함을 강조하고 능력 위주의 평가 체계를 확립한 이후부터 이야기는 달라졌다. 노력과 능력을 강요하는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엘리트는 변화했다. 엘리트들은 선대 엘리트의 자산을 합당하게 물려받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으며 자본과 능력을 갖춘 엘리트 계층은 개개인의 소양을 강화하였다. 한국의 대치동의 사례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 대치동에 거주하는 엘리트 집단은 자신의 자녀가 노력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기를 원해 큰 자본을 교육에 투자하기도 해왔다. 자본, 노력, 그리고 능력을 바탕으로 형성된 엘리트 계급의 세습은 일부 사회 구조적 문제를 만들어냈다. 능력주의(Meritocracy)를 필두로 엘리트 계급은 많은 문제를 만들어냈다. 그들은 자신들의 위치에 대한 책임 의식을 잃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자리가 자신의 온전한 노력으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며 빈부격차와 같은 사회의 문제에 책임 의식을 잃었다. 그 외에도 비엘리트 계층과 엘리트 계층 사이에 발생한 교육의 수준 차이는 개인 능력에서도 차이를 야기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그에 맞는 대가를 얻는 이 사회에서 탄탄한 엘리트 계층은 더 높은 급여를 받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능력이 부족한 비엘리트 계층은 더 낮은 급여를 받기 시작했다. 중산층은 붕괴했으며 사회적 양극화는 심화되었다.
과거의 엘리트와 달리 현대 엘리트들의 세습 방식을 비판할 수 없다. (왜냐? 세습 과정에서 노력이라는 부가적인 가치가 개입하였고 모두와의 경쟁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한 것이니까) 그러나 그들이 얻어낸 부와 명예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상가 롤스는 우연을 기준으로 소득, 재산, 권력, 집안 등을 배분하는 것을 불평하다고 보았다. 귀족으로 태어난 사람은 농노로 태어난 사람이 누릴 수 없는 권리의 권력을 갖지만, 타고난 환경은 그가 노력한 결과가 아니기에 개개인의 삶의 전망이 이런 임의적 요소에 달려있다는 사회 구조는 정의롭지 않다고 주장한다. 능력주의라는 명분에 부합하게 자유 시장을 통해 소득과 부가 정당하게 배분되려면, 재능을 계발할 기회를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제공해야 한다.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서 경주를 시작할 수 있을 때만 승자 즉 엘리트 계층은 포상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능을 계발할 기회는 곧 소득, 재산, 권력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임의적이다.
겉으로 보기에 능력주의는 신분 사회에서 기회에 목마른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장일 수 있다. 하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능력주의와 이로 인한 엘리트 세습 구조의 변혁은 오히려 평등한 기회라는 환상으로 사회 모든 구성원을 현혹해 양극화된 사회를 합리화하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평등한지에 대한 답변을 하긴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사회에 대한 새로운 식견을 바탕으로, 비판적으로 사고하여 우리 사회구조가 과연 진정으로 평등한 것인지 ‘평등함’을 표방하고 타고난 계급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들고 있지는 않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또 질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