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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좀 어두워진 하늘에 헤어진 그들은 6시에 만나기로 하고 각자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지빈은 간만에 집으로 갔다. 솔직히 가기 싫었지만 여장을 안 했을 때의 평상복들이
거기에 있어 갈 수밖에 없었다.
대문 앞에 까지 도착한 지빈은 초인종을 누르고 잠시 후, 중년의 여성 목소리가 들려
왔다.
-우리 아들 와구나~ 엄마가 문 열어줄게~!! >0<
지빈이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빈의 어머니는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인터폰에 지빈이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 말을 하고 지빈의 어머니는 대문을 열어주고 지빈은 정원을 거쳐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아들, 웬일이야? ㅇ,.ㅇ”
“지금쯤 장차 며느리가 될 아이랑 한참 사랑을 나누고 있어야 하는 데? >,.<”
어머니의 말씀에 지빈은 피식 웃다가 아버지의 말씀에 얼굴이 벌게지며 버럭
소리쳤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0-*”
“지빈아, 그렇게 부끄러워 할 필요 없다. 원래 그때에는 다 그런 법이야. ^ㅇ^”
어머니까지 거들자 지빈은 더욱 더 얼굴이 벌게져 홍당무가 되어버렸다. 그러다가 아
차 하며 지빈이가 황급히 다른 화제로 돌렸다.
“나 옷 갈아입으려 왔어. -_-”
“어머, 그러고 보니~ 우리 아들이 치마 입었네? 어머. ㅇ,.ㅇ*”
“와~ 진짜? ㅇ,.ㅇ*”
어머니와 아버지가 부담스러운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자 지빈은 적잖지 않게 당황하
며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그는 자신이 미처 교복을 입고 왔다는 걸 생각하지 못
한 것이다.
“이, 이보세요. -_-;;;”
“어머머머, 지빈아빠. 우리 아들, 진짜 여자 같지 않아요?”
“응. 우리 아들은 원래 아들이 아니라 딸이 아닐까? +_+”
그 말은 지빈의 이마에 혈관마크를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그의 이마에 한개만 있었던
혈관마크가 여러 개 생기면서 버럭 소리쳤다.
“나 남자야! 어떻게 부모라는 사람이 아들한테 여자라는 소리를 할 수 있어?!”
지빈의 아버지는 그가 소리치며 말하자 벌줌 해져서 말했다.
“저, 저기 나랑 엄마는 그냥 장남으로. -0-;;”
“아니에요, 지빈아빠. 제가 잘못한 걸요. 지빈아, 아빠는 잘못 없어. 아들이 함부로
부모한테 버럭 소리를 지르게 만들어 낸 내 잘못이야! 흐흡!!”
그렇게 말하고 어머니가 털썩 주저 않으며 눈물을 보이자 지빈은 당황했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다가가 사죄했다.
“죄송해요. 어머니 잘 못 아녜요….”
“흑. 정말 죄송한 마음 드니?”
“네.”
“죄송하면……장차 며느리가 될 애를 집에 데리고 와 보렴!! +_+”
“네……네?!!”
“응~? 데리고 와 보렴~ 그럼 다 용서해줄게!! +_+”
“…….”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면서 연기를 하신 게 그 목적 때문 이였군. -_-^
어떻게 그렇게 속여가면서 신열매를 보고 싶은 건가?!
지빈은 눈썹을 꿈틀거리고 잠시 아무 말이 없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싫. 어. -_-”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을 잠갔다.
“쾅! 쾅!!”
“지빈아! 지빈아!! 엄마가 며느리 될 애도 못 보니, 응?! ㅠ0ㅠ”
“맞아, 못 보는 거야?! ㅠ0ㅠ”
금방이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올 정도로 노크(?)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지빈은
신경 쓰지 않았다. 빨리 옷 갈아입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뿐.
그는 빠른 스피드로 옷을 갈아입고 나가려 했다. 그런데 나가는 게 문제였다. 나가려
면 현관문을 걸쳐야 했다. 밖에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계신다. 나가면 분명 자신의 바
지를 늘어 잡으며 만나게 해줘! 하며 눈물 반, 콧물 반 인 체 로 말한 게 뻔했다.
그 생각을 하다가 침대 밑에 있는 신발 하나를 발견했다. 전에 아버지, 어머니 몰래
밖에 나가고 방에다가 놓은 적이 있었다. 그 신발이 얼마나 반갑던지, 지빈은 한참이
나 신발을 얼굴에 문지르다가 앗! 하며 자신의 행동을 저지 했다.
“좋았어!!! +_+”
지빈의 집은 1층 연립주택이라서 창문으로 통해 나갈 수 있었다. 그는 그 방법을 이
용해서 밖으로 나갔다. 집과 좀 멀어지자 어디선가 애절한 목소리가 그의 귓속을 파
고 들었다.
“여보, 지빈이. 나갔어요!!! ㅠ0ㅠ”
#82
약속한 장소에 도착한 지빈은 숨을 헐떡이며 이미 도착해 기다리고 있는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그들은 늦게 온 지빈에게 인상을 찌푸렸다. 지빈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왔기 때문이었다.
“뭐야, 왜 이렇게 늦었어?! -_-^”
“거북이가 너보다 빠르겠다!! -0-^”
“시간관념도 없으세요?!! -0-^”
정아, 재희, 유나가 차례대로 불평을 털어놓자 지빈은 기다란 땀줄기를 흘렸다.
늦어봤자, 겨우 5분 늦은 거뿐인데.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던 거다.
“5분밖에 안 늦었는데, 왜 그려? ㅡ,.ㅡa”
“맞아, 늦을 수도 있는 데. -0-”
“그리고 빈이 안 늦을려고 뛰어 왔잖아. ^ㅇ^”
그런 그들이 있는 반면 지빈의 편인 서환과 상진 그리고 열매가 차례대로 말하자
유나가 서환이를 쏘아본 것은 당연했고 재희는 상진과 서환을 동시에 쏘아볼 뿐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았다. 열매가 지빈의 편에 섰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셋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
그때 저 멀리서 한 사람이 뛰어오고 있었다. 그 사람은 그들 앞에 멈추고 숨을
헐떡이며 싱긋 웃었다.
“허억…미안…허억…차가 막혀서…. ^-^;;”
그 사람은 성아였다. 성아의 등장에 지빈과는 달리 정반대 반응이 일어났다.
“뭐, 그럴 수도 있죠. -0-”
“이 시간에 차가 잘 막히니깐. ㅡ,.ㅡ”
“진땀 좀 빼셨겠네요. ^-^”
“천천히 오셔도 됐는데. ^ㅇ^”
지빈이가 늦었을 때는 막 뭐라 했던 그 셋과 상진이가 그런 말을 하자 그는 혈관마크
를 드러내며 버럭 소리쳤다.
“뭐야?! 나한테 늦었다고 뭐라 했잖아!!! +ㅁ+”
“뭐라 카노?! 누님이 차가 막혀서 그만 늦었다는 지!! -0-”
“왜 그래, 빈아? 그럴 수도 있지. ㅇ_ㅇ”
심지어 서환과 열매가 그의 말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충격을 먹고 무릎을 굽
혀 나뭇가지로 땅바닥을 긁었다. 이름 하여 왕따놀이. 그는
“그래, 너희끼리 놀아. 놀 으라고…….”
라고 중얼 거리까지 했다. 단단히 삐진 모양이다.
하지만 그가 삐지던, 말던 상관하지 않고 다들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
빈은 앗, 같이 가! 하며 꼬리를 내리고 그들을 뒤따라 갈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걸음이 멈춘 곳은 나이트. 나이트에 들어가기 전에 서환이가 한마디 했다.
“물 좋은 곳 이리께, 잘 놀다 가자!”
그 말에 성아가 눈을 번쩍이고 서환의 머리에 꿀밤을 주었다. 서환은 꽤나 아픈 꿀밤
에 눈물을 글썽이고 한 손으로 아픈 곳을 문질렸다.
“왜 때리나, 누님아?!! ㅠ0ㅠ”
“미성년자가 무슨 나이트야, 나이트는! 다른 데 가!!”
“누님아, 한번 만~ ㅠ0ㅠ;;”
“안. 돼.”
성아가 딱 잘라 말하자 서환은 다른 이들에게 구조 요청을 보냈다. 그 구조 요청에
상진이가 씨익 웃으며 성아에게 말했다.
“성아누나, 한번 만 놀다 가죠. 어차피 1년만 있으면 스물 살 되는 데! ^-^*”
“어, 어?! -_-*;;”
“네, 누나?! ^ㅇ^*”
“그, 그래. 딱! 한번 만 이다? -0-*;;;”
상진이가 꽃미소를 팡팡 보내자 성아는 얼굴이 반쯤 빨개지며 진땀을 흘리고 나이트
에 가는 것을 허락했다. 그는 알았다며 또 한번 씨익 웃었다.
왠지 저 둘 사이에 뭔가 있을 거라 생각한 서환을 제외 한 다섯 명은 수상한 눈초리
로 성아와 상진을 쳐다보았다.
“왜 저 인간이, 양호선생한테 누나라고 하는 거야? -_-+”
“양호선생이랑 상진이 녀석 설마 사귀남? -_-+
그 중에서 정아와 지빈이가 대표로 말했다. 지빈은 설마가 사람 잡는 다는 걸 모르는
가 보다. 서환이가 그에게 말했다.
“몰랐나? 우리 누님이랑 상진이 사귄다는 거? -0-a”
서환의 말을 듣자마자 다들 입을 쩌억 벌렸다, 당사들은 빼고. 그리고 서환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아, 또 내랑 유나 사귄다는 것도 말 안 했제? -_-*”
얼굴이 반쯤 빨개진 체 말한 그의 말에또 한번 입을 쩌억 벌렸다, 방금 전보다 더 크
게 말이다. 게다가 어떻게, 어떻게 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말이다.
#83
나이트에 들어가는 건 쉬웠다. 왜냐하면 그들의 잘난 덕분에 쉽게 통과했다.
그리고 어디에서 번개를 맞았는지, 빨간색의 번개 맞은 머리의 웨이터가
그들을 스테이지에 가까운 테이블로 안내했다.
“콜라 10병이랑 맥주 3병 주시고요. 안주는 아무거나 주세요.”
“네예~! 번개 몽키가 금방 갖다드리겠습니다!! ^ㅇ^”
번개 몽키? 꽤나 어울리는 이름이다. 그러고 보니 웨이터가 원숭이랑 닮긴 닮은 거
같다. 성아가 주문을 학도 번개 몽키가 진짜 번개처럼 쌩~ 하고 사라졌다. 그들은 번
개 몽키 라는 이름 때문에 한참동안 소리 죽어 웃었다.
잠시 후, 번개 몽키가 주문한 것을 가지고 와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더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번개 몽키를 불려주세요!! ^ㅇ^”
그렇게 말하고 번개 몽키는 또 한번 번개처럼 사라지고 서환이가 맥주를 마시려고 하
자 유나가 그의 손을 툭 치며 저지시켰다.
“아까 양호선생님이 나이트에 들어가는 건 허락하셨지만 술 마시는 것은 허락하시
지 않으셨다는 걸로 알고 있는 데요? ^-^”
“와?! 니도 마시면 되지 않나?!! ㅠ_ㅠ;;”
“학생이 술을 마시려는 생각 하시다니!! 서환 선배, 대체 술을 언제부터
마신 거예요?!! +_+”
“여… 열다섯 살 때 쯤? -_-;;”
열다섯 살 때부터라, 참 빨리도 마셨다. 하긴 무리도 아니지. 영국에서 살다 온 그로
서는 술을 접하는 게 쉬웠을 거다.
유나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짓다가 눈썹을 꿈틀거리고는 서환의 귀를 확 잡아당기더니
귀에 대고 버럭 소리쳤다.
“서환 선배, 미쳤어요?! 열다섯 살에 술, 술을 마셔요?! 너무 빨리 망가진
거 아녜요?!! 도대체 정신 상태가 왜 이렇게 빠졌어요!!!!!”
“음에, 고막 터진다!! ㅠ0ㅠ”
“이제부터 제가 서환 선배의 정신상태를 똑바로 잡겠어요!!!!!”
서환의 먼 훗날이 어떨지 다 보인다. 분명 유나한테 잡혀 살게 뻔하니깐.
그 둘의 모습에 재희는 혀를 몰아 찼고 정아느 그러게, 사귈 때 신중하게 생각하고
사 겼어야지 라며 그녀 역시도 혀를 몰아찼다.
“술 마시면 안 돼염? ㅇ_ㅇ”
열매가 잔에 술을 가득 담긴 체 성아에게 물었다. 설마, 저 많은 양의 맥주를 마시려
는 것일까? 앞에서도 말했듯이 설마가 사람 잡는다.
“물 같은데? ㅇ_ㅇ”
그렇게 말하곤 단번에 들이켰다,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다 마셔버렸다. 열매가 다 마
시자 다들 얼빠진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런 그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열매
는 안주 하나를 집어 냠냠 맛있게 먹었다, 끄덕도 없다는 얼굴로.
“왜 안 마셔? 물이야! 물!! ^ㅇ^”
정말 열매 말처럼 물 같은 지 미성년자인 유나와 재희 그리고 정아는
(성아는 제외하고)호기심이 생겼다. 지빈이가 여장한 후, 그 동안 안 마셔왔던 지빈
과 상진 그리고 서환도 동요했다.
“그래도 안돼! 콜라나 마셔!! +_+;;”
그들이 열매의 말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자 성아가 필사적으로 말렸다. 마치 열매
가 술을 유혹하는 악마 같고 성아는 술은 안돼~ 라는 천사 같았다. 과연, 이들은 악
마를 택할 것 인가? 천사를 택할 것인가?
“그냥 마시지, 뭐. -_-”
정아는 악마를 택하고 술을 마셔버렸다. 그녀가 먼저 마시자 나머지 사람들도 마시
기 시작했다.천사인 성아는 안돼애애애애~!! ㅠ0ㅠ하고 절규했다.
“간만에 마시니깐 좋다! ^ㅇ^”
“성아누님은 왜 술을 못 마시게 하는 지 모르겠네! -0-”
상진과 서환이가 술잔에 입을 떼고 말했다.
지빈은 술 몇 모금을 마시다가 열매에게 물었다.
“신열매, 너. 술 언제부터 마셨냐?”
“으음… 열세 살 때? ^ㅇ^”
지빈은 할 말을 잃었다. 열세 살 때부터 마셨다고 하면 6년 동안 마셔왔다는 소리
아닌가?! 그는 열여섯 살 때부터 마셨는데 그럼, 술로서는 열매가 선배라는 소리 아
닌가?! (무슨 소리야!!! +ㅁ+-지빈)
하여튼! 그들은 콜라를 내버려 두고 번개 몽키, 여기 맥주 20병하고 정아가 말했다.
그 많은 술을 다 마시겠다니, 완전 취한 모양이다.
한편 성아는 난 애네 들 담임인데, 제자들은 타락의 길로 빠져들게 하다니. 난 교사
자격이 없어…… 라는 말만 반복하며 중얼거렸다.
#84
분위가 한참 무르고 있을 때 정아가 쿠쿠쿠 라는 의미심장한 웃음소리를 흘렸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자연스럽게 넘겼다.
“오늘 기분 째지네, 이거. ^ ^*”
평소에 볼 수 없었던 꽃미소 까지 짓자 다들 흠칫 놀랐다. 갑자기 돌변한 정아에 놀
란 것이다.
정아는 술잔에 따른 것을 단번에 들이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일어나자 다
들 또 한번 흠칫 노랬다. 그들 중 재희가 정아에게 물었다.
“어디 가게? -_-;;”
“몸이 화끈거려서 말이야~ 후훗.”
“어? -_-;;;;”
재희는 그녀의 대답에 의아해하다가 정아가 스테이지에 나가고 피식 웃었다. 그런 다
음 자신이 입고 있던 와이셔츠 단추를 다 풀어버렸다.
그 모습에 다들 허억! ㅇ0ㅇ하고 경악했다. 술에 취해서 옷을 다 벗으려는 건가?!!
하지만 그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정아는 머리에 손을 올리더니 그것(?)을 벗어버렸
다. 그것은 어깨에 닿을까, 말까 정도의 바람머리의 가발이었다.
가발을 벗자 허리까지 닿은 기다란 머리카락이 흘려 내리자 정아의 모습은 섹시 결정
체였다. 그리고 와이셔츠 안에는 다행히 하얀 나시를 입고 있었다. 정말 저 인간이
동일인물이 맞는 건지 다들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저, 저거… 이정아 맞아?!! -0-;;”
“우리 지금 도깨비한테 홀린 거 아냐?!! ㅇ0ㅇ;;;”
지빈과 재희가 놀란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 둘의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정아는 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추기 시작했다.
그러자 머리카락이 찰랑거리며 한층 섹시해보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열매가 손을
탁! 치며 말했다.
“아, 전에 정아 농구 부 후배가 정아 술 마시면 이상해진다고 했었는데! ^ㅇ^”
“그걸 왜 이제 와서 말해?!! +ㅁ+”
“지금 생각났는걸. ㅇ_ㅇ;;”
열매와 지빈이가 말하고 있는 사이 정아 주의에는 많은 남자들이 모여 들었다. 성아
는 그 장면을 보고 역시 난 교사 자격이 없어……라며 초췌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야! 어떻게 좀 해봐!! +_+;;”
“내는 또 욕 먹을까봐, 못 말리겠다. -_-;;”
“맞아. -_-;;;;”
재희가 서환과 상진에게 말하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린 체 말했다. 그녀는 그 둘의
말에 빠직! 이라는 소리를 내고 혈관마크를 드러냈다.
“빨리 안 가?!! 내가 말리니?!!!”
“아, 그러면 되겠구먼. 재희야, 빨리 말려라!! -0-;”
“참나! 너 정말 죽마고우 맞아?!!”
“죽마고우요…?”
이러한 소동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유나가 재희와 서환이 말하는 도중 입을 열었다.
왠지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죽마고우는 어릴 때부터 같이 놀며 자란 벗이죠. 또한 공자님께서 말씀하시길 학문
을 좋아하는 자와 함께 가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젖지 않더
라도 때때로 물기가 배어든다. 무식한 자와 함께 가면 마치 뒷간에 앉은 것 같아서,
비록 더럽혀지지는 않더라도 그 냄새가 난다고 말이죠. 이 시점에서 서환선배는 무식
한 자를 뜻하겠죠?”
유나가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어 학교의 유명한 모범생이자 2년 연속으로 전교 톱
을 유지하고 있는 걸 알고 있었지만 갑자기 왜 유식한 것을 티내는 것인가.
황당+당황한 얼굴로 서환이가 유나에게 물었다.
“유나야, 왜 그러나? -_-;;”
“뭐가요? 전 사실대로 말한 거뿐이에요.”
“아니, 왜 공자얘기를. -0-;;”
“공자라뇨?! 공자님이죠!! 공자님을 모르세요?!! 서환선배가 무식한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줄 은 몰랐네요!!!”
“아, 아니. 그게…. ㅠ_ㅠ;;”
유나의 저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니 술에 취한 듯 하다. 그래서 원래부터 말투가 싸가
지 없었던 유나였지만 술에 취하면 유식한 척! 하며 더 싸가지가 없는 그녀로 바뀐
다는 것을. 덧붙어서 지금 유나와 서환의 모습을 보자면 시집온 며느리에게 꾸중을
하는 시어머니를 연상시켰다.
열매가 뭔가 생각했는지 또 한번 손을 탁! 쳤다.
“유나가 술 마시면 이상해진다는 것도 깜빡했네! ^ㅇ^”
“진작 말했어야지!! +ㅁ+”
“깜빡했다니깐~ >0<;;”
지빈은 눈썹을 꿈틀거리고 정아를 보았는데. 허억! 이게 무슨 일인가?! 정아가 어떤
남자 앞에서 춤을 추고 있지 않는 가?!! 게다가 그 남자가 은근슬쩍 정아의 옷 속에
손을 넣으려고 하지 않는 가?!!!
그 모습에 다들 놀란 나머지 일제히 굳어버렸고 그들 중 유일하게 멀쩡한 열매가 박
수를 쳤다.
“와~ 정아 잘 춘다~ >0<”
“지금 그 말이 나올 때냐?!! +_+;;”
지빈이가 버럭 소리친 그때, 퍽!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에 다들 고개를 돌려
무슨 일인지 확인했다.
“이 변태 자식아, 어디서 그딴 짓을 해?!”
정아에게 수작을 걸었던 남자가 내동댕이친 사람은 정아가 아닌 다른 남자였다.
#85
180은 훌쩍 넘어 보이는 키에 정말 남자의 피부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뽀얀 피
부를 가진 미청년이었다. 그 미청년은 내동댕이친 남자의 멱살을 잡았다.
“너 같은 새끼 때문에 우리 남자들이 욕먹는 거야. 알아?!!”
춤을 추던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그 두 사람을 구경하기에 바빴고 미청년이 그 남자에
게 뭐라, 뭐라 하는 사이에 재희가 그 틈을 타 눈을 껌뻑거리고 있는 정아에게 달려
갔다.
“이정아, 너 때문에 못 살겠다. ㅠ0ㅠ;;”
그렇게 말하곤 재희는 정아의 손목을 잡고 테이블로 재빨리 돌아갔다. 정아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는지 미묘한 미소를 지고 있었다.
“열매야, 나 섹시하지? ^ ^*”
“응! >_<”
“뭐가 응이야, 응은?! 이정아, 너!! 이제부터 술 마시지 마!!! -_-^”
열매의 대답에 지빈은 정아에게 버럭 소리쳤다. 그의 목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정아에
게 수작을 걸었던 남자에게 뭐라, 뭐라 하고 있던 미청년이 행동을 멈추고 그들이 있
는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이…정아……?”
그리고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런 그의 모습에 다들 어리둥절했다. 다만 정아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나처럼 섹시하고 잘난 애의 이름에 잘 맞아서 놀라니? ^ㅇ^”
“…….”
그녀의 말에 다들 술에 취해도 잘난 척은 여전하다는 얼굴로 정아를 쏘아보았다.
그 미청년은 풋! 하고 조소를 터트리곤 입을 열었다.
“다른 사람과 착각했군….”
미청년은 그 말을 남긴 체 나이트에서 나갔다. 그들은 그 미청년이 나갈 때 까지 멍
하게 있다가 아차! 했다.
“애들아, 얼른 나가자꾸나! +_+;;”
성아가 대충 카운터에서 돈을 내고 애들을 데리고 나이트에서 나왔다. 그리고 성아
가 주머니에서 차키를 꺼내고 근처에 주차시켰던 자신의 차를 열었다.
“얼른 가자! 아, 그리고! 상진이랑 서환이, 재희는 걸어갈 수 있지?!”
“네. -_-;;”
“그래! 그럼 잘 가렴! 어디 새지 말고 집에 바로 가!!”
상진의 대답을 듣고 성아는 차에 타 시동을 켰다. 열매는 유나를 부축 해 차에 태운
다음 자신도 타고 지빈도 정아를 부축해 태운 다음 자신도 탔다.
성아는 다 탄 걸 알고 차를 움직였다. 참고로 성아는 제자들을 나쁜 길로 들어서게
했다는 죄책감(?)에 술을 한 입도 데지 않았다.
만취상태인 정아와 유나가 한참동안 시끄럽게 떠들다가 골아 떨어졌다. 그리고 열매
는 골아 떨어진 정아의 옷을 제대로 해주고 가발을 씌워줬다.
지빈은 몸을 돌려 뒷좌석에 타고 있는 열매에게 물었다.
“근데 이정아가 언제부터 머리를 길렀어? 왜 길렀고?”
“작년부터 길었어. 기른 이유는 재희가 학생회장이 되면 정아 보려 머리 기르려고
했지. 안되면 정아의 졸병이 되는 내기를 했어. 사실 정아는 머리 기르는 걸 정말 싫
어했거든. 재희는 그걸 알고 일부러 내기를 했지. ^ㅇ^“
“아~ 그래?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게… 어떻게 이재희가 학생회장이
된 거야? -_-a”
“그건 재희가 약. 속. 을 하나 했거든.”
운전을 하고 있는 성아가 열매를 대신해 대답했다. 지빈은 그 대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약속이라뇨?”
“자기를 학생회장으로 뽑아준다며 구하기 힘든 열매의 어릴 적사진을 현수막 한 거
랑 정아의 사인 볼을 각 반에 하나씩 준다고….”
“…….”
그. 딴. 약. 속. 으로 학생회장이 됐단 말이야?!! -_-^ 어떤지, 애들이 미치지 않는
한 그 인간이 어떻게 학생회장이 됐나 했다. -_-
지빈은 황당한 얼굴로 열매를 쳐다봤다. 그러자 열매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미소에 지난번에 정아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항상… 어느 누구보다 밝게 살려는 열매가…. 그런데 네가 전학 온 후부터 열매의
거짓된 환한 웃음은 진짜가 되었어. 정말로 밝아졌어. 난 그런 열매를 처음
보았어.’
지빈은 피식 웃었다. 그가 웃자 열매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유를 물었지만 아무것
도 아니야 라고 답하여 학교기숙사에 도착할 때까지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지워지지
않았다.
기숙사에 도착했을 때, 11시가 넘어 문이 닫혀있었다. 너무 늦은 것이었다. 성아는
핸드폰을 꺼내 기숙사 관계자한테 전화를 하는 지 무슨 말을 하고 플립을 닫았다.
잠시 후, 누군가 기숙사 문을 열어주고 왜 늦었냐고 물었다. 그 대답에 성아가 대답
했다.
“그게… 제가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왔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셔서 병문
안을 갔다 왔거든요. 그리고 제 제자들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애네 들 데려간
겁니다. ^ ^”
“근데 애네 둘은 왜 그렇습니까?”
차창을 통해 술에 취해 잠에 빠진 정아와 유나를 보고 물었다.
“그거야, 애네 둘이 인기가 좀 많나요? 그 병원 간호사들이 하도 많이 몰려들어서
피곤해 잠이 든 거뿐입니다. ^ ^”
어쩜, 저렇게 거짓말이 술술 나오는지. 대단하다. 성아가 그렇게 말해준 덕분에 그
넷은 벌점을 받지 않고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물론 정아와 유나를 부축하고
말이다.
#86
“으윽…머리야.”
“빈아, 일어났어? ^ㅇ^”
지빈이가 욱신거리는 머리를 한 손으로 부여잡고 잠에서 깼다. 열매는 언제 일어났는지 잠옷
을 갈아입고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
“어? 언제 일어났어?”
“2시간 전에. 이거 마셔, 빈아~>0<”
열매가 건넨 것은 다름 아닌 꿀물 이였다. 지빈은 이걸 어떻게 구했는지 궁금해 물어보았다.
그러자 열매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었다.
“빈이 머리 아플 걸 예상해서 급식아줌마께 부탁한 거야. ^ㅇ^”
“그래? 고마워. ^ ^”
지빈은 그걸 받고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다 마셨다. 그러다가 자신의 옆 침대를 보았는데 정아가
삼매경이었다. 그리고 코까지 골아가며 잘도 자고 있었다.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겠다. -_-;;;”
“그러게. ㅇ_ㅇ 아, 빈아! 오늘 일요일이고 하니깐, 어디 놀려갈까? >_<”
“놀러 가자고…?”
“응! >0<”
“우리 둘이서…?”
“응!! >0<”
단 둘이서 놀려가는 거라면 데이트가 아닌가?! 지빈은 이게 웬 떡이냐 하는 심정으로 속으로
좋았어! 라고 횡재를 불렸다. 그동안 정아가 하도 방해를 많이 하는 바람에 데이트를 해도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해보지 못했던 그였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지빈은 열매의 손을 덥석 잡고 눈을 번적였다.
“가자!! +_+”
지빈은 정아가 깨지 않게 화장실에 들어가 조용히 갈아입고 열매와 같이 방에서 나왔다.
그녀가 깬다면 심심하다면서 따라올게 뻔하니깐 말이다.
기숙사에서 벗어난 지빈은 열매에게 씨익 웃어 보였다. 그 웃음에 열매도 덩달아 씨익
웃었다.
“근데, 빈아. 밖에서는 여장 안 해도 되지 않아? ㅇ_ㅇ”
“기숙사에서 빠져나오려면 여장한 체 그대로 나와야 되잖아.”
“아, 그렇지…. ㅇ_ㅇ;;”
“그냥 아무 화장실에서 가발 벗고 화장 지우면 돼. ^ ^”
지빈은 그 말을 하곤 남자화장실에 들어갔다. 그 남자화장실에는 두 명의 남자가 있었고
그 남자들은 허억! 하고 볼일(?)을 보는 걸 감추기 바빴다. 그 둘이 그러던지, 말던지
지빈은 볼일 잘 보쇼 라는 말과 함께 화장실, 빈칸에 들어가고 체 5분도 안 돼 나왔다,
원래의 자신의 모습을 갖춘 체.
그의 모습에 두 명의 남자는 눈동자가 왕눈이처럼 커지고 지빈은 보던 거 보라니깐 -_-
라는 말을 남긴 체 화장실에서 나왔다.
나오는 지빈을 보고 열매는 활짝 웃으며 그의 곁에 쪼르르 달려가 붙었다.
“빈아, 우리 어디 놀려 갈까? >_<”
“흐음… 글쎄. -_-a”
“놀이동산 갈까? ㅇ_ㅇ”
“놀이동산…?”
놀이동산은 연인들의 주 데이트의 장소가 아닌가?! 예를 들어 열매가 바이킹을 타고
무서워 할 때 지빈이가 은근슬쩍 안아주면 되지 않은가?!!
지빈은 그 생각을 하자 헤헤~ 거린 후 또 한번 눈을 번쩍였다.
“가고, 말고!! 빨리 가자!! +ㅁ+”
그렇게 해서 놀이동산을 가게 된 열매와 지빈. 둘은 그곳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도착할 때 까지 지빈은 계속 히죽 웃기만 했다. 그의 웃는 모습에 열매는 고개를
갸우뚱거렸을 뿐 이유를 묻지 않았다.
놀이동산에 도착한 그는 입표 소에 쏜살같이 달려가 줄을 서고 자신의 차례가 되자
실실 웃으며 말했다.
“청소년, 자유이용권 2장이요. ^ㅇ^”
“네? 네. -0-*”
지빈의 웃는 모습에 입표 소 여인의 얼굴이 반쯤 빨개진 체 표를 주었다. 그는 감사
합니다. ^ㅇ^* 라고 말한 체 열매쪽으로 갔다.
그녀는 자신의 동료들에게 봤니, 봤니? 대게 귀엽지 않아? >.,<라며 야단법석이
아니었다.
지빈이가 듣지 않아서, 망정이지. 그가 들었다면 크아아악! 다시 말해봐!! +ㅁ+ 하고
불을 내뿜으며 난리피울 테니깐 말이다.
“신열매, 가자! ^ㅇ^”
“웅!! >_<”
열매는 지빈의 팔에 팔짱을 끼고 남은 한 팔을 척! 앞으로 펴며 렛츠고! >0< 라고
신나는 듯이 외쳤다.
#87
이거…, 이거. 정반대잖아, 내가 생각했던 거랑 완전 틀리잖아! +_+;
지빈은 이 생각만 계속했다. 그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꺄아아악~ 재미있다아아! >0<”
지금 열매와 지빈이가 바이킹을 타고 있는 데 열매는 팔을 하늘 위로 벌린 체
환호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열매는 바이킹뿐만 아니라 제트코스터, 자유로드롬 등등 못 타는 게 없었다.
지빈은 생각지도 못했다, 열매가 이렇게 놀이기구를 잘 탈 줄은. 그는 바이킹이
멈출 때까지 멍한 얼굴로 열매를 쳐다보기만 했다.
“빈아, 빈아. 재미있지잉~? ^ㅇ^”
“어? 어. -_-;;”
“이렇게 재미있는 건 처음 타 봐~>_<”
처음이라, 고라?! 그럼, 이태까지 한 번도 놀이기구를 타보지 않았다는 소리 아닌가?!! +_+;;
지빈은 처음 타 본 사람이 마치 오랫동안 놀이기구를 타 본 사람 마냥 그리 잘 탈 수
있을까? -_-;; 라는 의문까지 들었다.
“빈아, 이번에는 저거!! >0<”
열매가 가리킨 것은 바로 번지점프였다. 지빈은 놀란 것은 당연했고 돌처럼 쩌억 굳어버렸다.
열매는 그런 그의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 그래? ㅇ_ㅇ”
“너…, 진심으로 말하는 거냐…?”
“응! 텔레비전에서 나올 때마다 무진장 해보고 싶었거든!! ^ㅇ^”
대략 잡아 17m정도 보이는 번지점프대. 그 어마어마한 높이에 비빈은 현기증이 느꼈다. 그리고
저거, 정말 여자 맞아? 라는 무언의 시선으로 열매를 쳐다보았다.
“꼭… 타고 싶냐?”
“응! 빈이는 싫엉? ㅠ_=”
열매는 지빈이가 번지점프를 하는 걸 탐탁치 여기지 않는 걸 느꼈는지 물었다. 그 물음에 지빈은
당황하며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아, 아니. -0-; 내가 왜 싫어하겠어? 나도 예전부터 얼마나 해보고 싶었는데. ^ㅇ^;;;;”
“와~ 정말? ㅇ_ㅇ 그럼 빨리 가자~ >_<”
열매가 지빈을 질질 끌고 번지점프대가 곳으로 향했다. 그는 이 순간만큼 최고의 불행의 날이
아닌가 싶었다.
“두 분이서 같이 하실 겁니까?”
“네. 그치, 빈아? ^ㅇ^”
“어….”
어느새 번지점프대에 오른 열매와 지빈은 번지점프관계자, 한 명이 안정장치를 제대로 갖췄는지
점검했다.
“지금 곁에 있는 분이 애인이십니까?”
“그런데요?”
“하하하. ^ㅇ^;; 그, 그럼 애인분의 이름을 외치면서 뛰어내리십시오!!
five, four, three, two, one, zero!!!'
점검을 다 마친 남자는 열매에게 애인이 있냐고 물어보자 예상했듯이 열매는 쌀쌀맞게 되물었다.
그 남자는 그 말에 적잖지 않게 당황하며 뛰어내릴 신호를 크게 말했다. 그리고 Zero! 라는 순간에
뛰어내리는 열매와 지빈.
앞에서 말했듯이 오늘은 최고의 불행의 날이자 최악의 날이라 말하고 싶다, 지빈에게 그러하니.
왜냐하면……
“으아아아악!!!!!!!”
15m이상에 있으면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지빈의 또 다른 콤플렉스가 있기 때문
이다.
#88
지빈은 몸을 비틀거리며 다시 못 밟을 거 같던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그는 근처에 있는
벤츠에 앉았다. 열매는 그의 얼굴에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빈아, 괜찮아?”
“괘‥괜찮아.
“괜찮지 않아 보이는 데. ㅇ_ㅇ;;”
“괘‥괜찮다니깐. ^-^;;
지빈은 멋쩍은 미소로 아무렇지 않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고 열매는 싱긋 웃더니 입을 열었다.
“빈아, 여기서 잠깐만 기달려봐. ^ㅇ^”
열매는 그 말을 남긴 체 어디로 가 버리고 지빈은 하늘 위에 있는 구름을 올려다보았다.
얼마 안돼, 열매가 두 손에 무언가 쥐고 그에게 다가왔다.
“빈아, 이거 먹어!! ^ㅇ^”
열매가 건넨 것은 다름 초콜릿 아이스크림 이였고 또 다른 아이스크림은
딸기 아이스크림 이었다.
“고마워. ^ ^;”
지빈은 아이스크림을 받고 열매는 딸기아이스크림을 혀를 날름 내밀로 할짝거리며 먹었다.
그러다가 열매의 코에는 아이스크림이 묻자 지빈은 풋 하고 짧은 웃음소리를 터트렸다.
“신열매, 너. 코에 아이스크림 묻혔다. ^ ^”
“어, 정말? ㅇ_ㅇ;”
“그래, 이리 와봐. 내가 닦아줄게.”
“응. ^ㅇ^”
지빈은 가방에서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려다가 열매의 입술을 보았다. 탐스러워 보이는 입술에
그는 지그시 눈을 감고 열매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그러자 열매가 움찔해하다가
그녀는 딸기아이스크림을 툭 떨어트리며 팔을 지빈의 허리에 둘렸다.
딸기 아이스크림을 먹은 탓인지 열매의 입안에는 딸기향이 맴돌았고 그 향이 지빈의 입안에
천천히 퍼졌다.
한 30분 동안 키스를 하던 둘은 지빈이가 입을 떼려다가 열매의 입술을 혀로 핥았다. 마치
얼마 남지 않은 아이스크림을 조금이라도 더 먹고 싶은 아쉬운 마음처럼.
키스가 끝난 후에야 지빈은 열매의 코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손수건으로 닦아줬다.
“덜렁거리지 말고 먹어.”
“응. ^ㅇ^”
그리고 주의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곳이라고 그런지 키스를 끝난 후에 따가운 눈초리를
받지 않을 수 있었다.
지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활짝 웃고 말했다.
“이만 갈까?”
“응! >_<”
열매의 손을 잡고 지빈은 그녀를 일으켜줬다.
지하철을 타고 지빈과 열매가 학교기숙사에 다 다를 때, 한 인영이 보였다. 그 인영은 왠지
낯설지 않았다. 그 인영이 자신들에게 다가오자 흠칫 놀랬다.
“어디 갔다 와? ^-^+”
“으응. 놀이동산. ㅇ_ㅇ;;;”
“아~ 놀. 이. 동. 산. ^ㅇ^+”
그 인영의 주인공은 정아였다. 놀이동산에 갔다, 왔다는 얘기에 정아는 지빈을 쏘아보았다.
왜 자신을 놓고 갔냐는 원망의 시선으로.
“니가 하도 곤히 자고 있어서 우리끼리 갔다 왔어. -_-;;”
“아, 그러셔? -_-+”
“어. -_-;;;”
“그럼 갔다 온다고 메모나 남기고 갔어야지! 핸드폰 배터리는 다 나가고 충전기도
망가졌는데!! +_+”
어쩐지, 오늘은 왜 방해가 없다 했다. 정아의 주방해의 수단, 핸드폰의 왜 울리지
않았나 했었다.
“그랬냐? 몰랐어. -_-;;”
“모르긴 뭘 몰라! 혹시 니가 내 배터리 다 나가도록 갖고 놀고 충전기 망가트린 거 아냐?!!”
“뭐?! 내가 그렇게 할일 없는 인간으로 보이냐!!! +_+”
“어. -_-”
그 대답에 지빈은 눈썹을 꿈틀거리고 정아를 노려보았다. 아무리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거의 해보지 못했던 그였지만 그런 치사한 짓은 절대하지 않는 그였다.
지빈은 손가락으로 치켜세우며 뭐라 하려다가 말았다. 오늘은 열매와의 세 번째 키스
기념이니, 그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만, 지빈은 너 잘 장난 아니게 코 굴더라? -_- 라는 말을 남긴 체 정아를 스쳐 지나갔다.
#89
벌써 4월 달에 접어든지 일주일이 다 되간다. 그리고 벚꽃이 피어나기 시작해
봄이 돼가는 걸 알렸다.
“으하암~ 요즘은 잠이 쏟아진 다 말이야. =ㅁ=”
“봄이라서 그래. =_=”
지빈은 하품을 하며 말하자 옆에 있던 정아가 맞장구치며 말했다. 작가가 생각하기에는
이 둘은 계절 상관없이 잠이 많은 잠보들이 아니지 않았나? -_-
“으음….”
그 둘이 하품만 연신하고 있는 반면 열매는 책상에 엎드려 곤히 자고 있었다. 자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지빈의 얼굴은 반쯤 빨개진 체 히죽 웃었다. 그 말고도 교실에 있는 남자애들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 지빈이지만 제진남고와 청결여고가 합쳐 청진고로 바뀐 지, 열매를 눈독
들이는 남자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열매가 서랍이나 사물함을 보았을 때면 편지와 선물들이
가득했다. 물론 전에도 이런 걸 많이 받아 온 열매였지만 남자애들까지 줘 전보다 더 많아졌다.
지빈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고개를 홱 돌리고 그들을 향해 노려보았다. 그러자 그들은 움찔하고
각자 하던 일을 하기 시작했다.
“짜증나. -_-^”
“호오~ 한지빈, 너 독점욕 많다. -0-”
“내, 내가 뭐?! -_-;;”
“이런 말 하긴 정말 짜증나고, 하고 지 않았지만 열매는 너 말고 다른 남자는 절대로 안 봐. -_-”
“당연한 말을. -v-”
정아는 지빈의 모습에 한 말하고 그는 그 말에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그녀가 남자라는 부분에
지빈이가 들릴 만한 목소리로 말하자 만족한다는 듯이 히죽 웃었다.
정아는 그런 그의 모습에 짜증이 났는지 인상을 찌푸렸다.
“생각해 보면 볼수록, 땅꼬마한테 열매가 너무 아까워.”
“누가 땅꼬마야?! -_-^”
“너 말고 누구겠냐. -_-”
“그러는 너야 말로 욕쟁이 할멈 주제에!! +_+”
“뭐?! 욕쟁이 할멈?!!”
“그래, 이 욕쟁이 할멈아!!!”
“이 땅꼬마가 말이면 다 인줄 아남?!!!!”
지빈과 정아가 시근벌떡 다투자 열매는 잠이 깨 눈을 비비고 일어났다.
“무슨 일 인뎁, 이렇게 시끄러워엉? (づ_ど)”
“지 욕쟁이 할멈이 나보려 땅꼬마라고 하잖아!!”
“땅꼬마가 막 나한테 대들잖아!!”
열매의 물음에 누가 먼저라도 할 거 없이 동시에 외쳤다. 그러자 지빈과 정아는 서로 노려보았다.
한참동안 노려보던 정아는 피식 웃었다.
“내가 성격 더럽다 해도 나같이 잘난 외모를 가지고 있어야 열매한테 어울리는
사람이지. 그치, 열매야? ^ㅇ^”
“응? 으응. ^ㅇ^;;”
정아가 열매의 어깨에 팔을 걸치자 지빈은 인정할 수 없었지만 정아의 말처럼 그 둘은
정말 잘 어울렸다. 그리고 팬 서비스 차원이라며 여자교복이 아닌 남자교복을 입고 있어
완벽한 남자 같았다.
지빈은 기분이 울컥해져서 버럭 소리쳤다.
“어울리긴 개뿔이! 당장 팔 거둬!! +_+”
“싫은데? -_-”
“걷으라고!!!”
지빈은 그 말을 하곤 열매의 어깨에 걸친 정아의 팔을 직접 치우려다가 다리가 삐끗해
그만 그녀의 팔에 있어야 할 손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말았다.
“허억!! ㅇ0ㅇ”
“이, 이럴 수가!! ㅇ0ㅇ”
그 덕분에 정아의 가발이 벗겨지고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흘려 내려왔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처음 본 아이들은 눈이 왕눈이처럼 커지고 입이 쩌억 벌어졌다.
지빈은 지금 일어난 상황이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는지 어인아 벙벙한 얼굴로 눈만
껌뻑거렸다.
“제길….”
정아는 낮게 욕을 내뱉고 교실에서 나갔다. 정아가 나가자 반 아이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쟤가 이정아야?”
“이야~ 대게 쥐기잖아~”
“왜 이태까지 가발 쓰고 다녔대?”
“정아가 저렇게 미인 일 줄이야. ㅠ_ㅠ;;”
대부분 이런 말들이였다.
지빈은 꼴깍, 마른 침을 삼켰다. 방금 전의 정아를 보니 단단히 화가 난 거 같은데, 화나게
만든 장본인, 한지빈을 가만히 내버려 둘 리가 없었다. 정아 성격상, 지빈은 반쯤 얻어터질꺼라
예상됐다.
“신열매, 나 어떻게 하냐? -_-;;”
“왜? ㅇ_ㅇ”
“이정아 말이야, 엄청 화난 거 같은데. -0-;;;”
“그럼 빈이가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어야지. ^ㅇ^”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다니, 내 성격상 절대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ㅠ_ㅠ
비록 자존심이 상한대도 내가 사과를 해야 하잖아! ㅠ_ㅠ;;
내가 잘못하고 화를 내게 했으니. ㅠ_ㅠ;;;;
지빈은 그렇게 생각하곤 정아를 뒤따라 교실에서 나갔다.
#90
정아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뒤따라 교실에 나온 지빈이지만 그녀가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교복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열매에게 전화했다.
-빈아, 왜? ㅇ_ㅇ
“이정아 어디 있는 안 보여….”
-정말? 그럼 내가 전화 해 본 다음 빈이한테 전화해줄게. ^ㅇ^
“그래, 고마워.”
지빈은 핸드폰 플맆을 닫고 주의를 두리번거렸다. 주의에는 자신 말고 아무도 없었다.
잠시 후,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고 플맆을 열어 자신의 귀에 갖다댔다.
“어디 있어?”
-응, 소운동장벤츠에 있대. ^ㅇ^
“알았어.”
핸드폰 플맆을 닫은 후 지빈은 소운동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곳에 다 다를 때, 정아가
돌멩이로 운동장에 있는 비둘기들을 쫒아내고 있었다. 그 비둘기들 중에서 그 돌멩이에 맞은
한 마리의 비둘기가 꽤액! 이라는 괴상한 소리를 지르곤 날개를 푸드득거리더니 도망갔다.
상당히 저기압이 느껴진다, 정아에게서. 지빈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저어…, 이정아? -0-;”
“어, 왔냐?”
마치 지빈이가 올 줄을 예상했듯이 정아가 말하자, 그는 적잖지 않게 당황했다.
“어? 어. 근데 뭐하고 있었어? -0-;;”
“비둘기를 너라 생각하고 미친 듯이 돌을 던졌지. -_-”
그렇다면 방금 전에 돌멩이로 비둘기를 맞힌 것은 나라고 생각한 거잖아. -_-;;;
지빈이가 우물쭈물 거리며 아무 말이 없자 정아는 손가락으로 그의 이마를 툭 쳤다.
“역시 땅꼬마라니깐, 그걸 진짜 믿냐? -_-”
땅꼬마라는 단어에 지빈은 혈관마크를 드러낼 뿐 아무런 반박은 하지 않았다.
“근데 너, 화났냐?”
“화났다면 어쩔 건데? -_-”
“아, 그‥그게 말이야……. -_-;;a”
“풋! 화 안 났다, 병신아. 쫄 기는….”
지빈이가 우물쭈물 거리며 말하자 풋 웃으며 정아가 말했다. 정아는 하던 말을 이어갔다.
“쫄면 키 안 커, 병신아. -0-”
“-_-^ 계속 병신, 병신 할래?!! +ㅁ+”
“어, 병신아. -_-”
땅꼬마 다음에 지빈의 성질을 팍팍 긁어내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병신이라는 이름이었으니.
지빈은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간신히 참아냈다.
정아가 화 안 났다고 해도 그는 잘 못한 것이 있으니, 사과를 해야 사람의 도리라 생각했다.
“미안하다….”
“어?”
“일부러 그러려고 한 거 아니야… 갑자기 스텝이 꼬여서…….”
정아는 지빈의 진심어린 사과에 아무 말이 없더니 입을 열었다.
“누가 뭐랬냐? 왜 오버하고 난리냐? -_-a”
“야!!! +ㅁ+”
사람이 진심으로 사과를 했는데 그런 식으로 맞받아치다니, 지빈은 간신히 참았던 화를
끝내 폭발시키고 말았다.
“미안하다고 말하면 사과를 받아 줄 것이지! 그딴 식으로 할 거냐?! 앙?!!
니가 그러고도 사람대접을 받길 바라냐?!!!”
“어. -_-”
“뭣이라?!!”
“난 물론 여자로서 손색이 없는 외모를 지녔지만 남자로서도 손색이 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너와 천지차이지!”
“뭐?! 그럼 내가 신하면 넌 왕이라도 되는 셈이냐?!!”
“그렇지. -_-”
“이 망할 욕쟁이 할멈 같으니!! +ㅁ+”
지빈의 말에 여유를 피워가며 맞받아치던 정아가 그의 마지막말에 그와 마찬가지로
눈을 번쩍이곤 버럭 소리쳤다.
“욕쟁이 할멈도 모자라 망할 욕쟁이 할멈이라 고라, 고라?!!”
“그래, 이 망할 욕쟁이 할멈아!!”
“이게 간이 단단히 부었구먼! 어디 끝까지 가 보자고, 병신 땅꼬마야!!”
“하! 병, 병신 땅꼬마?! 이… 이! 미친 왕자병(?)에 걸린 망할 욕쟁이 할멈아!!”
“이, 이게! 기생오라버니보다 못한 병신 땅꼬마가!!”
서로 욕을 퍼붓기에 바쁜 정아와 지빈. 정아가 남자였다면 몸싸움까지 갈지 모를
정도로 말싸움이 심하긴 하지만 작가가 보기에는 그 둘의 모습이 참으로 유치해 보인다.
마치 어린 남매가 좋아하는 채널로 돌리려 자기가 먼저 텔레비전을 먼저 틀었다면서
다투는 철없는 남매마냥 말이다.
“말이면 다 인줄 알아?!!”
“어, 그래! 다 인데?! 어쩔 건데?!!”
지빈의 말에 정아는 반박했다.
어린 남매는 나이가 들면 철이 든다지만, 이 둘은 한살이 먹은 것도 불구하고 더 철이
없어지는 이유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