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그러고 보니 우리 카페 정기모임을 하셨군요. 저는 바빠서 참석하지 못했지만, 다들 재미있으셨겠습니다. 다음에는 저도 참석하고 싶군요.
지난회에 이어, 삿포로에서 오타루방면으로의 여행이 이어집니다. 최종목적지는 말씀드린 것처럼 오타루보다 더 서쪽, 샤코탄 반도의 카무이미사키입니다만, 여기까지는 철도로 갈 수가 없고 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삿포로에서부터 버스를 타도 되고, 오타루도 가능하고 아니면 요이치에서 버스로 환승해도 되나, 버스시간상 오타루에서 버스를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본래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홋카이도에서는 절벽 위에서 세찬 바람을 맞으며 시퍼런 바다를 구경할 수 있는 '곶'을 꼭 한 군데는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후보지로,
1. 오후유 미사키 : 루모이본선 종점인 마시케에서 버스(일일 3왕복)로 한참 들어가야 합니다. 80년대 초반까지도 홋카이도에 속해 있으면서도 배로만 갈 수 있고 육로로 갈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실로 육지의 고도, 일본에서도 '오지'의 대명사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2. 에리모 미사키 : 히다카본선 종점인 사마니에서 버스로 한참 가야 합니다. 여기는 JR패스로 JR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카무이 미사키 : 요이치에서 버스로 좀 더 들어가야 하며, 홋카이도 최고의 절경이라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단, JR버스가
아니어서 추가비용이 들며, 버스는 일일 단 4왕복(그나마도 4월~11월까지만 운행하고 겨울에는 운휴입니다. 운행기간에도 강풍이
불면 아예 카무이미사키 출입이 통제된다고 합니다.).
이중, 원래 가장 가고 싶었던 오후유
미사키는 교통편상 반드시 1박을 하고 나와야 하는 점(식당 겸 민박집이 단 한곳 있다고는 합니다) 때문에 못 갔고,
에리모미사키도 연결 교통편을 짜기가 좀 난감하여, 결국 카무이미사키를 다녀왔습니다.
자, 일단 삿포로에서 오타루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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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44> 삿포로발 오타루행, 하코다테본선 보통열차에 승차합니다. 보통열차치고 상당히 럭셔리한 좌석입니다.
(하코다테본선, 보통, 721계,
08.28 07:45 삿포로 - 08.28 08:36 오타루 탑승, 이동거리 33.8km, 표정속도 39.8km/h, 운임 620엔, 요금 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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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45> 다른 칸으로 한 번 옮겨 보았습니다. 좌석 색깔만 다르군요. 옛날 통일호와 같은 전환식 크로스시트 좌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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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46> 소오엔 역입니다. 이시카리토베츠 방면 환승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가쿠엔토시선으로 환승하는 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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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47> 핫사무 역입니다. 1986년 개업한 비교적 역사가 짧은 역이지만, 당시에는 이 주변이 모두 목장이었고 그 목장주가 역 부지를 제공하여 개업하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주변이 도심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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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48> 이나즈미코엔 역입니다. 이 역도 역시 1986년에 개업한 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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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49> 이나호 역입니다. 무인역으로, 인근에 삿포로운전소가 위치하여 기관사 등도 많이 이용하는 역이라고 합니다. 바로 뒤에 삿포로운전소내 유치되어 있는 열차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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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50> 차량 끝부분에는 이렇게 '짧은' 롱시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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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51> 호시오키 역입니다. 1985년 개업한 역입니다. 이 부근의 역들은 아무래도 삿포로시의 전원주택단지 개발과 함께 하나 둘씩 생겨난 것 같습니다. 80년대 중후반이면 홋카이도내 전지역에 폐선의 칼바람이 무자비하게 몰아치던 시기인데, 오히려 이쪽은 신역들이 생기고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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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52> 호시미 역입니다. 여긴 한 술 더 떠서 1995년 개업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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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53> 제니바코 역입니다. '돈상자'란 뜻이라, 재수가 좋다고 하여 입장권이 인기를 끌어서, 10월 17일(일본의 저축의 날)기념 입장권도 판매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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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54> 이제 열차는 바닷가와 달라붙어서 오타루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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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55> 큰 바위가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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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56>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랗고... 유리창만 좀 깨끗했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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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57> 혹한의 홋카이도답게 보통열차에도 이렇게 데크 설비는 반드시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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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58> 아사리 역입니다. 어감이 좀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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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59> 계속하여 열차는 바닷가를 달립니다. 이 부근의 사진은 우리 카페도 그렇고 외부 웹사이트들도 그렇고, 거의 눈이 막 쌓여 있는 겨울철 사진을 많이 보았는데, 여름에 지나가니 기분이 좀 색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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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60> 오타루칫코 역입니다. 왕년에는 기관구와 거대한 화물 야드를 거느린 대규모의 역이었으나, 지금은 화물을 취급하지 않으며(오타루칫코 오프레일 스테이션으로 트럭운송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마오타루역으로의 화물지선도 폐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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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61> 미나미오타루 역입니다. 이제 다음역이 종착역, 오타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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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62> 오타루 시내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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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63> 오타루역 도착, 하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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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64> 제가 타고 온 열차는 바로 행선판을 회송으로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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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65> 오타루역의 개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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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66> 오타루 역사입니다. 우에노역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는데, 정말 비슷해 보입니다. 2010년 9월부터 리뉴얼공사를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때는 2010년 8월이라, 아직 공사는 시작되지 않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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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67> 관광책자같은 데에서 많이 보았던 오타루역앞의 풍경입니다. 멀리 바다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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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68> 역전의 버스터미널에서 카무이미사키행 버스포를 사고 기다립니다. JR버스였으면 좋으련만, 홋카이도 추오 버스라 요금(편도가 무려 1730엔)을 다 내야 합니다. 목이 말라서 홋카이도 한정 '기린 과라나'음료수를 하나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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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69> 버스터미널의 모습입니다. 요이치, 샤코탄 방면 타는 곳에서 기다립니다. 밑에 작게 카무이미사키도 써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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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70> JR 홋카이도의 버스도 이 터미널을 같이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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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71> 제가 타고 갈 카무이미사키행 버스가 도착합니다. 일일 4왕복 뿐이고, 오타루발 막차가 낮 12시 정각이라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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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72> 승차했습니다. 역시 손님은 별로 없습니다. 전망을 즐기기 위해 운전기사아저씨 바로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추오버스 샤코탄선, 08.28 09:00 오타루역전 - 08.28 11:18 카무이미사키 탑승, 이동거리 68.3km, 표정속도 27.7km/h, 운임 1,730엔, 요금 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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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73> 원맨 버스의 전형적인 요금표시기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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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74> 국도 5번선, '요테이 국도'를 따라 오타루시 외곽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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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75> 오타루시 교외의 주택지대를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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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76> 시내를 벗어나자 다시 바닷가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요이치까지는 하코다테본선과 거의 동일한 루트로 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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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77> 이제 이렇게 바닷가를 바로 옆에 나란히 하고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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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78> 바다로 향한 기암괴석을 터널로 뚫고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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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79> 저 멀리 바위 낭떠러지들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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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80> 모래사장과 갈매기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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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81> 매우 구형의 철도차량을 라면집으로 개조하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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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82> 요이치역입니다. 여기에도 정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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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83> 요이치역을 나오자, 바로 앞에 닛카 위스키공장이 보입니다. 여기에도 정차하더군요. 버스가 거의 완행 수준이었습니다. 닛카 위스키 공장에서는 시음도 한다고 하던데, 그냥 지나가려니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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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84> 어느 이름모를 개울이 바다로 흘러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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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85> 바다 위에 바위 기둥 하나가 우뚝 서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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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86> 버스는 이제 국도 229호선, '라이덴 국도'를 타고 샤코탄 방향으로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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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87> 계속하여 이런 바닷가를 따라서 정류장마다 다 서 가면서 한가롭게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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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88> 정당 포스터가 보입니다. 국민신당은 좀 보기 싫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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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89> 이제 교통표지판에 카무이미사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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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90> 작은 포구 마을입니다. 어선들이 물 위로 올라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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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91> 물이 하도 맑아서 바닥이 다 비쳐 보이더군요. 버스에서 보다가 새삼 '허걱'하고 놀랐는데, 나중에 카무이미사키 가니 뭐, 이정도는 장난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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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92> 저는 분명히 일본으로 여행을 왔는데, 버스는 엉뚱하게 미국으로 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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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93> 여기가 미국(비쿠니)이란 동네입니다. 하긴, 일본에서는 미국에 아름다울 미자를 쓰지 않고 쌀 미자를 쓰니 저게 이상할 턱이 없겠군요. 여기에서는 한 10분정도 정차하길래 잠시 내려서 바람도 쏘이고, 담배도 피우고 했습니다.
다음편에 카무이미사키로의 계속되는 여정과 그곳의 절경이 이어집니다.
내일이 설날인데, 다들 떡국도 맛있게 드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첫댓글 일본에서는 USA를 표현할때 '米'를 쓰죠. 사실 저도 일본어 작문할 때가 아니라도 '米'자를 쓸 때가 있습니다.
그렇죠. 어릴 때 처음 일본에서는 쌀 미자를 쓴다는 것을 알고 참 신기했던 생각이 납니다.
하얀종이님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항상 글과 사진 잘 보고 있읍니다....^*^;
황현식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 다 잘 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편이 기대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배추장사만세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음편도 기대해 주십시오^^
사진이 너무 깨끗합니다..... 잘 보고 있습니다. 오타루에 여름에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카무이미사키 다녀오느라 정작 오타루는 역 밖에 구경을 못 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다시 가서 오타루 운하 등 다른 시내의 관광지도 구경하고 싶습니다.
카시오페이아님, 하얀종이님과 ワンマン님 세분의 글이 전체 글들의 무게 중심을 든든하게 잡아주시고 계셔서 다행입니다. 자신들을 희생하시면서 고생하시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남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 카무이미사키도 다녀오시고. 편안하게 글을 읽는 우리들은 숙연해 집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도 많은 신세와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카시오페아님이나 ワンマン님에 비하면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수준인데요, 뭐^^ 그리고 여행이야 어차피 제 자신을 위해서 다녀오는 것인데, 과찬이십니다.
철도풍경, 도시풍경과 해안풍경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사진들 잘 보았습니다. 미사키가 세번 나와 찾아봤더니 '갑''곶' 이런 뜻이네요. 오타루는 많이 들어봤는데 도시 사진들 봐서 기쁩니다. 유머러스하게
쓰신 부분에선 인간미도 느껴집니다^^
물론 저도 철도여행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사람이 밥만 먹고는 못 사는 법 아니겠습니까^^ 가끔 버스도 타고, 도시구경도 하고 바다구경도 하고 해야지요. 오타루는 원래 시내의 운하와 벽돌 창고군 등이 유명한 곳인데, 저는 정작 시내관광은 전혀 못 했습니다. 좀 아쉽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