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선에서 구경하는 해넘이 장관”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전남 진도군에는 중앙기상대에서 선정한 낙조 명소가 있다. ‘가사군도’와 인근 섬 사이로 떨어지는 해를 감상하는 세방낙조 전망대다. 과연 이곳의 일몰은 장관이다. 하지만 다도해 국립공원의 낙조를 제대로 감상하는 곳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저녁마다 관광객이 몰린다.
좀 더 여유롭게 낙조를 감상하고 싶다면 진도군 서북쪽 해안 항구 쉬미항에서 유람선을 타자. 75분 동안 다도해 앞바다를 돌며 섬 절경을 감상하고 낙조를 볼 수 있다. 사자나 스핑크스처럼 보이는 광대도 신선바위, 사람 손가락처럼 생긴 주지도 등 인근의 섬을 돌아보는 섬 일주가 끝나면 뱃머리를 쉬미항으로 돌린다. 이때가 낙조 시간과 딱 맞는다.
배 뒤쪽으로 멀어지는 섬 사이로 해가 내려가는 모습은 바닷가에서 보는 낙조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특히 낙조를 머금은 바위가 내는 붉은빛이 예쁘다.
How to go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IC→해남·진도 방향→지산면→쉬미항 Check point 낙조 유람선은 ‘일몰 1시간 전’에 출발하기 때문에 출항 시간이 늘 다르다. 하지만 1시간 전이라고 무조건 배를 탈 수 있는 건 아니다. 관광객의 요청이 있을 때만 운항되니 꼭 진도유람선 매표소(061-544-0075)에 확인할 것. Travel tip 쉬미항에는 하루 3번 출항하는 정규 유람선도 있다.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1시 30분, 마지막으로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한다. 하지만 승객이 12명 이상 모이면 수시로 운항하니 여행 스케줄이 배 시간과 맞지 않아도 수시로 출항 시간을 확인해 보자.
“추암 촛대바위 옆에 꼭꼭 숨은 비밀스런 해변” 여행 고수들에게 동해 해돋이 명소를 물으면 열에 아홉은 ‘촛대바위’로 유명한 추암해수욕장을 고른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해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 등 해외 관광객으로 사계절 붐비는 곳이다. 요즘에는 동해안을 따라 달리는 테마 기차 여행 상품 ‘바다열차’가 이곳을 통과하면서 추암을 찾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다.
촛대바위 일출도 감상하면서 호젓하게 바다를 즐길 수 있는 해수욕장이 바로 옆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추암 해변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바위 언덕 뒤에 숨어 있는 증산해수욕장과 만난다. 이곳은 평균 수심이 1m 내외로 물놀이를 즐기기에 적당하며 백사장이 깨끗하고 넓어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촛대바위의 옆모습을 보며 한가로이 구경하는 해돋이는 색다른 재미다. 증산해수욕장 쪽에서 보면 촛대바위를 포함한 인근 바위산들이 바다를 향해 일렬로 서 있는 형태다. 마치 마을 어귀에 놓인 장승처럼 바다를 지키는 듯한 모습이 재밌다.
How to go 영동고속도로→삼척에서 7번 국도→삼척해수욕장에서 좌회전 Check point 인근 추암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일정을 짜고 증산에서 일출만 감상하자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추암은 비수기에도 관광객과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몰린다. 게다가 백사장이 좁고 숙박 시설이 적어 일출 감상이 아닌 바캉스 목적지로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Travel tip 동해와 삼척의 접점에 있는 증산해수욕장에는 강원도 별미인 곰치국과 물막국수를 잘하는 집이 있다. 시원한 곰치국이 당기면 바다횟집(033-574-3543)을, 매콤한 막국수가 먹고 싶으면 부일막국수(033-572-1277)가 좋다.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를 취향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급류 래프팅 무서우면 호수에서 노 저어볼까” 충주는 탁 트인 남한강을 주변으로 유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도시다. 충주를 휘감는 남한강은 상수도원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수질이 깨끗하고, 충주댐과 조정지댐으로 양쪽이 막혀 있어 물살이 잔잔하다. 맑고 잔잔하게 흐르는 물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해진다.
여기에 상수 시설 보호 구역으로 지정돼 산업 시설이 들어서지 않아서 공기까지 맑으니 강가에 서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이곳에 최근 조정 체험장이 생겼다. 조정은 배우기 쉽고 급류 래프팅처럼 위험하지 않아 여자에게도 좋은 레포츠다. 간단한 이론 교육과 노 젓기 연습만 끝내면 바로 탈 수 있고, 힘 좋은 사람보다 유연하고 몸이 가벼운 사람에게 더 알맞다.
네 사람이 함께 노를 젓는 방식이니 중학생 이상의 자녀들을 둔 4인 가족이나 부부 동반 모임을 떠나는 가족에게 적당하다. 배에 탄 사람들이 모두 타이밍을 잘 맞춰 노를 저어야 배가 앞으로 나가기 때문에 같이 열심히 노를 젓고 나면 왠지 그 사람과 더욱 가까워진 기분도 든다.
How to go 중부내륙고속도로→갑곡 IC→38번 국도→가흥 삼거리→남한강 Check point 충주시 조정체험학교(070-7769-8872)는 주 5일만 진행된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만 열리니 휴가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할 것. 올해 10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용된다고 하니 관심 있다면 미루지 말자. Travel tip 탄금호에는 중앙탑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국보 6호로 지정된 중앙탑평리칠층석탑을 구경하고 인근 ‘술박물관’(043-855-7333)에서 남편에게 칵테일 만들기 체험을 선물해 주자. 세계 각국의 술을 시음하고 칵테일 체험을 하는데 입장료는 고작 3000원.
“안개 자욱한 날 더욱 멋있는 곳” 울산은 공업 도시지만 의외로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여행지가 많다. 울산 여행 명소라면 흔히 ‘간절곶’을 떠올리지만 그에 못지않은 명소가 바로 대왕암이다.
신라시대 문무대왕비가 죽어서 용이 되어 바다에 잠겼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으로, 블로거나 여행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거대한 바위와 바다의 조화가 멋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을 추천하는 진짜 이유는 1만5000그루의 해송이 가득 들어찬 소나무 숲 때문이다. 어지간한 자연 휴양림보다 더 아름다운 숲길을 걷노라면, 마치 삼림욕장에 들어선 것처럼 상쾌하다.
산책로 경사가 완만해 힘들이지 않고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요즘 울산시가 이곳을 2020년까지 대규모 가족 휴양 공원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사업 계획을 추진 중이니 사람이 더 몰리기 전에 해송 숲을 느끼고 싶으면 꼭 올여름에 다녀올 것. 초가을이 되면 소나무 사이로 피는 억새군락이 절경을 이뤄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에 나홀로 여행을 계획한다면 지금이 딱이다.
How to go 7번 국도→울산공업탑→방어진 방향 직진 울산역→대왕암공원 Check point 대왕암공원 근처 산책로는 계단으로 이뤄진 등산로와 완만한 언덕으로 이뤄진 산책로 코스로 나뉜다. 어린 자녀를 데려왔거나 유모차를 가져온 가족이라면 꼭 산책로를 선택할 것. Travel tip 바다 경치는 맑은 날 봐야 예쁘지만 거대한 대왕암을 운치 있게 감상하려면 안개가 적당히 끼거나 흐린 날도 괜찮다. 울산광역시 관광과 (052-229-3854)에 신청하면 문화관광 해설자가 동행하는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자녀를 동반했다면 역사 해설을 들으며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바다 안개로 둘러싸인 오솔길 산책” 목포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3시간 이상 걸리는 외진 섬. 가거도는 바다에서 솟은 화산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섬으로 해안 근처의 기암괴석과 절벽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지난해 인기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야생 여행지로 소개돼 유명해졌다. 하지만 한반도 최서남단 섬이어서 그런지 유명세를 탄 뒤에도 관광객은 적당한 수준이다. 만일 올여름 가거도에 간다면 ‘1박2일’에 소개되지 않았던 산책로를 걸어보자.
항구에서 내려 독실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걷다 보면 항리로 넘어가는 오솔길이 나오는데 이 산책로 경치가 가거도에서 제일 아름답다. 산책로를 따라가면 항리마을에서 독실산 정상 쪽을 우회하는 섬 등반로가 나오는데 이곳은 섬 아랫마을과 바다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다.
만일 안개가 자욱하다면 운수 좋은 날이다. 풀숲 사이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구경하는 바다 안개는 도시에서 보는 안개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 혹시 날씨가 좋아 안개를 못 보더라도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맑은 날은 제주도가 보일 만큼 화창해 남해바다 절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니까.
How to go 서해안고속도로→목포 IC→목포여객터미널 Check point 가거도에 가려면 숙소보다 배편 예약이 먼저다. 목포에서 출발해 비금도와 흑산도 등 여러 섬을 거치기 때문에 여행 성수기에는 당일 터미널에서 표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 배편 문의는 남해고속(061-244-9915), 동양고속(061-243-2111). Travel tip 항리마을 다희네민박 (061-246-5513)에 들러보자. ‘은성호’ 선장인 다희 아빠가 바다에서 갓 잡아 온 뽈락과 뿔소라 등 싱싱한 해물로 입맛을 돋워준다. 온통 자연산 밥상이 한 끼에 5000원. ‘1박2일’ 멤버들이 묵었던 섬누리민박집 (061-246-3418)에서는 참장어 국수가 별미다.
“39번 국도를 따라가는 체험 여행” 멀리 떠나는 일정이 부담스러운 수도권 여행자라면 경기 양주 장흥면에서 시작해 기산리 카페촌으로 이어지는 39번 국도를 달려보자. 자동차극장과 승마 체험장, 수목원과 박물관까지 없는 게 없다. 계곡과 유원지를 따라 이어진 드라이브 코스의 경치도 제법이어서 어지간한 여행지는 부럽지 않다.
국도변 여행지 중 후텁지근한 날씨를 피하기 가장 좋은 곳은 양주시 장흥면 자생식물원이다. 소박한 산책로와 정원이 예쁜 곳이지만 장흥유원지 안쪽 깊숙이 있어 사람의 발길이 아직은 뜸하다. ‘자연 그대로’를 원칙으로 삼아 화사한 맛은 덜하지만 꽃과 나무를 직접적으로 느끼기에는 아주 좋다.
국도 끝까지 달리면 베트남과 인도 등 세계 각지에서 모은 희귀한 수석을 전시해 놓은 돌박물관이 있다.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돌은 물론이고 19세 이상만 관람할 수 있는 행복한(?) 모양의 돌을 관람하는 것도 재밌다.
How to go 서울 기준 349번 지방도→일영→장흥아트파크→장흥유원지 Check point 대중교통이 불편하니 꼭 자가용을 이용할 것. 자생식물원은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으니 미리 도시락을 준비한다. Travel tip 장흥면사무소에서 시작해 39번 도로를 달리면 민속박물관, 자동차극장, 장흥아트파크, 승마 체험장, 장흥조각공원, 송암천문대, 자생식물원, 돌박물관을 차례로 만난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면 하루 만에도 다 돌아볼 수 있으니 부담 없이 액셀러레이터를 밟아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