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조)-ㅇ-ㅇ(행) -ㅇ-ㅇ(이)-ㅇ-ㅇ(야)-ㅇ-ㅇ(기)ㅇ-ㅇ
며칠 전, 무적님이 전화가 왔습니다. " 아, 형~님! 홍원항에 주꾸미 잡으러 안가실래용? 제가 가야하는디~ 집안 일이 갑자기 생겨 못가게 되었구먼유~ 형님이 대신 좀 댕기오셔유. 출조비는 다 내었씨유. 그 대신 많이 잡아 오시랑게유~ 반씩 갈라묵기 해유~ ㅋㅋㅋ "
좀 능글스런 말투지만 정이 많고 만나면 편안한 아우입니다. 작년에 함께한 주꾸미 출조때 보니 아주 잘 잡던 내 실력을 염두에 두고 하는 모양입니다.. ㅎㅎㅎ " 언젠데? 다른 계획이 없으면 갈게. 여부는 일단 내일 연락함세~"
그런데 대답해 놓고 집에와서 계획표를 보니 걱정입니다. 전날(5일) 인천 광어루어가 잡혀 있었거든요.. 전화를 걸었습니다. " 아우야~ 전날 인천으로 광어잡이 예약이 되어 있어 좀 어려운데 다른 사람이 가면 안될까나?" 능글능글하던 평소와는 달리 괴뢰군 따발총 말투로 단호히 거절합니다.
"아따! 안되랑께~ 형님이 간다고 다 야그 해 놨~쓰요~ 마포사공도 환영한다고 하고..~~%^*#$% " "............., 하여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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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잡은 2마리 큰 놈과 작은 광어를 아예 배에서 철수하는 도중 회를 뜨고 넉넉한 얼음에 깔아 쿨러에 넣어 놨습니다. 얼른 가서 잠시라도 눈을 좀 붙이고 싶은 심산이기도 하고 또 집에서 손질하기가 좀 그렇고하여 꾀를 부린 것이지요. 목적은 주꾸미 출조하는 버스에서 이 싱싱한 회를 맛 보여 드리기 위함입니다.
집에오니 집사람이 내가 오길 기다렸다고 하며 배가 고프다고 합니다. 8시반에 작은 우럭 4마리를 정성껏 회 뜨고 한잔하며 눈치 보기에 들어 갑니다. 바로 또 주꾸미 낚시를 가야한다고 하니...
" ................." "조심해서 다녀 오세요." 합니다. '안됏!' 하면 뭐하겠습니까? 하루이틀 살아 본 것도 아닌데... 나의 50년 낚시고집엔 천하장사도 못 꺾습니다..ㅎㅎㅎㅎ 현명한 울 부인의 판단입니다..
좀 씻고 누웠는데 잠이 도통 오질 않습니다. 두어시간이라도 자면 몸이 훨 가벼울 텐데.... 일어나 컴 앞에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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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출조는 "서울선상낚시클럽"의 정기 출조길 입니다. 이재철 회장님은 평소 잘 알고 있었고, 한때는 같은 동호회에서 자주 주향을 나누던 마음결 고운 후배님이십니다.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회원 중엔 아는 분(노상퍼님,지피지기님,등등)도 많이 있어 낮설지가 않았습니다.
특히 여러분도 잘 아시는 입담王에 넉살스러워 즐거운 분위기를 잘 만드는 심통님이 이 동호회 회원으로 있는데 함께 출조하게 되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회장님이 갑작스런 인삿말을 부탁하여 당황하였지만, 며칠전에 이 동호회 홈피를 방문하여 잠깐 느낀 점을 토대로 인사말씀을 간단히 드렸습니다.
어느 동호회보다 만남을 소중히 여긴다고 하였기에 '바다를 인연으로 모인 한울타리 안의 소중한 만남들이 서로 감싸주며 아껴주어 동행의 위로, 동행의 기쁨, 동행의 감사를 느끼는 순수 동호회가 되어 달라는 취지의 당부' 말씀드렸습니다.
이용한 선사는 배 두대로서 '시골 누님같이 정성을 다해 선상 즉석 음식을 만들어 내어 찬사를 받고 있는 배로 그 명성이 잘 알려진 '동백호'와 ' 해상호'였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심통님이 내 바로 옆에서 낚시를 하였습니다. 쉴새없이 빗발치는 따발총에, 박격포에, 대포공격에 나는 넋이 나가고 말았습니다.,,ㅎㅎㅎ 주꾸미와 갑오징어를 줄기차게 금세금세 낚아 올리는 내 모습을 보며 신기하다는 듯이... " 성님!~ 성님은 낚시를 못한다고 소문이 쫘~~악 났는데, 오늘보니 그게 아니구먼유~ 오늘부로 내가 인정하는데, 낚시도사라고 불러 줄게요.."
심통님은 한마리 잡으면 술병을 가져와 가위로 주꾸미 다리를 잘라 한잔씩 건넵니다. 좀 있다 또 다리를 잘라 컵이 없다며 쐬주병나발 불기를 강요하고......ㅎㅎㅎㅎㅎ
해경에 신고하겠다고 하니 옆에 있던 이재철 회장님이 하시는 말씀, "신고해 봤자 소용없어요. 해경도 바다 포대장인 심통님을 다 알고 있는걸요!" ..하하하하~~ 그래도 만나면 무척 반갑고 가끔씩 그리우며 기다려지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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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녀온 홍원항의 주꾸미 낚시입니다. 작년에 만들어 둔 채비로 좀 많이 잡았는데, 현재 잡히고 있는 주꾸미 씨알이 거의가 중대짜입니다. 이런 사이즈의 주꾸미가 쌍걸이로 다리 벌려 올라오면 물저항의 영향으로 초릿대의 휨새가 대광어 못지 않습니다.
홍원항의 주꾸미 개체수는 넣자마자 올라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수는 여느 지역보다 많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아울러 소위 말하는 주꾸미 포인트에서도 포진한 낚싯배들이 끝이 안보일 정도여서 광범위한 포인트를 갖고 있어 수도권에서 좀 멀다는 단점이외는 오히려 타 지역보다 낮다는 평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씨알은 낚어오는 대부분이 위의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25~30cm가 넘는 큰 사이즈로 손맛, 몸맛의 재미가 솔솔합니다. 이달 하순이면 더욱 커져서 문어가 되어있지 않을까(ㅎㅎ) 하는 즐거운 생각도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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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2시30분에 철수했는데, 부지런히 낚아 같은 포인트에서 올라온 갑오징어까지 포함, 220여수를 넘게 포획하였습니다.
안면도의 원산도 포인트 보다는 다소 수심이 깊어 채비운용에 시간이 걸려 더 많은 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습니다.
홍원항에서 주꾸미 포인트까지는 소요시간은 약 40분 거리인데, 2시30분에 철수하여 시간적인 아쉬움이 많았지만, 이 정도면 훌륭한 조과라고 생각되었고 또 개체수 보호차원에서라도 단축된 이 시간이 만족되었습니다.
무적님이 비봉IC로 마중을 나왔습니다. 반을 넘게 주고도 많이 남았습니다. 오늘 결혼한 조카집에서 주꾸미 잔치를 벌인다고 합니다. 덕분에 잘 다녀 왔어요. 그리고 감사해요~~
약속한 몇군데 나눴더니 별로 남지 않았네요.. 또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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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후 다른 지역에도 사용엔 아무런 문제가 없으리라고 보는 주꾸미 채비를 만들어 봤습니다. 다른 분들께서 나름 성심껏 제작하여, 이미 여러분께 알려드린 바도 있지만, 특히 채비의 간결성과 함께 실용성 그리고 빠른 침잠이 강조된 채비입니다.
화요일 떠나는 오천항 주꾸미 낚시에도 만든 채비를 운용해 볼 생각이며, 그 곳 상황도 다녀와서 비교해 수정해서 또는 댓글로 올려 볼 생각입니다.
관심 많은 초보님께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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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신 총무님, 회장님, 그리고 함께 동행한 SBFC회원 여러분!~ 따스한 정으로 맞아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더욱 단합되고 함십하여 참 아름다움으로 삶의 인연을 이어가는 귀 동호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특히 대박남님께서 피곤하실텐데도 불구하고 마포 회장님댁을 돌아 우리 집앞까지 태워 주셔서 송구하고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야조사(晝夜釣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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