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나 현재나 빵, 그리고 음료수의 외형은 조금 달라졌지만 그것과 관련된 기억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보름달빵 크림빵 등 가게에서 흔히 사먹던 것인데 요즘엔 구석에 진열되어 있다.
과거 빵과 우유하면 지금처럼 제과점빵도 있었지만 어쩌다 맛보는 것이고 대부분은 삼립 콘티 샤니 같은 빵이었고 수도권 이남에서는 승리빵이니 재원빵이니 해서 배고프고 출출할 때 사먹었다.
특히 재원빵은 논산 훈련소에 대량납품을 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는데 여기엔 불편한 진실이 있었다.
각 교장 마다 빵과 음료수를 차량으로 배달을 해주는 조건으로 훈련병들은 P.X에서 사먹을 수 있는게 팥도넛츠 비슷한 재원빵과 콜라 같은 음료였고 간혹 소세지나 통조림을 사먹을 수 있었다.
납품에 어떠한 특혜가 있었는지 모르나 훈련병이 1만명 넘으니 엄청난 양을 팔았을 것이다.
늘 기름에 튀긴 재원빵만 먹다 보니 훈련병 중 누군가가 다른 걸 선택하면 어떨까? 하다가 자칫하면 그나마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 당할 수 있음을 부각시켜서 일단락 되었다.
사실 당시 아니 그전 70년대 초반 대대급 P.X를 드나들었던 어린시절을 생각하면 민간인 가게 보다 먹을 것과 살것이 지천이었던 것 같은데 실제 군생활 할 때 보니 전시용이 많았고 영내에 갇혀있는 병력들에게 살 수 있는 먹거리는 제한되었고 그러다 보니 비싼 가격을 주고 민간인 가게에 외상수첩을 만들어 관리하는 경우도 있었다.
군의 복지를 위해 만들었다는 복지단이 실제는 고급장교들이나 장군들을 위한 부분에만 신경을 썼지 병영에 갇힌 병력들 특히 격오지 병력들에겐 그림의 떡이었다.
7사단 칠성부대에 가면 칠성사이다를 주고 8사단 오뚜기부대를 가면 카레를 주고 15사단 승리부대를 가면 보름달빵을 준다는 웃기는 이야기가 있던 시절...
이런 것 안줘도 되니 잠이나 좀 더 자고 점호시간 덜 깨지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았던 시절...
심부름을 하러 부대 밖에 나왔을 때 사진에 나오는 토끼가 그려진 보름달 빵에 칠성사이다를 부대 근처 잡화점에서 재빠르게 사서 마시고 입을 닦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