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매운 음식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음식에 흔히 쓰이는 마늘, 생강, 후추, 카레 등은 음식물의 부패를 막는 효과도 있지만, 자율 신경을 흥분시켜 피로감을 덜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향신료가 열(熱)의 성질을 띠고 있어서 소양인에게는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그래서 소음인과 태음인에게는 향신료가 좋을 수 있다. 특히 태음인은 고추냉이, 겨자 등을 듬뿍 찍어 먹으면 기분이 약간 업(up)되는 느낌이고, 소음인은 매운 고추를 먹으면 얼굴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며 속이 따뜻해지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이 좋아진다. 유명한 낙지 집에서는 아주 매운 청양고추도 모자라 ‘캡싸이신’이라는 매운 맛이 강한 향신료까지 혼합하여 식도가 타는 느낌이 들도록 강하게 자극을 유발한다.
매운 맛은 혀의 감각기로 맛을 아는 것이 아니고 통각을 자극하는 것이다. 그래서 통증에 대한 감각이 둔한 소음인과 태음인은 매운 자극에도 강하다. 동시에 매운 맛은 시고, 쓰고, 달고, 짠 맛을 느끼게 하는 센서(sensor)를 자극하여 입맛도 좋게 해준다. 특히 매운 맛은 신경전달물질을 감소시켜 스트레스에도 좋고 통증을 완화시켜주는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소양인이 열성이 강한 향신료 들은 한의학적으로 풍(風)과 열(비생리적인 열)을 많이 형성하여 소화기능 계통인 비장, 췌장으로 열(脾熱)이 많이 몰린다. 그래서 소양인이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외식(外食)을 즐기면 급 · 만성 췌장염을 잘 일으킨다. 흔히 소화는 잘 되는데 매운 음식, 커피 등을 많이 먹으면 왼쪽 갈비 밑이 더부룩하다. 이런 경우 혈중 아밀라제가 증가한다면 췌장염이 되고 이런 염증이 장기화되면 췌장암으로 진전될 수도 있다.
이처럼 열성 물질은 자율신경계를 흥분시켜 부교감신경이 우위에 있는 체질에게는 기분을 업(up)시키고 의욕을 고취시킨다. 하지만 소양인이나 태양인처럼 이미 교감신경이 우위에 있어 아무런 생각이 없이 생각나는 대로 바로 반응하여 자신에게 득(得)이 되는지 실(失)이 되는지 따지지도 않고 바로 행동에 옮기며, 잘 못된 것을 보면 앞뒤 재지도 않고 바로 입바른 소리를 해야 하고, 항상 깨끗해야 한다고 정직을 앞세우며, 잘 흥분하는 소양인체질은 과다하게 자율 신경이 흥분되어 있어 성격도 급해지는 것이다. 여기에 대부분 열의 성질을 띤 향신료를 과다하게 섭취하다보면 간의 양(肝陽)이 위로 항진되어 손바닥이 빨갛고, 짜증을 잘 내고, 아침에 일어나면 입이 쓰며, 눈에 충혈이 잘 되고 나중에는 혈압도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소양인은 매운 음식을 먹지 말고, 태양인은 화를 내지 말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아토피성 피부염은 산모가 아이를 분만하고 있는 동안 자극성이 강한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을 먹었거나, 많은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맡아 모체에 생긴 비정상적인 열이 이미 형성되어 태어난 것으로 본다. 후천적으로 음식 조절을 잘못하여 비장에 수분이 많아져 습열(濕熱)이 형성되고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열이나 풍사(風邪-병원균)가 면역이 낮은 소양인의 체내에 침입될 때 형성된 것으로 본다.
아울러 피부 알레르기를 나타내는 전체 성인의 2/3는 그들의 유아기에 있어서 부모로부터 애정결핍이 뚜렷한 것이라 하였다. 그들은 유아기에 있어서 보편적으로 욕구불만의 상태에 대하여 공격적인 반응으로 억압하였거나 그 반대로 자학적인 경향으로 사춘기를 맞이하였음을 인정하였다. 이런 경험은 자연히 그들의 성격구성에 뚜렷한 편협성(偏狹性)을 가지게 하여 오게 한다.
아울러 소양인은 음허화동증(陰虛火動證)이 겸하여 있어 사춘기 이후엔 성적인 욕구가 비정상적으로 심하게 발동하게 되는데 그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으면 자위하거나, 자신의 피부를 긁어 대는 자학으로 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소양인은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심심하고 덤덤한 맛을 약으로 먹는다고 생각하고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성적인 욕망도 급히 발설하려고 서두르지 말고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기다림의 철학을 배워야 피부 알레르기 반응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