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회 (강서중학교 제9회)

무창포에서의 "바다 낚시"   지난 금요일날 퇴근시간- 밖은 어둠이 깔려오는데 길에는 차가 꽉막혔다. 잠간 쉬려고 시작한 바둑이었는데.. 11시가 다 되었네- 죽었다! 생각하고 서둘러 집에오니 열두시다.   소파엘 보니- 옷가지들이 부산하다. 아- 내일 바다낚시 간다했지??? 갈까? 말까? 망설이는데.. 남자가 약속을했으면... 가야지요???? 아- 네 네 네 (순종해야지-) 소파에서 잠간 눈만 붙이고 가야겠다고  깜박했는데- 새벽에 핸드폰이 왔다 다들모였는데- 나만 안나왔단다.   서둘러 나가보니 봉고차 2대에는 꾼들이 꽉차있다. 졸려워서 자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올랐다. 잠결에 비몽 사몽으로 주님의 기도를 바치며 마음속으로는 고기좀 많이 잡게 해 달라고...빌었다. 창밖은 어두웠지만 불빛속에 들추어보는 먼 풍경들은 그런대로 볼만하다.   모두가 잠이드니- 이렇게 조용한것을... 뭣 때문에 죽자사자 모두들 바쁘게사나?? 분주하기만 했던 일상을 벗어나니- 자연으로 향하는 발길은- 기대와 흥분으로 잔잔하게 이는 마음의 동요는 한마디로 야-호!  야~아~호 였다.   앉은 좌석이 마냥 불편한 가운데 한참을 "냅다" 달렸을까? 창밖으로 정겨운 시골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마냥 포근한 어머니의 품처럼... 우리를 반겨주는 듯이 아~ 나의 말년은.... 저런곳에서 보내야 할 텐데.... 그렇게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아름다운 시골의 풍경에 흠벅 젖어들 무렵에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충남의 무창포 포구는 구식과 신식이 어우러진 조그마한 포구였다. 파랗게 맑은 바닷물과 곁에는 넓은 백사장이 해수욕장이다. 먼 바다에는 작은 섬들이 저마다 푸른 숲으로 한껏 치장을 하고...아름다웠다.   이른 새벽녁- 서둘러 수속을 마치고  미끼, 술, 물, 고추장, 잡동사니를 챙겨서 우리일행은 일제히 두배에 올랐다.  한쪽은 젊은들이...또 한배에는 쉰세대(노털들이)들이- 배는 푸른 바닷물을 가르며 힘차게 바다로...바다로 달렸다. 그제서야 멀리 산기슭에는 동이터오는듯 ... 저녁 노을보다 더 곱게 타오르는 붉은 하늘은 한폭의 그림이었다.   바다쪽에서 바라다보는 뭍(육지)은  떠오르는 태양아래 평화롭게 산기슭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과 숲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이렇듯 신비스럽도록 아름다운 풍경과 싱그러운 바닷바람속에 평생의 쌓인 피로가 일순간에 스러진다.   모두가 도구를 챙기며 채비를 갖추려고 부산할 때 나는 바다와 풍경과 갈매기, 일행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내 바다 한 가운데 배가 멈추는듯 서자   "일행은 약속이나 한듯이 일제히 낚시를 바다에 던졌다." 묵직한 찌가 한참만에야 바닥에 닿은 느낌이 손끝에 전해진다.   순간 모두가 조용하다. 마치 도를 닦는 중생들의 모습이 이러할까? 한참동안은 다들 심각 할 정도로 조용했다 마치 자기마다 무슨 비법이라도 있는듯한 표정이다. 참말로 웃겨...   그때- 나왔다! 모두가 눈길을 보내면서도 못내 표정은 심각하기만 하다. 첫 낚음은 배의 뒷머리 주변에서 나왔다.   그렇게 시작된... 나왔다! 또 나왔다! (마치 미친늠들 같이~) 우럭, 광어, 놀래미, 갑오징어, 상어새끼 같은놈, 첨보는 놈도.. 몇시간 동안이나...계속되었다.   옆배에서도 난리가 났다. 모두가 신이났는데- 그런데 나는 이게 뭐야?  감감무소식이다. 괜히 따라왔어? 그러나 선수는 후반전이다?   참는것도 한계가 있었다. 온 신경을 손끝에 모으고 살피고 있는데- 뭔가가 이상하다? 느낌이 왔다. 마치 낚시가 무거운 무엇엔가? 끌려가는 것같은~ 끌어올려보니, 조그마한 우럭이었다. 그리고 부터 계속해서 여섯마리를 잡았던가? 이게 왠일이랑가? 이번엔 큼직한 것 두마리가 한꺼번에 올라왔다. 난 너무 신이났다.(이렇게 조을 수가, 아주...기절을 할 뻔 했다) 그래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잡은 고기가 물통을 채워나가는 중인데... 멀리있는 저쪽 배가 조용하다. 수상했다.   얼시구 저것들이... 옹기종기 앉아서...뭐하는거지? 어~엉, 뭐야! 아니 저것들이 "지그들끼리만 회를 처(쳐) 먹고있네!" 아마도 디지게 먹고 있나보다- 이쪽을 바라보지도 않고....(저것들이...)   약이 올랐지만- 잡을 욕심에 다들 소리만 지를뿐이다... 그렇게 한 참이 지났다. 배가 출출한데도 잡는데만 신경을 쓰고 통 먹을 생각을 안한다.   한참만에 선장이 나와서 횟감을 주섬주섬 챙긴다. "배고~파요! 먹고합시다!" 식사 전 기도를 바치는둥 마는둥... 살아있는 생선을 잡아서 초장에 찍고서는... 이슬이 한잔의 맛이 너무 조타 좋아- 마니 조았다... "우럭10마리, 이슬이 10병"은 배고픔을 달래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는 5분 대기조 처럼 잽싸게 낚시를 하는데.....   이제는 눈섭이 휘날리게 잡아야 한다. 시간이 아까웠다. 한참만에 나는 또 두마리를 한꺼번에 잡았다.(장원이다!) 작년에도 인천에서 그랬었는데... 와~ 시인나안다아~였다.   2차로 먹는 시간이다. 소주가 몇병이 안 남자... 난리가났다. 조금씩 마시라고... 언간히(만땅..) 먹었다. 8명인데도 앞편과 뒷편에서 서로 소주를 꼬붙이고...ㅋㅋㅋㅋ 모두가 얘들같다. 한잠 잤으면 싶었다. 배부르고 한잔했더니... 심신이 나른하다. 배부르다는 신호다.   이제는 자리를 옮겨서 "쮸꾸미"를 잡는단다. 쬐끄만한늠을 뭘잡느냐니까? 재미있고, 맛도 조탄다. 그랬다 세발낚지만한것이 연실 올라온다.   재미가 있었지만... 나는 하나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사진을 찍었다. 힌거품의 뱃길도... 옆에서 고기 낚는 모습도, 우리 일행의 모습도.. 오후 3시경에는 잡을 만큼 잡았으니... 모두가 피곤한 모양이었다.   두배의 17명이 약 400여마리를 낚았으니... 그래도 괜찮았다. 모두가 흠족한 표정이다.   배에서 내리니 출출하다 매운탕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한잔씩 나누고... 서울로 향했다. 운전자를 빼고는 모두가 정신없이 잠을 잔다. 모두가 피곤한 모양이다.   서울에 도착하여 성당 앞에 "홍어집"에다 맡겨서 매운탕을 끓였다. 매운탕 국물 맛은 일품이었다. 거기에다 소주 한잔-   가까운 형제, 자매들을 초대하여 함께 나누며 내일이 일요일이니- 밤 늦도록 마시며 낚시이야기와 담소로 꽃을 피웠다. 참! 즐거운 하루였다.   하나의 흠이라면... 배와 선장, 충청도의 인심이 옛날같지 않았던 점(장삿속??) 그리고 일인당 경비가 80,000원은 좀 과했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회장님께서도 언급하셨듯이 앞으로는 재고의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참! 좋았다. 오랜만에 자연속에서 함께하며 하루를 보낸 것이.. 그 나눔의 시간은 아마도 나의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으리라. 아주 오래도록....   2004년10월16일 충청남도 무창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