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비리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만 갈수록 그 수법이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학교 공사비를 이중으로 타내고, 학생에게 줄 장학금까지 빼돌려서 개인 통장에 입금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조태흠 기자가 그 실태를 고발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사립고등학교. 지난 2008년 8월 행정동에 엘리베이터를 새로 설치했습니다.
<녹취> ○○고등학교 직원 : "왜 이렇게 나를 화를 나게 만들어! 내 입장은 생각 안 하냐고!"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교육청에서 엘리베이터 공사비를 이중으로 타내 7천만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심각한 건 학생 장학금입니다. 학생들한테 지원해야 할 돈 가운데 무려 7천여만 원이 학교 통장이 아니라 직원 개인통장에 입금됐고, 집행 내역도 없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학교 발전에 써야 할 기부금 4천여만 원은 학교에 있는 교회 목사의 전별금으로 썼습니다.
<녹취> ○○고등학교 직원 : "잘못한 것도 없고.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으니까, 그 결과가 나오면 분명해지지 않겠어요."
이 학교는 건설회사와의 수상한 거래가 드러났습니다. 지난 2006년 공사를 마친 3미터 높이의 옹벽입니다. 이 학교 이사장은 공사 직후 건설회사에서 뭉칫돈을 받았습니다. 개인통장으로 들어온 돈은 3천8백만 원.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이렇게 횡령 의혹이 제기된 돈은 1억 원이 넘습니다.
<녹취> △△고등학교 직원 : "선 공사가 되면, 그 (건설업자) 통장에 이사장님이 돈을 보내주셨으니까. 계약이 되면 이사장님 통장으로 (선 공사비를 돌려) 받으신 거죠."
비리 의혹이 터지면 학교들은 이처럼 하나같이 오해가 있었다며 발뺌합니다.
<인터뷰> 김형태(서울시 교육의원) : "이사장이 학교를 자신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고 돈을 마음대로 쓰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사립학교 세 곳에서만 이 같은 비리 80여 건을 적발해 10여 건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소재 모든 사립고에 대한 감사를 벌여 추가 고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검찰 수사도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추적 조태흠입니다.
입력시간 2011.04.15 (22:06) 최종수정 2011.04.15 (22:16) 조태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