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혀에 말이 담긴다
라숀은 입속의 혀를 의미한다. 사람의 혀뿐만 아니라 뱀의 혀(시편 140,4) 등 짐승의 혀도 의미했고, 혀 모양의 물건도 모두 라숀이라고 했다. 그래서 ‘불꽃의 라숀(혀)’은 “불길”이요(이사 5,24), 혓바닥처럼 긴 금괴는 ‘금의 라숀(혀)’(“금덩어리”: 여호 7,21.24)이라고 했다.
사람은 라숀(혀)으로 말하기에, 라숀은 말과 관련된 비유적 표현에 많이 쓰인다. 모세는 자신이 말을 잘 못한다며, 하느님에게 “혀도 무딥니다”(탈출 4,10)고 아뢰었는데, 직역하면 ‘랴숀(혀)이 무겁습니다’이다. 한편 고대 이스라엘에서도 말이 너무 많은 사람은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라숀(혀)의 사람’은 “험담꾼”이요(시편 140,12), ‘라숀(혀)의 주인’은 “주술사”(코헬 10,11)의 뜻이다. 라숀은 때로 “언어”(창세 10,5)나 “말”(느헤 13,24) 등 추상명사로도 옮긴다.
구약성경에는 하느님 자비의 말씀(라숀)이 가득 차 있지만, 때로 쓰디쓴 경고의 말씀도 있다. 오늘 독서를 보자. 하느님은 악인에게 경고하는 말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우리에게 요구하신다. 복음의 예수님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타이르는 말이나 증인의 말도 듣지 않고 교회의 말조차 듣지 않는 자는 어쩔 수 없다. 다른 민족이나 세리 같은 사람으로 여기라고 하신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으로 명심해야 할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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