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8장의 첫 본문은 과부와 재판관의 비유인데, 누가의 고유 자료입니다. 이 본문은 특이하게 저자가 본문의 기록 의도를 밝히고 나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1절을 보겠습니다.
1 예수께서 그들에게, 늘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비유를 하나 말씀하셨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한 과부가 재판관을 찾아가서 자기 권리를 찾아달라고 졸랐다는 말로 시작합니다. 재판관은 한동안 그 말을 무시하다가 귀찮아서 들어주기로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예수께서 하셨다는 말씀을 보겠습니다. 6~8절입니다.
6 주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불의한 재판관이 무어라 말하였는지 귀담아 들어라.
7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밤낮으로 부르짖는, 택하신 백성의 권리를 찾아 주지 않으시고, 모른 체하고 오래 그들을 내버려 두시겠느냐?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얼른 그들의 권리를 찾아 주실 것이다.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이 본문에도 일세기 후반 교회공동체의 상황이 담겨있는 것 같다고 현대 신학자들은 말합니다. 다시 오신다던 예수님은 오실 기미가 보이지 않고 현실은 더욱 어려워져가는 상황에서 구성원들의 믿음을 북돋우기 위해 교회지도자들이 예수님의 입을 빌어 기록한 본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본문도 누가의 고유 자료입니다. 9~14절을 보겠습니다.
9 스스로 의롭다고 확신하고 남을 멸시하는 몇몇 사람에게 예수께서는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10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하나는 바리새파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세리다.
11 바리새파 사람은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는, 토색하는 자나 불의한 자나 간음하는 자같은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으며, 또는, 이 세리와도 같지 않습니다.
12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내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13 그런데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우러러볼 엄두도 못내고, 가슴을 치며 '아, 하나님, 이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1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의롭다는 인정을 받고서, 자기 집으로 내려간 사람은 저 바리새파 사람이 아니라, 이 세리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
이 본문 역시 예수께서 서기 30년대 초에 하신 말씀이 아니라, 일세기 후반, 교회공동체에서 공동체 내의 갈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지도자들이 예수님의 입을 빌어서 한 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대 신학자들의 견해입니다. 유대교의 흔적이 예수 공동체에 남아 새로운 흐름을 방해하는 것을 경고할 목적이 담겨있다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본문은, 예수께서 어린이들을 칭찬하셨다는 내용과, 예수님께 영생의 길을 묻는 사람에게, 가진 걸 다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라고, 그러면 하늘에서 보화를 차지하게 될 거라고 말씀하시는 내용입니다. 이 본문들도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모두 수록되어 있습니다. 설명이 필요하신 분은 마태복음 19장 강해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지는 본문은, 예수님이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세 번째로 예고하시는 내용과, 눈먼 사람을 고쳐주셨다는 내용인데, 이 본문도 마태복음과 마가복음에 모두 수록되어 있습니다. 역시 설명이 필요하신 분은 마태복음 20장 강해를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