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괴롭고 안하면 외롭고 - 장경동
암캐와 수캐는 교미를 통해 새끼를 낳습니다. 둘이 교미할 때 나오는 사랑을 ‘찌릿찌릿’이라고 합시다. 그리고 신이 사람을 사랑할 때 나오는 것은 ‘찡’이라고 합시다. ‘찡’은 차원이 높은 정신적인 사랑을 뜻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사랑할 때 ‘찡’과 ‘찌릿찌릿’ 두 가지가 모두 흐릅니다. 먼저 본질인 ‘찡’이 작동합니다. 마음으로 먼저 사랑한다는 뜻이지요. 그러다가 몸이 참기 힘들면 ‘찌릿찌릿’한 사랑을 표현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이 ‘찡’과 ‘찌릿찌릿’을 동시에 표현하는 부부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두 가지 선 중 하나가 약해집니다. ‘찡’이 끊어지고 ‘찌릿찌릿’만 붙습니다. 더 큰 문제는 ‘찡’이 끊어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붙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불륜이라고 합니다.
보통 경상도 남자들은 무뚝뚝하다고 합니다. 그들이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표현을 잘 안합니다. 그런데 술집 여자에게 이야기할 때는 다릅니다. 경상도 남자들에게도 당연히 친절이 있습니다. 다만 아내에게만 안 할 뿐이에요
아내들이 자존심만 세우지 말고 술집 여자가 하듯이 하면 남편들이 얼마나 좋아할까요?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개를 좋아하고 집에서 많이 키웁니다. 개에게서 발견되는 두 가지 중요한 습성이 있습니다. 개는 주인이 배신하지 않는 이상 절대 자신이 먼저 배신하지 않습니다.
또한 집에 들어가면 아무도 자신을 환영해 주지 않더라도 유독 개는 미치듯이 낑낑대며 좋아합니다. 못된 짓을 하고 와도 반가워하는 건 개뿐입니다. 사람은 누구든지 다른 이로부터 반가움의 표시를 받고 싶어 합니다. 하다못해 개에게서라도 말입니다
남도 아닌 남편이 하자는 일이 있으면 잘잘못을 따지거나 머리를 굴리지 말고 그냥 개처럼 반겨 주면 어떨까요?
문제를 풀어 가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두세요. 한겨울에 눈이 수북이 쌓였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눈을 치우려고도 하지 마세요. 해만 뜨면 눈은 스스로 녹아서 없어지고 맙니다. 문제라는 건 해결하려고 하면 할수록 꼬입니다. 문제는 놔두고 사랑으로 회복하면 됩니다
평생 서로를 보며 가슴 떨면서 사는 부부는 없습니다. 60대 이상 된 부부는 그냥 친구처럼 삽니다. 그 나이쯤 되면 서로 살이 닿아도 내 살인지 네 살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물처럼 아무런 맛도 의미도 느껴지지 않으면 그것이 진짜 부부입니다.
서로 안 맞는 것이 아니라 서로 노력이 부족한 것일 뿐입니다.
이혼하는 부부에게 이유를 물어보면 “서로 안 맞아서”라는 대답이 의외로 많습니다. 부부가 이혼하는 건 안 맞아서가 아니라 사랑이 식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혼할 때 조금 더 잘 맞는 사람하고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창 사랑을 하고 있을 때는 힘들지 않지만 사랑이 식으면 힘들기 때문입니다.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잘해줍니다. 단, 사랑할 때에만 그렇다는 것이지요.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이 잘못할수록 더 불쌍히 여깁니다. 지금 남편이 잘못할수록 불쌍한가요? 아니지요. 오히려 보기 싫잖아요. 그럼 당신은 남편(아내)을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좋아했다가 싫어하는 것일 뿐이에요. 왜냐면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어떻게 사랑하는데 이혼하겠어요? 좋아하니까 싫어질 때 이혼하는 거지요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과 결혼하는 것은 다릅니다. 남자는 모든 여자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결혼은 한 여자와만 합니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여자는 소용없고 결혼하는 여자가 최고입니다.
내가 바뀌면 아내도 바뀌고, 내가 바뀌면 남편도 바뀝니다
결혼은 사실 직업 선택보다도 더 중요합니다. 직장은 정년퇴직이 있지만 결혼에는 없습니다. 직업에는 정년이라도 있지만 결혼에는 정년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직업을 선택할 때보다 더 신중히 결혼해야 합니다.
남녀가 여름과 겨울을 함께 지내보지 않고 결혼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여름은 더울 때, 옷을 벗었을 때 입니다. 겨울은 추울 때, 옷을 껴입었을 때 입니다. 뜨겁게 사랑할 때와 사랑이 식어서 정말 꼴도 보기 싫어졌을 때를 견딜 수 있으면 결혼하라는 말입니다
결혼 전에는 신중하게 고르고 결혼 후에는 참고 견뎌서 절대 이혼하지 않아야 합니다. 결혼은 참는 거예요. 인내의 연속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참 똑똑합니다. 풍부한 지식은 부모 세대에 비할 것이 못됩니다. 그런데 왜 요즘은 이혼율은 더 높아져만 갈까요? 서로에 대해 참을 줄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결혼할 때 충분히 대화하고, 고민한 후에 결정하고, 그렇게 해서 결혼을 했으면 참고 살아가세요
결혼을 잘하려면?
첫째, 결혼은 철든 사람하고 해야 합니다. 철부지하고 결혼하니까 결혼생활이 어려운 것입니다
둘째, 결혼 전까지 자기를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셋째, 부모가 너무 반대하는 결혼은 하지 마세요.
넷째, 투자해야 할 사람한테는 과감히 투자해야 합니다. ‘이 사람이다’하는 확신이 있으면 투자하세요. 부모들은 사위와 며느리를 고르는 것만 신경 쓰지 말고 내 자녀가 정말 준비되었는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일단 자기 자녀를 똑바로 키워 놓고 거기에 맞는 사위와 며느리를 찾아야 수준이 맞는 것입니다
남녀가 사귈 때는 좋은 것만 봅니다. 그것은 단편적인 것입니다. 그들이 결혼을 한 후에는 결코 좋은 것만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좋은 것과 나쁜 것 두 가지를 다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빛만 알면 아는 게 아닙니다. 어두움을 알 때에야 비로소 빛도 알고 어두움도 아는 것입니다
사랑은 길게 가야 하는데, 남자들은 여자를 얻기 위해 한꺼번에 사랑을 쏟아 붓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자들의 결정적 약점이지요. 그러니 결혼한 후에는 그 사랑이 고갈되는 건 당연한 이치이지요. 왜 사랑을 한꺼번에 다 쓸까요? 그러지 않으면 여자를 데려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은 후에 아내들은 걸핏하면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합니다. 반면에 남자들은 왠만큼 아파도 아내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여자들은 문제 해결 이전에 공감을 표현해 주길 바랍니다. 여자들은 영혼이 담긴 한 마디를 원할 뿐입니다. 하지만 여자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생각해서 표현해 주는 것은 남자의 뇌 구조상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건 남자들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닙니다. 아내들이 아플 때 잘해 주는 법을 보고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안 하던 짓을 하는 게 제일 어려운 법입니다
유능하지만 무심한 남편과 무능하지만 따뜻한 남편이 있다면 어떤 사람을 고르겠어요? 유능하면서 따뜻하기까지 한 남편을 만난다는 건 아내들의 욕심이에요. 일반적으로 아내를 위해 살면서는 유능해지기 어렵고, 본인이 부족하면 아내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여자가 나이 들면 건망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자동차 키를 손에 들고 그것을 찾는 우스운 경우도 생기지요. 그런데 이런 아내라도 남편에게 서운한 건 잊지도 않고 30년이 넘도록 기억하니 남자들이 미치지 않겠어요? 가능한 한 아내를 서운하게 하지 맙시다
부모와 자식이 싸우면 결국 모든 싸움은 자식이 이깁니다. 자식이 옳아서 이기는 게 아니라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식에게 지는 것입니다. 사랑을 많이 하는 쪽이 지는 것입니다. ‘지는 게 이기는 거다’라는 말이 이래서 나온 것입니다
아이 교육의 핵심은 부모에 대한 사랑과 아이에 대한 믿음입니다. 아이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는 믿는 만큼 성정하기 때문이죠.
싸움은 한쪽이 단독으로 결정할 때 발생하는 법이에요. 그러므로 모든 결정은 가족이 상의해서 내리는 게 중요합니다
실험을 했습니다. 쥐 앞에 물 한 잔과 술 한잔을 놓았습니다. 쥐는 무엇을 마실까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쥐가 물을 마실 것이라는 사람과 술을 마실 것이라는 사람으로 나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쥐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물만 마십니다.
제가 생각하는 인생 네 박자론이 있습니다. 배우자가 자신을 외롭게 하지 않고, 자신 스스로도 외롭지 않으면 1등입니다. 반면에 상대방을 외롭게 하고, 자신 스스로도 외로우면 4등입니다. 상대방이 나를 외롭게 하더라도 나 스스로 안 외로우면 2등이고, 상대방을 외롭게 하지는 않는데, 스스로가 외로우면 3등입니다. 그래서 부부는 스스로 외로워지지 않는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사랑이 없어도 대화가 되는 단계가 있습니다. 남편(아내)가 딱하게 느껴질 때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측은지심의 단계죠. 그 단계가 되면 아내의 말이 듣기 싫어도 자연스럽게 들리게 됩니다. 대화의 고통보다 아내가 소중하다고 느끼기 때문이지요
남자는 사실을 보고 여자는 진실을 봅니다. 남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대화를 하고, 여자는 공감을 목적으로 대화를 합니다. 그래서 여자들이 대화 속에서 원하는 것은 감동입니다
남편들은 이야기를 듣고 결론을 내리려고 하지만, 아내들은 자신의 말을 듣고 공감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배우자 제1의 조건은 저는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배우자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성격이 아주 못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못생겨서 이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부부 이혼 사유의 1순위는 ‘성격’차이입니다
사주에 ‘여자가 많이 붙는 사람’이라고 나와 있다면 그건 문제가 안 됩니다. 산부인과 의사를 하면 됩니다. 여자들이 자꾸만 달려드니 얼마나 병원이 잘되겠어요?
“끔찍한 시아버지는 미래의 남편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 말은 옳은 것 같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친구가 돈 빌려달라고 하는데 안 빌려준다고 나쁜 놈이라고 하며 빌려 달라고 하는 친구는 좋은 놈인가요?
돈 있는 사람은 돈을 쓰고, 돈 없는 사람은 절약해야 합니다. 부자가 돈을 안 쓰면 돈이 안 돌아서 없는 사람들이 더 힘들어지잖아요
아내들은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그저 잘 들어주기를 바라지만 남편들은 결론만 얘기해주기를 원합니다.
아내의 희생이 원망이 되지 않으려면 남편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건 아내의 희생을 알아주는 것입니다. 그걸 알아주면 부부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안 생깁니다. 몰라주기에 아내가 억울해하는 것입니다.
“여보, 힘내세요”라고 격려하는 아내가 되세요. 남자들은 똑똑하고 합리적이고 지성적인 여자보다, 포근하고 넉넉하며 너그러운 아내를 기대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격려로 살아갑니다.
부자가 행복하면 1등입니다. 가난해도 행복하면 2등입니다. 부자가 불행하면 3등이고, 가난하면서 불행하면 꼴찌입니다.
여자는 매일 아프다고 해도 남자보다 보통 10년을 더 삽니다. 40대가 넘은 여자들은 그냥 벌떡 일어나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아야야야,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어깨야”
이렇게 매일 아프다고 해도 남자보다 10년을 더 삽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가 뭘까요? 일단 여자가 남자보다 재질이 좋습니다. 성경에 보면 남자는 흙으로 만들었는데, 여자는 뼈로 만들었기 때문에 재질이 좋습니다. 그러니 오래 살 수밖에요.
결혼 전에 서로 사랑하던 남녀가 결혼하고 아기를 낳으면 남자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고, 여자는 자식에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여자는 스스로 건강을 잘 지키는데, 남자는 여자가 돌봐주지 않으면 무너져버립니다
입술의 30초가 가슴의 30년이 됩니다. 남편이 아내 가슴에 못 박는 소리를 하면, 남편은 기억도 못할지라도 아내는 30년이 지나도록 그 말을 한 자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누라’는 ‘마주보고 누워라’
여편네는 ‘옆에 있네’
여자는 우격다짐해서 이길 수 없습니다. 여자는 힘에 약한 것이 아니고 감동에 약합니다. 그러므로 여자는 감동시켜서 이겨야 됩니다
신혼 초에는 우격다짐으로 아내를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흔이 넘어서는 남편이 눈에 힘을 주어도 아내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편을 가소롭게 여깁니다. 그러니 가장 좋은 방법은 힘이 아닌 아내를 감동시키는 것입니다
어느 한 사람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나면 많은 남자들이 주식에 몰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1명이 성공하면 99명이 울어야 하는 것이 주식입니다. 그런데 1명의 성공신화에 도취되어 999명이 실패한 이야기를 잊어버립니다. 여자는 999명이 울었다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남자는 1명이 웃었다는 이야기에 도취됩니다.
돼지는 결코 밀어서는 안 넘어집니다. 긁어야 넘어집니다. 살살 긁어주면 네 다리를 다 들어 배를 보이는 것이 돼지란 놈입니다. 이런 돼지를 여우가 못 다룬다면 그건 여우의 잘못입니다. 훌륭한 여우에게는 돼지를 다룰 줄 아는 기술이 있습니다
인생을 아름답게 살아가려면 인생을 단면으로만 보지 말고 양면으로 보세요. 양면으로 보아도 풀리지 않으면 사면으로 보세요. 그러면 인생이 더 즐거워집니다
‘남편(아내)과 살고 싶으면 바꾸려 하지 말고 포기하자’는 말이 정답이 아니라 ‘함께 살고 싶으면 바꾸어질 때까지 차근차근 노력해보자’는 말이 정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