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한 법의 잣대로 피의자 심문과 조사를 진행하는 추상(秋霜)과 같은 존재. 우리는 이들을 수사관이라고 부른다.
사건에 담긴 죄질을 밝혀내기 위해 치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거칠고 험한 현장도 마다하지 않는 수사관 역할에 도전한 공군 최초의 여성 부사관이 공군 여성인력의 인권보호 파수꾼으로 본격적인 업무를 개시했다.
공군 군수사령부 법무실 윤혜진 중사(29세, 부사관후보생 183기). 그녀의 공식 타이틀은 공군 검찰수사관이다.
검찰수사관은 초동 수사를 담당하는 헌병수사관과 역할이 조금 다르다. 헌병수사관의 초동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에 이첩된 피의자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검찰수사관의 몫이다.
검찰수사권을 가진 여성은 공군에서 윤중사가 유일하다. 최초의 여성 수사관일 뿐만 아니라 공군 유일의 여성 검찰수사관인 셈이다.
올해 초 공군 검찰부가 여군 수사관으로 윤혜진 중사를 선발한 것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공군 여성인력의 기본권과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다.
“수사관의 중요한 임무중 하나는 피해자의 아픔을 같이 나누는 상담자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윤중사는 “여성 특유의 포근함과 세심한 배려로 여군과 여군무원, 군가족의 고충을 들어주고 특히 여성이기 때문에 겪게 되는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자신의 역할을 정의한다.
윤중사가 처음부터 검찰수사관이었던 것은 아니다. 군 입대 전 전자공학도였던 윤중사는 비행단 무장정비사로 군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일찍 출근하고 늦은 밤 퇴근하며 정비 업무에 몸담아온 가운데도 윤중사는 임무를 마치고 기지로 무사히 돌아오는 전투기를 보면 뿌듯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중사는 가끔씩 들려오는 군내 여성인력과 관련된 안 좋은 사고나 사건소식을 접할 때 마다 여성 피해자들이 속사정을 털어놓을 곳이 없다는 현실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정비사를 뒤로하고 과감하게 군 검찰수사관·군사법원서기 전형시험에 도전한 윤중사는 군내 여성인력 인권보호에 앞장서겠다는 굳은 결의로 4년간 공부해야 할 엄청난 학습량을 5개월 만에 소화해내며 검찰수사관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윤중사는 공군에서 발생되는 각종 성희롱, 성폭력 등 여성인력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건 수사에 투입되고 있다. 윤중사는 “수사라는 다소 거친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여성 권익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먹었던 그때를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업무의 전문성을 위해 “수사는 물론 상담과 관련된 교육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윤중사는 “공정한 수사도 중요하지만 사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며 “이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낚시와 라틴댄스가 취미라는 윤혜진 중사.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떠는 것, 쇼핑을 좋아하는 평범한 20대 여성이지만 투철한 도전정신으로 여군 검찰수사관이라는 어려운 관문에 들어선 그녀는 “선도적으로 여성인력을 받아들였던 공군이 여성에게 가장 일하기 좋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제작 : 군수사 정훈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