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과
몇일 (2)
며칠에 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며칠을 몇일로 볼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몇'의 발음과 관계있습니다.
'몇'을 발음해 보면 /멷/으로 발음됩니다.
'몇'에 조사나 어미를 결합하면,
받침의 발음이 살아납니다.
몇이나 : /며치나/
몇으로 : /며츠로/
몇을 : /며츨/
그런데, '몇'에 'ㅇ'으로 시작되는
낱말을 결합해보면,
'몇'의 'ㅊ'음이 나지 않습니다.
몇 안 되는 : /멷 안되는/ 또는
/며단되는/
몇몇 우수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 /면멷/ /우수한/ 또는 /면며두수한/
예문이 좀 맘에 안듭니다만, 대충
이렇습니다.
'몇'을 띄어서 읽으면 /멷/으로
소리나고,
붙여서 읽어도 /멷/의 'ㄷ'음이
뒤로 연결되어 발음되죠...
그럼, '몇+일'을 볼까요?
기원적으로는 '몇+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현재의 발음을 보면 /며칠/로 발음되고
/며딜/이나 /면닐/로 발음되지
않기 때문에 합성어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몇일'이 아니라 '며칠'이라는
단어로 봐야 한다는 것이죠.
추가적으로 우리말 합성어 발음의
특징을 들고 있는데,
뒤에 따라오는 형태소의 두음(첫음)이
'이(혹은 반모음 /j/'일 경우
앞에 있는 말의 받침이 대표음으로
바뀌면서 사이에 'ㄴ'이 덧나는(더하여
발음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앞일'은 /압닐/로 되었다가 /닐/의
'ㄴ'의 영향을 받아서 /암닐/로 발음되고,
'잣엿'은 /잗녇/으로 되었다가
/녇/의 'ㄴ'의 영향을 받아서 /잔녇/으로...
'낮일'은 /낟닐/로 되었다가 /닐/의
'ㄴ'의 영향을 받아서 /난닐/로 발음됩니다.
'앞일'이 /아필/로, '잣엿'이 /자셛/으로,
'낮일'이 /나딜/로 발음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처음에 '몇'과 마찬가지로 조사나
어미와 연결되면 받침의 발음이 살아납니다.
앞으로 : /아프로/
잣이 : /자시/
낮에는 : /나제는/
그렇다면, '몇+일'이 /멷닐/이
되었다가 /닐/의 'ㄴ'의 영향으로
/면닐/로 발음된다면
'몇+일'의 합성어로 보아 '몇일'로
볼 수 있을텐데, 그렇게 발음되지
않고 /며칠/로 발음되므로 '몇'과
'일'이 결합한 합성어로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몇월'의 발음을 보면, /며둴/로
발음되는 점을 본다면, 좀더 이해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