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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왜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지는가
[1] 사진은 쉬워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어렵다
1. 사진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1) 회화에서는 화가가 현실을 해석하여 그렸다는 사실이 쉽게 드러난다.
① 그러나 사진은 실제 대상에서 반사된 빛을 기록하기 때문에 현실의 복사본처럼 보인다.
②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사진이 대상의 과거 존재를 증명하는 근본적 성질을 ‘그것이-존재했음(That-has-been)’이라고 설명하였다.
③ 사진 속 대상이 실제로 카메라 앞에 있었다는 사실은 강하게 전달되지만, 그 대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자동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④ 따라서 관객은 대상을 알아보는 것과 작품을 이해하는 것을 혼동하기 쉽다.
(Roland Barthes, Camera Lucida: Reflections on Photography, 1980)
2. 사진의 사실성은 사진가의 선택과 해석을 감춘다.
(1) 사진은 기계가 자동으로 만든 중립적인 기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선택의 결과이다.
① 사진가는 무엇을 찍고 무엇을 제외할지 선택한다.
② 촬영 위치, 거리, 렌즈, 프레임, 노출, 초점, 순간을 결정한다.
③ 촬영한 사진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순서로 보여줄지도 결정한다.
④ 사진은 현실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일부를 선택하고 조직한 이미지이다.
(2) 수전 손택(Susan Sontag)은 사진이 해석된 진술이라기보다 세계에서 떼어낸 현실의 조각처럼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하였다.
① 사진은 현실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 있는 선택과 해석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② 사진의 난해함은 현실을 보여준다는 외관과 현실을 선택한다는 구조 사이에서 발생한다.
(Susan Sontag, On Photography, 1977)
[2] 무엇이 찍혔는지는 보여도 왜 찍었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1. 사진은 대상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촬영 이유까지 보여주지는 않는다.
(1) 관객은 사진 속 사람, 사물, 장소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① 그러나 작가가 왜 그 대상을 선택했는지는 화면에 직접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② 같은 빈 의자도 고독, 죽음, 기다림, 부재, 일상의 흔적 또는 단순한 공간 기록으로 해석될 수 있다.
③ 사진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아는 것과 그 사진이 작품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다.
2. 사진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 화면 밖에 있을 수 있다.
(1) 존 버거(John Berger)는 사진이 보이는 것을 기록하면서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고 설명하였다.
① 사진은 연속된 현실에서 하나의 순간을 잘라낸다.
② 사진 이전에 무엇이 일어났는지, 그다음에 무엇이 일어났는지는 직접 보여주지 않는다.
③ 인물의 생각, 사건의 원인, 사회적 배경, 사진가와 대상의 관계도 화면 밖에 남을 수 있다.
④ 관객은 사진에 보이는 흔적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관계를 추론해야 한다.
(John Berger, “Understanding a Photograph,” Understanding a Photograph, Aperture, 2013)
[3] 사진은 사실을 보여주지만 완전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는다
1. 사진은 증거이면서 동시에 불완전한 정보이다.
(1) 사진은 어떤 사람이 그곳에 있었고 어떤 장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
① 그러나 한 장의 사진만으로 사건의 전체 원인과 결과를 알 수는 없다.
② 사진은 카메라가 향한 방향만 보여주며 프레임 밖의 상황은 제외한다.
③ 같은 장면도 촬영 순간과 위치가 달라지면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2) 따라서 사진의 불완전성은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매체의 구조적 조건이다.
① 사진은 모든 현실을 보여줄 수 없다.
② 오히려 무엇을 포함하고 무엇을 제외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③ 사진을 이해한다는 것은 보이는 것을 확인하는 일뿐 아니라 보이지 않게 된 것을 추적하는 일이다.
(John Berger, “Understanding a Photograph”; Susan Sontag, On Photography)
[4] 사진의 의미는 사진 안에 완성되어 있지 않다
1. 사진은 문화적·사회적 맥락 속에서 읽힌다.
(1) 앨런 세큘라(Allan Sekula)는 사진의 의미가 사진 내부에 본래부터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진이 놓이는 담론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고 보았다.
① 같은 인물사진도 가족앨범에 놓이면 사적인 기억이 된다.
② 신문에 실리면 사건의 자료가 된다.
③ 경찰 기록에 포함되면 신원을 확인하고 분류하는 증거가 된다.
④ 광고에 사용되면 상품을 판매하는 이미지가 된다.
⑤ 미술관에 전시되면 미적·정치적·역사적 해석의 대상이 된다.
(2) 사진의 물리적 이미지는 같더라도 어디에, 누구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제시되는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① 사진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사진 속 대상만이 아니라 사진의 사용 방식도 살펴보아야 한다.
② 사진은 고립된 이미지가 아니라 사회 안에서 유통되고 사용되는 이미지이다.
(Allan Sekula, “On the Invention of Photographic Meaning,” Artforum, vol. 13, no. 5, 1975)
2. 제목과 글은 사진의 의미를 고정하거나 변화시킨다.
(1) 롤랑 바르트는 이미지가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제목과 캡션이 그중 특정한 방향으로 관객의 해석을 이끈다고 설명하였다.
① 이를 이미지에 대한 언어의 ‘정박(anchorage)’ 기능이라고 한다.
② 같은 사진도 제목이 달라지면 다른 사건이나 감정으로 읽힐 수 있다.
③ 작가노트 역시 사진의 의미를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해석의 범위를 선택하고 조절한다.
(2) 그러나 제목과 작가노트가 작품의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
① 텍스트는 사진을 이해하는 근거 중 하나이다.
② 관객은 텍스트뿐 아니라 사진의 형식, 세부, 배열, 제작 배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
(Roland Barthes, “Rhetoric of the Image,” Communications, no. 4, 1964)
[5] 평범한 대상을 작품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어렵다
1. 동시대 사진은 특별한 사건보다 평범한 일상에 주목하기도 한다.
(1)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아름다운 풍경, 결정적인 순간, 극적인 사건, 유명한 인물을 중요한 사진의 대상으로 생각해 왔다.
① 반면 동시대 사진에서는 빈방, 낡은 벽, 주차장, 쓰레기, 식탁, 침대, 흔적, 버려진 물건처럼 하찮아 보이는 대상도 작품이 된다.
② 관객이 사진에서 아름다움이나 극적인 이야기를 기대하면 “이것을 왜 찍었는가”라는 당혹감을 느끼게 된다.
2. 평범한 대상은 그 자체보다 작가가 제기하는 질문 때문에 선택된다.
(1) 샬럿 코튼(Charlotte Cotton)은 「무언가와 아무것도 아닌 것(Something and Nothing)」에서 평범한 사물과 공간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동시대 사진을 설명한다.
① 빈 의자는 누군가의 부재를 암시할 수 있다.
② 낡은 표면은 시간과 사용의 흔적을 드러낼 수 있다.
③ 버려진 물건은 소비와 폐기의 구조를 보여줄 수 있다.
④ 일상적인 공간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사회적 질서를 드러낼 수 있다.
(2) 중요한 것은 대상의 화려함이 아니라 그 대상을 선택함으로써 무엇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가이다.
① 평범한 사진은 내용이 없는 사진이 아니다.
② 익숙해서 보이지 않던 현실을 다시 보게 만드는 사진일 수 있다.
(Charlotte Cotton, The Photograph as Contemporary Art, 4th ed., Thames & Hudson, 2020)
[6] 한 장보다 사진들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어렵다
1. 동시대 사진의 일부는 한 장으로 완결되지 않는다.
(1) 연작·유형학·아카이브·사진책 형식의 작업에서는 각각의 사진보다 사진들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다.
① 비슷한 사진을 반복하면 공통된 구조가 드러난다.
② 서로 다른 사진을 병치하면 차이와 충돌이 발생한다.
③ 사진의 순서를 바꾸면 이야기와 시간의 흐름도 달라진다.
④ 사진의 크기와 간격, 전시장 위치 역시 작품의 의미에 영향을 준다.
2. 한 장만 떼어 보면 평범하지만 전체 배열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진이 있다.
(1) 한 장의 시각적 완성도만으로 모든 사진을 평가하면 연작의 구조를 놓치게 된다.
① 영화의 한 장면만 보고 전체 영화를 판단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② 연작에서는 개별 사진이 문장이고, 전체 배열이 하나의 글과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다.
③ 따라서 “이 한 장이 좋은가”뿐 아니라 “이 사진이 다른 사진들과 어떤 관계를 만드는가”를 보아야 한다.
(Museum of Modern Art, Companion Pieces: New Photography 2020; Charlotte Cotton, The Photograph as Contemporary Art)
3. 그러나 모든 사진이 반드시 연작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1) 한 장만으로 형식적·정서적·개념적 힘을 갖는 사진도 있다.
① 연작은 동시대 사진의 중요한 방법이지 모든 사진에 적용되는 절대적인 규칙은 아니다.
② 작품의 형식은 작가의 주제와 질문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7] 작가의 의도만으로 의미가 결정되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
1. 작가는 사진을 만들지만 의미 전체를 독점하지는 않는다.
(1) 작가는 분명한 의도와 생각을 가지고 사진을 제작할 수 있다.
① 그러나 작가가 의도하지 않은 세부가 관객에게 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 있다.
② 관객은 자신의 기억·지식·감정·사회적 경험을 통해 사진을 바라본다.
③ 같은 사진이라도 시대와 문화가 달라지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2. 바르트의 스투디움과 푼크툼은 이러한 차이를 설명한다.
(1) 스투디움(studium)은 사진을 이해하게 하는 일반적인 문화·역사·정치적 지식이다.
① 관객은 사회적으로 배운 코드와 정보를 통해 사진의 상황을 이해한다.
② 푼크툼(punctum)은 특정 관객을 개인적으로 찌르거나 상처 입히는 우연한 세부이다.
③ 동일한 세부가 모든 관객에게 똑같은 푼크툼이 되는 것은 아니다.
(Roland Barthes, Camera Lucida, 1980)
3. 의미가 열려 있다는 것은 아무렇게나 해석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1) 타당한 해석은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가져야 한다.
① 사진에 실제로 보이는 요소
② 사진의 촬영과 제작 방식
③ 제목과 작가노트
④ 사진들의 배열과 반복
⑤ 사진사·예술사·사회사의 맥락
⑥ 작가가 지속해서 다루어 온 문제
(2) 관객의 해석은 자유롭지만 무제한적이지 않다.
① 작품의 구체적인 증거와 연결되지 않는 해석은 개인적인 연상에 머문다.
② 좋은 감상은 자유로운 상상과 객관적인 근거를 함께 유지한다.
[8] 익숙한 ‘잘 찍은 사진’의 기준이 맞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
1. 사진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은 역사적으로 만들어졌다.
(1) 픽토리얼리즘(Pictorialism)은 부드러운 초점, 안개, 역광, 회화적인 인화법을 사용하여 사진도 회화처럼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① 이후 스트레이트 포토그래피(Straight Photography)와 그룹 f/64는 선명한 초점, 세밀한 묘사, 사진매체의 직접성을 강조하였다.
② 이러한 사진사의 기준은 사진교육·공모전·사진동호회·대중매체를 통해 좋은 사진의 규칙으로 정착하였다.
③ 안정된 구도, 정확한 초점, 아름다운 색과 빛, 분명한 중심 대상이 좋은 사진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졌다.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International Pictorialism”;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Group f/64”)
2. 동시대 사진은 이러한 기준을 반드시 따르지 않는다.
(1) 작가는 작업의 목적에 따라 흔들림, 흐림, 잘림, 반복, 무표정한 구도, 과도한 빈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① 이러한 형식이 단순한 실수인지 의도적인 선택인지는 작품 전체에서 판단해야 한다.
② 형식이 주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전통적인 규칙을 어긴 것도 작품의 중요한 언어가 된다.
③ 반대로 개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술적 미숙함이 모두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3. 동시대 사진의 완성도는 다른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1) “아름답고 잘 찍혔는가”만을 묻기보다 다음을 살펴야 한다.
① 왜 이 대상을 선택했는가.
② 왜 이러한 거리와 구도를 사용했는가.
③ 형식이 작품의 주제와 연결되는가.
④ 사진들이 일관된 질문을 발전시키는가.
⑤ 기존 사진과 무엇이 다르며 어떤 맥락을 확장하는가.
(2) 동시대 사진은 기술을 버린 사진이 아니다.
① 기술을 과시하는 대신 작업의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사진이다.
②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만을 유일한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9] 사진이 답보다 질문을 제시하기 때문에 어렵다
1. 모든 사진이 질문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1) 신분증 사진, 과학사진, 상품사진, 보도자료 사진은 대상을 분명하게 확인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
① 이러한 사진은 가능한 한 모호성을 줄이려고 한다.
② 따라서 “모든 사진은 답보다 질문을 만든다”는 주장은 지나친 일반화이다.
2. 그러나 많은 동시대 예술사진은 하나의 결론보다 열린 질문을 제시한다.
(1) 동시대 예술사진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만들 수 있다.
① 우리는 왜 어떤 장면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② 무엇이 기록되고 무엇이 제외되는가.
③ 누가 누구를 바라보고 분류하는가.
④ 평범한 사물에 어떤 사회적 질서가 숨어 있는가.
⑤ 사진은 현실을 증명하는가, 아니면 현실을 구성하는가.
⑥ 나는 왜 이 사진을 아름답거나 불편하다고 느끼는가.
(2) 이러한 사진은 관객에게 준비된 정답을 전달하지 않는다.
① 관객이 작품 속 단서와 맥락을 연결하도록 요구한다.
② 관객은 수동적으로 내용을 전달받는 사람이 아니라 의미 형성에 참여하는 사람이 된다.
③ 그 결과 작품은 즉시 이해되지 않고 낯설거나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다.
[10] 사진의 난해함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1. 사진의 난해함은 사진 한 장에만 들어 있는 성질이 아니다.
(1) 사진의 난해함은 다음 요소가 서로 어긋날 때 발생한다.
① 사진은 현실을 쉽게 알아보게 하지만 촬영 이유는 감춘다.
② 한순간을 정확히 기록하지만 사건 전체는 보여주지 않는다.
③ 평범한 대상을 보여주지만 그 선택의 개념은 직접 말하지 않는다.
④ 개별 사진은 단순하지만 전체 배열은 복잡한 의미를 만든다.
⑤ 작가는 의도를 가지고 만들지만 관객은 자신의 경험으로 다시 해석한다.
⑥ 관객은 아름다움과 명확성을 기대하지만 작품은 모호함과 질문을 제시한다.
2. 따라서 사진의 난해함은 ‘아무 의미가 없음’과 구별해야 한다.
(1) 난해한 사진이라고 해서 모두 깊이 있는 작품은 아니다.
① 맥락이 부족하거나 형식과 개념이 연결되지 않은 작품도 있다.
② 모호하다는 이유만으로 자동으로 예술적 가치가 생기지는 않는다.
③ 좋은 작품의 모호함은 관객이 탐색할 수 있는 시각적·맥락적 근거를 제공한다.
(2) 반대로 즉시 이해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무의미한 사진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①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가 작품의 결함인지
② 새로운 감상 방식이 필요한 것인지
③ 필요한 맥락이 아직 제공되지 않은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11] 사진을 이해하기 위한 감상 방법
1. 먼저 사진에 실제로 보이는 것을 확인한다.
(1) 해석하기 전에 사람·사물·공간·빛·색·거리·시선·프레임을 구체적으로 관찰한다.
① 무엇이 중심에 있는가.
② 무엇이 잘리거나 가려졌는가.
③ 무엇이 반복되는가.
④ 화면 안에 어떤 흔적과 관계가 있는가.
2. 보이지 않는 것을 질문한다.
(1) 사진의 앞뒤와 화면 밖을 추론한다.
① 이 장면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② 누가 이 사진을 찍었는가.
③ 사진가는 어디에 서 있었는가.
④ 무엇이 의도적으로 제외되었는가.
⑤ 촬영자와 대상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3. 사진의 제시 방식을 살펴본다.
(1) 한 장만 보지 말고 전체 작업을 확인한다.
① 제목
② 작가노트
③ 연작의 순서
④ 사진의 크기와 간격
⑤ 책과 전시 공간
⑥ 제작 시기와 사회적 배경
4. 작가의 의도와 관객의 해석을 구분한다.
(1) 먼저 작가가 무엇을 문제로 삼았는지 확인한다.
① 그다음 사진에 실제로 그 의도가 구현되었는지 살펴본다.
② 마지막으로 자신의 기억과 감정이 어떤 해석을 만들었는지 돌아본다.
③ 이 세 층위를 구분하면 감상은 자유로우면서도 근거를 가질 수 있다.
[12] 결론
1. 사진이 난해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사진이 현실을 그대로 설명해주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1) 사진은 대상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을 강하게 전달한다.
① 그러나 그 대상을 왜 선택했는지
② 무엇을 제외했는지
③ 어떤 맥락에서 보여주는지
④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까지 자동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2. 특히 동시대 사진은 한 장의 아름다움보다 선택·반복·배열·부재·흔적·맥락·관객의 해석을 중요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다.
(1) 전통적인 ‘잘 찍은 사진’의 기준만으로 보면 이러한 작업은 평범하고 불친절하게 보인다.
① 그러나 무엇을 찍었는가에서 멈추지 않고 왜 이것을 선택했는가를 물으면 작품의 구조가 드러난다.
② 한 장의 완성도만 보지 않고 사진들의 관계와 제시 방식을 살펴보면 숨겨진 질문을 발견할 수 있다.
3. 결국 사진의 어려움은 대상이 어려워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1) 사진을 현실의 복사본으로만 보는 익숙한 습관과 사진을 선택·편집·배열된 해석적 구성물로 읽는 방식 사이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① 사진 감상은 작가가 숨겨놓은 하나의 정답을 맞히는 일이 아니다.
② 사진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진과 사진 사이, 작품과 사회 사이의 관계를 찾아가는 일이다.
사진은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에 쉬워 보이지만, 현실의 의미를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