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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덕 선생 태어난 80돌을 기리는 어린이 문학 큰 잔치
우리 아이들이 우리말로 노래하고, 이야기하게 해 달라.
2005년 11월 10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서울 어린이대공원 무지개극장에서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회장 박문희)주최로 '이오덕 선생 태어나신 80돌을 기리는 제1회 어린이문학 큰 잔치'가 이오덕 선생이 살아 계실 때 함께 활동한 한국글씨기연구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전국국어교사모임, 마주이야기연구소 회원들과 아람유치원 어린이와 학부모들, 6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아람유치원 어린이들이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있다.
초등학교 선생님과 교장을 지낸 이오덕 선생은 어린이 글쓰기 지도와 우리말 살리는 운동을 열심히 하신 분으로서 어린이와 겨레말을 남달리 사랑하고 걱정하시다가 두 해 전에 돌아가셨다. 오랫동안 이오덕 선생과 함께 초등학교에 교편을 잡고 어린이 글쓰기 지도를 한 김녹촌(아동문학가)선생은 "이 선생은 살아 계실 때 참으로 많은 일을 하셨다. 그래서 돌아가신 지 두 해가 지났지만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고 있다. 생전에 함께 활동한 여러분이 모여 뜻을 기리는 모임을 하게 되니 살아 계신 거처럼 든든하다."라며 돌아가신 이오덕 선생의 뜻을 이어 가자며 그리워하셨다.
인사말을 한 주중식(샛별초등학교 교장)선생도 "선생님은 돌아가시는 날까지 글을 읽고 쓰셨다.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찾아가 뵈었을 때 몸이 아파 누워서도 일기를 쓰시는 걸 보고 감동했다. 나는 일기를 며칠씩 거르기도 하는 데 선생님은 하루도 거르지 않기에 그 비결을 물으니, 길게 쓰려고 애쓰지 말고 중요한 것만 짧게 한 줄이라도 날마다 쓰라고 하셨다."라며 선생님이 한결같은 글쓰기 정신을 이어받자고 말했다.
이주영(한국글쓰기연구회 총무) 선생이 '우리 어린이와 겨레의 삶을 가꾸신 이오덕 선생'이란 주제로 기념 강연을 하고, 한국 글쓰기연구회 선생 선생님들이 이오덕 선생이 쓴 동시 낭독,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운영위원들인 어른 동요노래패 철부지(고승하, 남기용, 김현숙)가 어린이 노래를 부르고,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이대로 공동대표가 "영어 공용어 반대 밝힘글"을 읽고, 마주이야기연구소 어머니들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연극도 했다.
어린이들이 노래와 춤을 추며 동시를 읽는 모습을 모며 즐거워하는 학부형들
이날 아람유치원 어린이들과 화양초등학교 학생들, 그리고 선생님과 어머니들이 함께 이오덕 선생이 지은 동시도 읽고 동요도 부르면서 농악과 춤을 추었는데 모두 즐거워하고 아름다워 했다. 한국글쓰기연구회 이기주회장과 잔치 진행을 한 윤동재 선생은 "어린이와 겨레를 뜨겁게 사랑하신 이오덕 선생님의 삶을 본받아 어린이 글쓰기 지도를 잘하자."라고 다짐했고, 대학교수직을 마다하고 농사를 짓는 변산 농부 윤구병 선생은 "어린이들이 우리말로 열심히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이오덕 선생이 함께 보고 좋아하시더라."라며 이오덕 선생이 아직 이 땅에 살아 계신 느낌을 주는 매우 뜻있고 아름다운 모임이었다고 말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김경희 공동대표는" 저렇게 우리 아이들이 우리말로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어로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세상이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라면 영어 공용어 바람을 걱정했다.
이오덕 선생이 쓴 동시를 읽는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선생님들
이번 모임을 주최한 한국어린이문학회 박문희 회장은 아람유치원을 수십 년 동안 운영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쉬운 말로 가르치려고 애쓴 분이다. 다른 유치원 선생들은 '대화'나 '언어 상호작용'이란 한자말을 썼지만 박 원장은 '마주 이야기'란 새말을 만들고 실천하는 이름난 어린이 교육자다. 박 회장은 "이오덕 선생님을 만난 뒤에 교육을 쉬운 우리말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면서 요즘 엄마들이 "우리 애가 잘 어울리지 못해요."라고 쉽게 말하면될 것을 "우리 애의 사회성 발달이 늦어요."라고 말한다며 어른들이 어려운 말을 쓰는 걸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이오덕 선생이 "쉬운 우리말로 어린이를 잘 가르쳐서 훌륭한 한국 사람으로 키워서 겨레와 나라를 일으키려고 애쓴 정신을 이어가기 위하여 앞으로 이 행사를 해마다 열겠다."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을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키워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꿈이 가득 찬 멋있는 행사였고 가을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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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용어 정책추진 반대 밝힘글을 읽는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이대로 공동대표
[영어 공용어 반대 밝힘글]
나라 망칠 영어 공용어 정책 추진을 당장 중지하라!
지난 10월 20일 교육인적자원부(장관 김진표)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원장 김장호)이 공동 주최한 '제2차 국가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안 공청회'에서 2006년부터 "국민의 외국어(영어 능력) 능력 향상을 위해 경제특구 및 국제자유도시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까닭으로 이 정책 추진을 강력하게 반대한다.
1. 그렇지 않아도 지나친 영어 교육 열병과 영어 숭배 풍조에 우리말이 몸살을 앓고 죽어가는데 그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것이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기보다 거리에 점점 늘어나는 영어 간판과 회사들의 영문이름 짓기 바람을 막고 우리말 교육이나 제대로 하는 게 더 시급하다.
2. 겨레 얼과 나라 사랑 정신이 시들어 나라 경쟁력이 더 약해질 것이다. 말은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연모이면서 한 겨레의 얼이 담긴 그릇이다. 영어를 공용어로 하게 되면 겨레 말을 죽이고 겨레 얼을 잃게 되어 국가 경쟁력이 더 약하게 될 것이다.
3.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나라는 모두 영국이나 미국의 식민지, 또는 조차지였거나 여러 민족이 여러 가지 말을 쓰는 혼란스런 말글살이를 하던 나라들이다. 미국이나 호주, 인도, 파키스탄은 영국의 식민지였고, 필리핀은 미국의 식민지였고 홍콩은 영국의 조차지였다. 우리가 영국이나 미국의 식민지도 아니고, 여러 민족이 서로 다른 말을 쓰는 나라도 아닌데 왜 영어를 공용어로 한단 말인가?
4. 우리는 수천 년 동안 우리말은 있으나 글자가 없어 중국 한문을 공용 문으로 쓰느라고 엄청난 고통을 받다가 이제 우리말을 우리 글자로 적게 되어 모두 편리한 말글살이를 하게 되었다. 지금 온 국민이 우리말만으로 서로 뜻이 잘 통하고, 얼마든지 교육을 잘하고 있는데 왜 영어를 공용어로 하고 영어로 교육을 하겠단 말인가?
5. 우리도 영어를 잘하면 좋고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영어를 잘하려고 영어를 공용어로 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영어는 교통어일 뿐이다. 현재 중, 고등학교에서 하는 영어 교육 환경(교재, 교육방법, 교사 능력향상) 개선에 더욱 힘써 공교육을 살리는 게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6. 지금 사교육비를 줄이고 사회통합과 국민화합을 이루는 일이 큰 국가 문제이다. 그런데 특별한 일부 지역에서 영어를 공용어로 하면 지역 갈등이 심해지고 사교육 바람이 더 일어나 사회통합과 국민화합을 이루기 위한 국가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현정권이 영어 공용어 정책을 강행하면 겨레말을 죽이고 교육을 망친 반민족, 망국 정권으로 역사에 길이길이 기록될 것임을 밝히며, 당장 중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05년 11월 10일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전국국어교사모임, 마주이야기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