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만년설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갔다왔다고, 또 갔다온다고, 어린왕자의 사막을 다녀온다고, 유럽을 마구마구 다녀온다고 사람들이 떠나갔다. 습한 아열대성의 날들과 열대야의 잠 못 이루는 것들을 남겨두고 바아바이 손 흔들며 가버렸다. 나쁜녀석들 흥이다 흥흥 선녀탕에 가서 목욕이나 해야지. 악양 우리동네, 내가 이름붙인 나무꾼탕과 선녀탕이 있다. 선녀탕은 사람들이 얼씬도 하지 않는다. 나도 대부분(여기서 대부분이란 가끔은 남몰래 은근슬쩍 수리수리 마수리 선녀탕을 이용하기는 한다는 뜻임) 아랫쪽 나무꾼탕에서 몸을 담구고는 하는데 옷을 꽁꽁 감추고 목욕을 해야한다. 분명 거기엔 이유가 있다. 왜 그러는가 내가 사람들에게 말했다. 말이야 말이야 그건 말이야 왜냐하면 선녀들이 내려와서 나무꾼의 옷을 감춰버리고는 아이 둘을 낳을때까지 옷을 주지 않는다나. 그리고 아이가 둘이 생기면 아이들을 데리고 나무꾼만 남겨둔채 하늘나라로 올라가버리는거야. 나무꾼이 일종의 씨받이인 셈이지. 요즘사람들 하도 죄를 많이 지어서 하늘나라에 인구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해서 옥황상제님의 명령으로 선녀들이 나무꾼들을 그런 용도로다가... 으음... 질끈 눈 딱 감고 선녀들한테 옷 한번 뺏겨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