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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석씨. 지금 한강이북을 공격하면 안돼.” 매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는 눈을 감았다.(끝났어. 끝난 거야.)매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이제 무석에게 희망은 없다. 그는 누구의 말도 들으려하지 않는다. 한강이북이 원예와 대사부에게 돌아섰다. 어렵게 봉합한 상처가 터진 것이다. 한강이북의 지부장들이 대사부와 원예에게 돌아섰다는 것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무석을 지지하고 힘이 되어 주었던 원로들도 천랑파에 의해 납치당했고 한강이남의 지부장들은 천랑파에 의해 모두 병신이 됐다. 아마 그들도 한강이북처럼 원예와 대사부에게 돌아설 것이다 . 지금까지의 무석에게는 희망이 없으니 당연한 선택이다. 이제 자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무석을 사랑하니 그의 곁에 남아 있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아무 희망도 없는 무석을 포기하고 떠나야 하는 것일까? 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무실이 낯설게 느껴진다. 꼭 남의 집에 온 느낌이다. 매는 사무실을 빠져나와 짐을 챙겼다. 무석과 화랑들이 출발하자 그들의 뒤를 따르는 차가 있었다 . 바로 무석과 화랑들을 감시하던 천랑파 조직원이다. 그는 본부에 있는 길식에게 소식을 전했고, 길식은 다시 수혼에게 소식을 전 했다. 아침에 출발했던 보스들은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들은 부하들에게 모두 몸을 숨기라고 지시하고 자신들도 몸을 숨겼다. 하지만 시간이 이른 시간이라 업소는 문이 잠겨 있었다. 무석이 화랑들을 시켜서 문을 강제로 열고 안으로 들어갔지만 업소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그놈들은 구역까지 버리고 도망친 것이다. 무석은 앞에 있던 탁자를 걷어차 버렸다. 도망친 놈들이 한두 명도 아니고 지금 한가하게 그놈들을 잡으려 다닐 처지도 아니지 않는가? 무석은 그래도 혹시나 싶어 화랑들을 이끌고 다른 지부로 갔다. 서울전역에 펴진 갈치파에 대한 소문은 멀리 강화도에 있는 전대사군자들의 귀에까지 들어갔으며, 몇몇 화랑들도 그 소식을 들었다. 화랑들을 감시하던 천랑파 조직원들이 소문을 퍼트린 것도 있지만 화랑들이 외부와 전화통화 중에 듣는 경우도 많았다. 소문을 들은 화랑들은 삼삼오오 복도에 모여 소문에 대해서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천랑파와 갈치파 사이에 있었던 일들이 화랑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화랑들은 갈치파가 끝났다는 극언을 하는 놈들도 있었다. 화랑들이 동요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원로는 전대사군자를 찾아갔다. 사군자들도 마침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누가 그런 소문을 퍼트린 거죠.” 보시면 알겠지만 이곳은 외부와 단전된 산골이 아닙니다. 소문을 차단할 방법이 없어요.” .한강이북도 우리에게 등을 돌렸다고 하죠. 이대로 두면 한강이남도 위험해요. 무슨 대책을 세워야합니다.” 차라리 천랑파와 전면전을 벌이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우릴 배신한 원예와 대사부도 천랑파 본진에 있어요. 간단하게 생각하면 천랑파 본진만 부셔버리면 싸움은 끝나는 겁니다. 현재 우리가 가진 전력은 무석이 가지고 있는 오백화랑과 여기 있는 일천화랑입니다. 천랑파에 원예와 대사부가 있고, 천랑과 그놈의 부인들이 있다지만 일천오백화랑이 쳐들어간다면 우리가 이길 수 있어요.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입니다.” 시간이 없어요. 이젠 결정을 해야 합니다 . 다른 사군자들의 의견은 어때요.” 화랑들도 전투가 시작되면 잡생각은 잊고 전투에 집중할 겁니다 . 몸이 편하니까 온갖 잡생각이 나는 거죠.” 음~ 무석의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군요.” 자신이 갈치파의 배신자인가? 아니면 원예와 대사부가 배신자인가? 사람들은 자신을 배신자라고 한다. 이건 아니다. 자신은 배신자가 아니다. 배신자는 원예와 대사부다. 갈치파의 꿈은 서울을 정복하고 전국을 통일하는 것이었다. 대사부와 원예가 그 꿈을 심어주었다. 그런데 그 당사자들이 조직원들의 꿈을 깨버리고 자신들을 배신한 것이다. 이게 진실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이 배신자라고 한다. 그들은 자신을 욕하면 등을 돌렸다. 우습다. 이게 뭔가? 이게 뭐란 말인가? 무석이 이런 생각을 하면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조직원 한명이 사무실로 들어와 봉투하나를 내밀었다.
무석씨. 전 제가 사랑했던 무석씨를 찾으려 당신의 겉을 떠나려합니다.
짧은 편지다. 무석은 편지를 구겨버렸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매가 자신을 버리고 떠났다는 말이지 않는가? 그녀가...그녀가 자신을 버리고 떠났단 말인가?.. .무석은 앞에 있던 탁자에 머리를 박았다. (뭐~ 지가 사랑했던 무석씨..정말 웃겨.. .그럼 난 뭐야. 난 무석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야. 지가 날 버려. 왜~ 왜~ 이해 못하는 거야. 내가 잘못한 거야. 뭐~ 사랑해요. 웃기는 소리하지 마. 사랑한다는 년이 날 이해 못하고 떠나.) 무석의 이마가 깨치며 피가 튄다. 무석은 소파에 등을 기대고 멍한 시선으로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뺨으로 피가 흘러내린다. 모든 것이 허무하다. 그때 전화기가 울렸다. 전화벨이 울려도 무석이 멍하니 있자 옆에 있던 조직원이 받았다. . 천랑파 본진으로 쳐들어가자는 말 같다 . 무석은 옆에 있던 조직원에게 내일 아침에 강화도로 버스를 보내고 화랑들을 소집하라고 명령하고 자신은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국(菊)은 자신이 지휘하는 화랑들을 콘도와 멀리 떨어진 음식점으로 소집했다. 소문에 들으니 갈치파가 끝났다는 말들이 많은데 그게...사실입니까?” 현재 갈치파는 무석과 원로원을 따르는 무리와 원예님과 대사부님을 따르는 무리로 나누어진 상태다.” 원예님과 대사부님이 배신자라는 말도 있는데 어느 것이 진실입니까?” 소문에 원예님과 대사부님은 천랑파 본진에 계시다고 하시던데요.” 무석과 원로원이 배신자 같아. 아니면 대사부님과 원예님이 배신자 같아.” 사부님께서 무석과 원로원이 배신자라고 말씀하시면 우린 그대로 믿겠습니다.” 갑자기 무석과 원로원이 그분들을 배신자라고 하는데..사실 믿어지지 않아요.” 그 사실을 빌미로 무석과 원로원이 대사부님과 원예님을 배신자로 낙인찍고 조직에서 쫓아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사부님이 하늘에 떠 있는 해를 보고 달이라고하면 저희들에게 그게 달입니다.” 내일 무석이 이끄는 오백화랑과 우리가 이끌고 있는 일천화랑이 천랑파 본진으로 쳐들어 갈 거야.” . 난 너와 대사부님을 믿는다.” 그들은 내일 어떻게 해야 하죠.”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가 표식이죠.” 전투는 분지에서 벌어질 거야.” 그게 요키에 언니 솜씨에요.” 그들이 동료들에게 칼을 겨누기는 힘들겠지. 그건 너무 잔인한 부탁이야.”
“저 수영입니다.” . 저택 앞에 있는 분지까지 도착하겠죠. 국님과 화랑들은 전쟁이 시작돼도 버스에서 내리지 마세요. 꼭 버스에서 하차해야 될 경우에는 전장에서 물러나세요. 천랑파도 여러분을 공격하지 않을 겁니다.” 그들에게 동료를 공격하라는 부탁은 너무 잔인한 부탁이죠.” 마찬가지로 나머지 사군자가 이끄는 화랑들의 화합도 끝났다. 이제 내일이면 누가 승자가 되던 천랑파와 갈치파간의 지루한 싸움이 끝날 것이다. 서울의 패권을 놓고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가 벌어지는 것이다.
무중생유(無中生有) : 지혜로운 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무는 가식, 허위를 말하고, 유는 참, 진실을 말하며, 진실 속에 거짓이 있고, 거짓 속에 진실이 있어, 참과 거짓이 서로변화하게 되어 적을 교란시킴을 뜻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사물(事物)이 정도를 지나치면 도리어 안한 것만 못함이라는 뜻으로, 중용(中庸)을 가리키는 말 子貢(자공)이 孔子(공자)에게 "子張(자장)과 子夏(자하) 중, 누가 현명합니까?" 하고 물은 적이 있다. 어느 날, 자장이 공자에게 "士(사)로서 어떻게 하면 達(달)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는 도리어 자장에게 반문하기를 "그대가 말하는 達(달)이란 무엇인가?" "제후를 섬겨도 반드시 그 이름이 높아지고, 경대부(卿大夫)의 신하가 되어도 또한 그 이름이 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聞(문)이지 達(달)이 아니다. 본성이 곧아 의를 좋아하고, 말과 얼굴빛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알며, 신중히 생각하여 남에게 겸손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제후를 섬기거나, 경대부의 신하가 되어도 그릇되는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야 達(달)이라 할 수 있다." 하고 공자는 자장의 허영심을 은근히 나무랐다. 한편 자하에게는 이렇게 타이른 적이 있다.
"군자유(君子儒)가 되고, 소인유(小人儒)가 되지 말라." (군자유란 자신의 수양을 본의로 하는 구도자, 소인유란 지식을 얻는 일에만 급급한 학자) 이 두 사람을 비교해 달라는 자공의 말에 "자장은 지나쳤고, 자하는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면 자장이 나은 것입니까?" "지나침은 못 미침과 같으니라(過猶不及;과유불급)."
수혼은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천랑파의 중간보스까지 모두 참여하는 전체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갈치파는 수혼의 예상대로 최후의 선택을 했다. 자신들의 모든 전력을 집중하여 천랑파의 본진인 저택으로 쳐들어오는 선택을 한 것이다 . 수혼이 이끌고 있는 천랑파는 대부분의 힘을 본진인 저택에 집중하고 있다. 본진인 저택이 무너지면 천랑파도 끝나는 것이다. 대신 천랑파 본진인 저택은 철옹성과 같이 견고하다. 무석도 그걸 알고 있다. 무석이 지금까지 천랑파 본진으로 쳐들어오지 못한 이유도 천랑파 본진인 저택이 철옹성과 같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모든 전력을 집중하여 천랑파 본진을 격파한다고 해도 자신들의 피해도 엄청날 것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원예도 자신도 감히 천랑파 본진으로 쳐들어가진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젠 방법이 없다. 모든 상황이 갈치파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갈치파는 스스로 무너질 것이다. 이젠 최후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천랑파을 이끌고 가는 모든 인물들이 회의장에 집합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혼과 가족들이 회의장으로 들어섰다.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수혼에게 인사했다. 수혼도 인사를 하고 착석하고 가족들도 모두 착석했다. 모든 사람들의 서선이 수혼에게 집중되었다. 수혼이 늦은 밤에 비상회의를 소집했다면 조직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것일 것이다. 조직의 사활이 걸린 일이죠. 갈치파가 자신들이 가진 모든 힘을 집중에서 이곳 저택으로 쳐들어온다는 정보입니다.” 갈치파가 천랑파 본부인 저택으로 쳐들어온다는 말이지 않는가? 현재 천랑파의 모든 전력은 본부인 저택에 집중되어 있다. 저택이 무너지면 천랑파도 제기 불능의 피해를 본다. 중간보스들도 모두 그 점을 알고 있다. .먼저 여러분의 의견을 들어보죠. 의견 있으신 분들이 먼저 말씀하세요.” 먼저 적의 전력부터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 같습니다.” 정보에 의하면 화랑들이 주축이 되어 우릴 공격할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들의 숫자만 해도 2천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공격에 참여하지 않는 겁니까?” 그들은 여기 있는 수영이와 할머니를 지지한다고 했어요. 또한 한강이남에서 가장 막강한 세력이던 서초와 강남지부가 박살났어요. 다른 지부장들은 모두 병신이 됐죠. 그들이 공격에 가담한다 해도 우리에게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해요. 간단하게 말하면 희생자만 늘어날 뿐이죠. 갈치파를 이끌고 있는 무석도 그 정도 생각은 있겠죠.” 아무리 막가는 갈치파라도 대결 이후를 생각할 겁니다. 우리나라에 조직이 우리와 갈치파 밖에 없습니까? 지금도 서울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조직이 부지기수로 많아요. ‘호랑이 없는 산에 여우가 왕입니다.’ 갈치파가 설사 전투에서 승리한다 해도 서울을 지킬 힘이 없다면 갈치파는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다른 세력에게 어부지리(漁父之利)로 서울을 헌납할 뿐이죠.” 저번에 기동대 편성과정에서 탈락한 인원들까지만 참여합니다.” 그는 수혼이 말한 인원들과 기동대 편성과정에서 아깝게 탈락한 사람들의 수를 헤아려 보았다. 저번에 기동대 편성과정에서 탈락한 312명만이 전투에 참여하다는 말씀입니까? 갈치파는 최소 일천오백화랑이 전투에 참여합니다. 우리 병력이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전대사군자가 이끄는 일천화랑들 중 이백오십화랑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기로 수영과 할머니와 약속된 상태입니다. 그럼 단순히 숫자상으로 계산한다면 일천이백이십명 대 일천삼십칠명의 대결이 됩니다. 우리들 숫자가 약간 부족하죠. 하지만 아직 숫자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들이 있죠. 제가 빠졌고 부인들이 빠졌어요. 그리고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빠졌죠. 이렇게 계산하면 대충 균형이 맞지 않을 까요?” 회의장에 있는 많은 중간보스들이 자신들도 전투에 참여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천랑은 여러분의 희생을 원치 않아요. 여기에 있는 분들 중에 화랑들과 일대일로 맞짱떠서 이길 자신 사람이 얼마나 되죠. 화랑들의 기본 무기는 검입니다. 아차하는 순간에 그냥 죽는 겁니다. 그리고 앞서도 설명하신 것 같은데...우리 적이 갈치파 뿐입니까? 지금도 많은 조직들이 서울을 탐내고 있어요. 여러분은 전투 후에 서울을 지켜주셔야 해요.” 여러분은 전투 후에 전투에 지친 우리를 대신해서 서울을 지켜주셔야 합니다. 또한 엉망이 된 서울전역을 다시 정비해야하는 일도 맡아주셔야 해요.” .이제 작전에 대해 논의해 보죠. 갈치파는 아침부터 쳐들어오진 않을 겁니다. 제 예상으로는 오후 3~4시 사이에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천랑의 명령이라면 불구덩이라도 뛰어들 각오가 된 사람들입니다.” 이미 자신의 머릿속에는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다. 맨 처음 갈치파의 원로원과 인천을 초토화 시킬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 갈치파의 총공격까지의 모든 상황을 수혼이 예상하고 있던 일이다. 또한 일이 그렇게 추진되도록 진행시켰다. 당연히 갈치파의 총공격에 대비한 작전까지 수혼의 머릿속 들어있다. 이제 그걸 설명해야 한다. 저택 앞에 있는 분지에서 상대하는 방법과 저택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희생을 줄이려한다면 두 번째 방법이 좋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어요. 이곳 저택이 전장이 되면...사후처리가 힘들어져요 . 이번전투에서는 수많은 사상자(死傷者)들이 발생할 겁니다. 그 많은 사상자들이 어디로 가죠. 우리는 그들을 모두 저택에 수용해야합니다. 만일 그들을 서울전역의 병원으로 보낸다면 우리나라전체가 발칵 뒤집어질 것입니다. 그럼 천랑파도 갈치파도 모두 끝장나는 겁니다.”
“오빠~ 말이 맞아요. 확실히 그들을 저택 안으로 끌어들인다면 우리의 희생을 줄이면서 승리할 수 있을 겁니다. 지리적 이점을 살리면 충분하죠. 간단하게 미희언니나 요키에 언니가 건물위에서 비도만 날린다고 가정해도 갈치파의 피해는 엄청날 겁니다. 이건 간단한 예로 설명한 것이지만 우리가 지리적 이점을 살리겠다고 마음먹는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요. 아무래도 공격하는 쪽 보다는 수비하는 쪽이 유리한 법이니 말이죠. 하지만 오빠 말대로 수많은 사상자들이 병원으로 이송된다면 우리나라가 발칵 뒤집어질 겁니다. 당장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그 많은 사상자들이 내일 전투에서 발생한 사실이 밝혀진다면 문제가 심각해 질 겁니다.” 그래서 첫 번째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어요. 저택 앞에는 넓은 분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전택 주위에는 건물이나 인가(人家) 한 체도 없죠. 우린 분지에서 갈치파를 상대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한 가지씩 명령을 내리겠습니다. 먼저 길식님은 오늘밤 안으로 의약품을 다량 준비하시고 비어있는 건물을 깨끗하게 청소해 주세요 . 그리고 입이 무거운 의사와 간호원들을 준비해 주세요. 전투에서 발생한 모든 사상자들은 그 건물에 수용해야 합니다.” 저택을 중심으로 반경 3Km이네에 배치해. 그들에게 저택으로 접근하는 모든 사람들을 차단하라고 해. 내일 벌어지는 전투는 전투에 참여한 당사자들 이외에는 아무도 몰라야 해.” 그런데 혹시 우리가 수비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갈치파가 우리 구역으로 쳐들어오면 어떻게 합니까?” 저희들은 지금까지 화랑들을 상대하기 위해 준비를 했습니다. 당연히 저희들이 선봉에 서야합니다.” 기동대는 버스에서 내리는 화랑들을 상대하다가 제 지시가 떨어지면 친위대가 매복한 곳까지 화랑들을 유인할 겁니다. 친위대가 화랑들의 뒤을 공격하고 후퇴하던 기동대가 역습하며 화랑들을 협공하게 될 겁니다.” 화랑들을 공격하게 될 겁니다.” 한 마디로 적에게 심리적 타격을 주기 위해서라고 하면 이해가 되겠습니까?” 아군은 계속 늘어나는 지원군에 사기가 올라간다는 말씀이군요.” 다음으로 요키에..당신은 요코와 함께 야산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주위를 수비하는 병력을 지휘하면서 드라구노프(자격총)로 저택으로 접근하는 갈치파의 차량을 막아. 운전사를 죽이지는 말고 운전불능을 만들어 버리거나 자동차 타이어를 저격하는 것도 방법이겠지. 그리고 미나, 미희, 링링은 나랑 기동대를 지휘할거야. 친위대는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지휘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지나는 길식님을 도와 이곳 저택에서 병원을 지휘해.” 국(菊)님이 지휘하는 부대를 보호해서 저택으로 철수하세요. 그리고 저택으로 접근하는 화랑들을 막아주세요.” 각자 지시한 대로 준비해 주세요 . 더 이상 하실 말씀이 없으면 이것으로 회의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회의가 끝난 시간은 12시가 넘어서다. 이제 내일이면 천랑파이 운명이 걸린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그 전투에서 승리하는 이가 서울을 장악하고 전국제일의 조직이 되는 것이다. 회의장을 나서는 사람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묻어난다. 그들은 수혼의 지시에 따라 각자 준비할 것이 많을 것이다. 수혼은 사람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도 자리에 앉아 있었다. 부인들과 가족들도 수혼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모두 회의장에 남아 있었다. 이제 회의장에는 수혼의 가족들만 남은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입을 다물고 있다. 아버지도 부인들도 입을 다물고 있다. 그들은 어린나이에 거대한 조직을 이끌며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임을 지고 있는 수혼이 애처롭게 보였다. 어린 수혼이 짊어지고 가기에는 너무 무거운 짐이 아닐까? 그는 아직 이십대 초반의 꿈 많은 청년에 지나지 않는다. 할아버지하고 아버지께서 친위대를 잘 이끌어주세요. 그들은 아직 실전경험이 부족해요. 두 분에게 이런 부탁 드려 죄송합니다.” 음양검법 완성했다고 화랑들 너무 혹독하게 다루지는 마세요.” . 제가 아무리 땡중이라도 살생은 할 수 없죠.” 그리고 수영아. 좀 전에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알아. 하지만 나는 너나 할머니가 가슴아파하는 모습을 보기 싫어 . 화랑들은 할머니와 너의 분신 같은 존재들이야. 그 분신 같은 존재들을 자신의 손으로 처단한다는 것은 가슴을 도려내는 일일거야. 그래서 싫어.” . 수영아 우리 수혼이 뜻대로 하자.” 자신을 지지하던 원로들은 실종되었으며 조직은 반 토막이 났다 . 그나마 아직 남아있는 반 토막도 지부장들이 병신이 되면서 태풍 앞에 조각배처럼 하염없이 흔들리고 있다. 자신이 거느린 오백화랑들의 눈치도 이상하다. 그들도 서서히 자신을 의심의 눈길을 바라보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자신이 믿고 사랑했던 매(梅)까지 자신을 버리고 떠난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원예와 대사부를 배신(?)하고 이런 짓을 벌이고 있는지 모르겠다. 자신은 조직을 사랑한다. 그래서 조직이 잘못되는 걸 막아보고자 원예와 대사부를 배신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자신의 충심을 믿으려하지 않는다 . 다들 자신이 독선적이고 조직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다고 한다 . 이젠 자신을 배신자라고 한다. 매는 자신이 변했다고 한다. 자신이 사랑한 무석이 아니라고 한다. 그럼 지금 있는 자신은 누구란 말인가? 모르겠다. 모든 것이 엉망이다. 무석은 사무실을 빠져나와 술집에 있었다. 시간이 새벽 2시간 넘었다. 무석은 취해 있었다. 내일 천랑파를 공격해야 하는 갈치파의 수장이 술로 밤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무석은 시끄럽게 울려대는 핸드폰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머리가 깨질 것 같다. 무석은 핸드폰을 찾아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누군가의 팔이 가슴에 올려져 있다. 고개를 돌려보니 처음 보는 여자의 얼굴이 보인다. 무석은 이불을 걷어 보았다. 처음 보는 여자가 알몸으로 잠들어 있었다. 어제 룸살롱에서 술을 마신 것까지 기억난다. 그 후로는 기억에 없다. 무석은 쓰게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석은 회장실로 가서 세수를 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엉망이다. 눈은 붉게 충혈 되고 피부는 까칠하다. 무석은 허탈하게 웃고는 밖으로 나왔다 . 여자는 아직도 잠들어 있었다. 무석은 옷을 입고 지갑을 열어보았다. 수표가 많다. 무석은 지갑에서 수표를 모두 꺼내서 탁자에 올려놓았다. 어쩌면 앞으로 돈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그는 본부로 갔다. 본부에는 이미 화랑들이 무장한 상태로 대기하고 있었다. 수혼은 아침에 길식의 보고를 받았다. 강화도에 있는 화랑들이 강화도를 출발했다는 보고다. 수혼은 그들의 이동경로를 분석한 결과 일산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다. 방향이 틀리다. 수혼은 조직원들에게 식사를 하라고 지시하고 자신도 식당으로 갔다. 부인들이 식사준비를 끝내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가족들이 모였다. 식사는 평소와 다름없었다. 모두 즐겁게 이야기하며 식사를 한다. 당장 오늘 생사의 대결을 벌일 사람들로 보이지 않는다. 식사가 끝났다. 수혼은 두 자루 검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수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영은 복잡한 시선으로 천마월영검을 바라보고 있었다. 많은 사연이 있는 검이다. “천마월영검은 원예도 전승자에게 전해지는 검이야 . 당연히 이검의 주인은 너야. 이젠 네가 보관해.” 원예무를 완성하는 날 검을 찾아갈게. 그때까지 오빠가 보관 해죠.” 대신 오늘은 네가 가지고 있다가 전투가 끝나면 반납해.” 부인들은 수혼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두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해요. 저희들이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알죠. 우린 이렇게 당신과 같이 있는 것으로 만족해요.” .난 제주도도 가보고 싶고 경주도 가보고 싶어. 하여튼 한국을 많이많이 돌아보고 싶어.” 다른 부인들도 모두 조심해.” 강화도를 출발한 화랑들이 도착한 것이다. 전대사군자와 남원로는 화랑들을 버스에 대기하게 하고 사무실로 올라왔다. 그들이 사무실로 올라와 보니 무석이 책상에 발을 올리고 잠들어 있었다 . 남원로와 사군자는 기가 막힌다 . 수장이란 놈이 조직의 사활이 걸린 전투를 앞에 두고 태평하게 잠이나 자고 있다니 할 말이 없는 것이다. 무석은 책상에서 다리를 내리고 일어나더니 원로와 전대사군자에게 인사를 하고는 소파에 앉았다. 버스로 천랑파 본진으로 밀고 들어가서 한바탕 전쟁을 치루면 되요.” 그들이 함정이라도 파고 기다리면 어떻게 할 거야.” 지금도 어디선가 우릴 감시하고 있단 말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치밀한 작전을 구상하다해도 그들이 우릴 감시하고 있는 이상 별다른 소용이 없어요. 이제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힘뿐입니다. 힘으로 밀어붙이지 못하면 갈치파는 오늘로 끝입니다.” 천랑파가 우릴 감시하고 있다면 무슨 대책이라도 세워야지 그냥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래 우리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절 비판하기 앞서 매(梅)님이 먼저 대안을 제시해 보세요.” 한강이남의 지부장들이 모두 병신이 되면서 한강이남도 흔들리고 있어요 . 시간을 끌어요. 천랑파가 지치게 만들어요? 천랑파가 지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무너져요. 한강이남도 그대로 원예와 대사부에게 넘어간단 말입니다. 한강이남까지 넘어가면 우리에게 뭐가 남죠.” 남원로님과 사군자님들도 이런 상황을 아시고 천랑파 본진으로 쳐들어가자고 하지 않으셨나요.” . 무슨 계책을 쓴다고 논의해 봐야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이란 말씀입니다. 이번 전투는 힘과 힘을 대결입니다. 작전은 필요 없어요” 화랑들 외에 일반 조직원도 모두 참여하는 건가?” 천랑파에서 무서운 것은 기동대라는 부대와 천랑과 그의 가족들 입니다. 기동대나 천랑의 가족들에게 일반조직원들은 상대가 되지 않아요. 그리고 혹시라도 우리가 승리한다고 해도 우릴 지켜주고 세력을 유지할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원예의 말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이들은 지금 천랑파의 전체적인 전력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원예와 대사부의 말에 의하면 천랑파는 기동대가 주력이 아니고 오백 친위대가 주력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들은 친위대의 존재 사실자체도 모른다. 이들에게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국은 그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어떻게 이들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지만 여기에서 자신이 입을 연다고 상황이 달라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만 배신자로 몰릴 것이다. 우리에게 등을 돌린 한강이북도 우리에게 돌아올 겁니다.” 이번전투에서 우리가 승리하기만 한다면 서울을 장악하고 우리의 꿈이던 전국통일까지 바라볼 수 있을 거야.” 당장 눈앞에 있는 천랑파의 상대도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전국통일을 운운하다니 정말 할말이 없다. 다른 사람들은 국이 말없이 조용히 앉아 있자 국에게 시선을 주었다.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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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즐독 합니다..감사~~~
즐감,,,
ㅈㄷ ㅈㄷ
ㄳ
즐독 허고 갑니다
즐독 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ㅈㄷ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