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와 파충류 중간 단계… 열대지역 개구리는 '여름잠'도 자요
개구리
지난 5일은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었어요. 옛날 사람들은 이 무렵 봄을 알리는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칩·蟄)들이 놀라서(경·驚) 나온다고 해서 경칩이라고 불렀어요.
경칩이면 겨우내 땅속에서 차갑게 식은 몸뚱이로 잠들었던 개구리가 체온을 회복하고 깨어나요. 잠에서 깬 개구리는 물에 알을 낳고 올챙이로 부화하지요. 봄이면 하천이나 연못 가장자리에 까만 구슬처럼 투명한 젤에 싸여 있는 개구리 알덩어리가 많아요.
개구리는 물과 육지 양쪽에서 생활한다고 해서 양서류(兩棲類)라 불러요. 19세기까지만 해도 어류인가 파충류인가 논란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류와 파충류의 중간 단계로 진화한 동물로 구분하고 있어요.
올챙이 때는 물속에서 아가미로 숨을 쉬고 살다가, 꼬리가 없어지고 튼튼한 네 다리가 생기면 물과 육지를 오가며 허파와 피부로 숨을 쉬어요. 이 때문에 피부가 습하고 번들거리며 매끄러운데, 도롱뇽도 개구리처럼 양서류예요. 반면 도마뱀은 뱀이나 거북, 악어처럼 코와 연결된 허파로만 숨을 쉬는 파충류지요.
꼬리가 없는 동물이라 무미목(無尾目)으로 분류해요. 그 대신 뒷다리가 매우 긴데, 앉을 땐 접어서 앉고 쭉 펴면 멀리 뛰어나가요. 끈적거리고 갈라진 혀를 화살처럼 쏘아서 날아가는 곤충을 붙잡아 날름 삼켜요. 두꺼비는 이빨이 없지만 개구리는 입천장과 위턱에 원뿔 모양의 작은 이빨이 있는데, 씹는 용도가 아니라 먹이가 입에서 미끄러져 나가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해요.
개구리는 민물에 주로 살지만 마른 땅이나 땅속, 나무에서도 살고 극지대나 열대우림에도 살아요. 더운 지역에 사는 개구리는 체온조절이 힘든 한여름에 '여름잠'을 자기도 해요. 우리나라에는 두꺼비와 맹꽁이를 포함해 약 15종의 개구리가 사는데 전 세계적으로 약 5000종에 달하는 개구리가 있어요. 보통 두세 살이 되면 번식하고, 짝짓기 시기가 되면 개굴개굴 우는 소리가 아주 요란해요.
우리나라에 사는 가장 큰 개구리는 황소개구리<사진>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개구리는 골리앗개구리예요. 황소개구리는 보통 참개구리보다 10배 무거운데, 골리앗개구리는 황소개구리의 5배에 달해요. 몸무게가 3.3㎏짜리도 있으니 웬만한 고양이만 한 셈이에요. 뒷다리까지 쭉 편 몸길이가 75㎝이고 허벅지는 사람 팔뚝만 해요. 알은 다른 일반 개구리 알처럼 작지요.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한답니다.
중남미 열대우림에는 새롭게 발견되는 개구리가 많아요. 물이 고여 있는 나무나 풀에서 사는 소형 개구리가 많고 피부색과 무늬가 황홀하거나 섬뜩한 개구리도 많지요. 이 중 일부는 피부샘에서 치명적인 독소나 심한 악취 물질을 분비해 자신을 보호해요. 발가락이 마치 빨판 같아서 건물 유리창도 척척 기어 다닐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