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30일, 월요일, Copenhagen, Best Western Hotel Hebron (오늘의 경비 US $184: 숙박료 $114, Brompton 자전거 박스 $25, Brompton 자전거 휴대폰 거치대 $45, 환율 US $1= 6 DKK) 오늘은 오랜만에 청명한 날씨다. 오늘 관광계획은 없지만 그래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아침 8시 반에 인터넷에 들어가서 어제 받은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결과를 체크하니 음성으로 나와 있다. 이제 내일 출국하는 데는 아무 것도 걸릴 것이 없다. 내일 아침 호텔에 부탁해서 10시경에 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나가면 된다. 모든 출국준비가 끝났지만 아무래도 덴마크 전화가 없는 것이 불안해서 휴대전화를 열어서 스웨덴 SIM 카드를 빼고 덴마크 SIM 카드를 그 자리에 넣었다. SIM 카드를 빼고 넣는데 약간 애를 먹었다. 그런데 넣자마자 전화로 (WiFi를 끈 상태에서) 인터넷이 된다. 덴마크 전화가 복구된 것이다. 이렇게 쉬운데 일찌감치 할 것이지 그동안 괜한 고생을 했다. 호텔에서 주는 푸짐한 아침식사를 들고 9시 반경에 숙소에서 2 블록 거리에 있는 Brompton 자전거 대리점에 갔다. 주인에게 Brompton 자전거 빈 박스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150 DKK를 ($25) 내란다. 돈을 낸 다음에 박스를 Brompton 자전거 짐받이에 싣고 금방 숙소로 돌아왔다. 자전거 짐받이는 독일 Magdeburg에서 대형 피자를 사서 싣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쓴 다음 오늘 두 번째로 쓴 것이다. 지금까지 Brompton 자전거 박스를 여러 나라에서 여러 번 얻었었는데 한 번도 돈을 낸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냈다. 주인이 터키 사람인데 그 사람은 버릴 박스로 $25을 벌었으니 기분이 좋았겠지만 나는 기분이 나빴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주는데 이 사람을 돈을 받다니. 그것도 바가지 가격인 $25을 받다니. 그래도 불만은 없다. 오히려 숙소에서 아주 가까운 처음 간 상점에서 얻어서 기분이 좋다. 두 군데 더 가볼 곳이 있었는데 숙소에서 2.5km, 5km 거리에 있었다. 그곳에서 박스를 얻었더라면 숙소로 돌아올 때는 택시를 탔을 것이다. 다음 여행에는 짐받이를 떼어내려고 하고 있는데 생각을 다시 해봐야겠다. 여행 중에 무언가 사서 자전거에 싣고 가져올 수 없으면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짐받이는 자전거를 세워놓을 때도 도움이 된단다. 그런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나중에 직접 해봐야 알 수 있다. 그리고 짐받이를 떼어내면 자전거가 얼마나 가벼워지는지도 직접 떼어내어서 무게를 재봐야겠다. 그 다음에 마지막 결정을 해야겠다. 자전거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지면 좋지만 짐받이가 없어서 생기는 불편도 고려해야 한다. 자전거 상점 주인이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서 한국이라고 했더니 자기 할아버지가 한국전에 참전했었단다 (내가 여행 중에 만났던 터키 사람들은 모두 자기 할아버지가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데 좀 이상하다). 그리고 "형제국" 얘기와 함께 "아일라" 영화 얘기를 한다. "아일라" 얘기는 어디서 읽은 것 같다. 터키 참전군인과 6세인가 된 한국 고아 여자애와의 얘기인데 수십 년이 지난 최근에 한국에서 만났다는 감동적인 내용인데 터키에서 영화로도 나왔단다. 인터넷에서 영화를 찾아봐야겠다. 형제국 얘기는 터키 사람들이 한국 사람을 만나면 꼭 하는 얘기다. 대부분 한국 사람들에게는 금시초문인 얘기인데 터키 사람들은 모두 다 아는 얘기란다.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에 들어가서 알아봤더니 터키족이 몽골에 살 때 (돌궐족이란 이름으로) 고구려와 국경을 맞대고 있던 이웃이었고 중국 한나라를 상대로 하는 군사동맹국 관계에 있었다. 터키 사람들은 학교 역사시간에 배워서 모두 알고 있는 얘기란다. 우리는 학교에서 그런 것을 배우질 못해서 모르는 얘기다. 왜 터키 사람들은 배우고 우리는 안 배웠을까? 우리 고대사 연구가 터키의 고대사 연구보다 떨어져서 그렇게 된 것인가? 역사 시간에 무얼 어떻게 배우는가 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 TV에서 어느 터키 사람이 터키족과 한민족은 같은 조상을 가졌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봤다. 터키군이 한국전에 참가해서 피를 흘렸다는 것, 옛날에 터키의 조상 나라인 돌궐이 고구려와 중국을 상대로 동맹관계에 있었다는 것은 터키 사람들이 한국을 “형제국"라고 부르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 같지 않다. 그러나 터키족과 한민족이 같은 조상을 가졌다면 터키와 한국은 정말로 형제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그랬을까? 더 궁금해진다. 고구려 사람은 한민족의 조상이 아닐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고구려 사람들은 부여족이고 부여족은 한민족의 조상인 고조선의 유민들과는 다른 민족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시 한 번 한국 고대사 연구가 너무 안 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 여행을 위해서 꼭 사려고 하고 있는 Brompton 자전거 휴대전화 거치대가 자전거 상점에 있어서 샀다. 주인 얘기가 올해 처음으로 Brompton에서 나온 것이란다. Brompton 자전거 핸들은 좀 특이하게 생겨서 시중에서 흔히 살 수 있는 거치대는 맞지 않는다. 거치대가 있으면 자전거에서 내릴 필요가 없이 휴대전화에 나온 자전거 길 지도를 볼 수 있다. 그러면 자전거를 타면서 길을 잘못 드는 일은 거의 없어져서 시간 낭비를 많이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될지는 실제로 사용을 해봐야 안다. 대리점 주인에게 거치대 설치를 해달라고 해서 설치를 했는데 문제가 있다. 거치대에 휴대전화를 장착하는 고무로 된 받침대를 휴대전화 뒷면에 붙였는데 붙인 것이 거의 영구적이다. 이 고무 받침대는 자전거를 안 탈 때는 필요 없는 것이고 보기도 싫고 거추장스러운 것이라 항상 붙이고 다니는 것이 싫다. 숙소에 돌아와서 고무 받침대를 때어냈는데 아주 힘들었다. 내년 여행 때 다시 붙여야 하는데 제대로 붙을지 모르겠다. 붙어도 여행이 끝난 다음에는 또 떼어내느라고 애먹을 것이다. 무슨 다른 좋은 방도가 없을까? 자, 이제는 떠날 준비가 완전히 끝났다. 짐을 싸는 건 내일 아침식사 후에 간단히 할 수 있다. 10분 정도면 되고 자전거는 접어서 자전거 박스에 넣고 테이프로 봉하면 되는데 역시 10분이면 된다. 봉하기 전에 자전거 안장을 자전거에서 떼어내서 박스 안에 따로 넣어야 하고 그 외에도 비행기 안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는 물건들, 자전거 헬멧, 그리고 좀 무게가 나가는 물건들도 박스 안에 넣을 것이다. 테이프로 봉한 다음에 자전거 박스 무게가 23kg만 넘지 않으면 되는데 자전거 무게가 약 12.5kg이고 빈 박스가 약 1.5kg이니 약 9kg의 짐을 더 넣을 수 있다. 지금 아침 11시, 이제부터 내일 아침 공항으로 나갈 아침 10시 정도까지는 완전히 자유 시간이다. 이제 무엇을 할까? 여행지도 Brompton 자전거 빈 박스를 산 자전거 상점 앞 터키인 주인과 박스를 실은 Brompton 자전거 내일 공항으로 나가기 전에 짐 싸는 것, 자전거를 자전거 박스에 넣고 테이프로 봉하는 것, 10분씩이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