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韓江)
◑ 작가에 대하여 : (1970〜 )
1970년 늦은 11월에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동리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2016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
◑ 작가 한마디 :
정말 그렇다. 소박한 마음뿐이다. 처음 노래들을 흥얼거리며 느꼈던 위로와 따뜻함. 몰래 감춰둔 불빛 같던 마음들이 당신에게 가 닿을 수 있기를 빌 뿐이다. 그저 있는 그대도…… 담담하게 그렇게.
◑ 책 소개 : 맨부터 수상작
『채식주의자』를 중심으로
2016년 5월 17일 아침 낭보가 날아들었다. 새벽 2시에 발표된 수상자 소식!
작가를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순간이었다. 소설가 한강(47)이 '채식주의자'란 소설로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 책을 번역해 해외에 처음 소개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29)도 한강과 함께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맨부커상은 영국 등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는 상(Man Booker Prize)과 영연방 외 지역 작가와 번역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 부문 상으로 나뉘어 수여되는데 한국문학의 위상이 이렇게 높아졌다는데 큰 기쁨을 느낀다. 이 책엔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 불꽃』
이렇게 세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 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여위는 거지. 이젠 더이상 둥글지도 않아. 왜지. 왜 나는 이렇게 말라가는 거지. 무엇을 찌르려고 이렇게 날카로워지는 거지.---” 「채식주의자」중에서
『소년이 온다』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 억울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오월의 노래. 섬세한 감수성과 치밀한 문장으로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해온 작가 한강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1980년 광주의 5월을 다뤄 창비문학블로그 '창문'에 연재할 당시(2013년 11월~2014년 1월)부터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열다섯 살 소년의 이야기는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를 통해 한강만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1980년 5월을 새롭게 조명한다. 한강은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어느덧 그 시절을 잊고 무심하게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여전히 5·18의 트라우마를 안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무한다.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우던 중학생 동호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 그 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 받는 내면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당시의 처절한 장면들을 핍진하게 묘사하며 지금 "우리가 '붙들어야 할' 역사적 기억이 무엇인지를 절실하게 환기하고 있다(백지연 평론가)." "이 소설을 피해갈 수 없었"고, "이 소설을 통과하지 않고는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느꼈"다는 작가 스스로의 고백처럼 이 소설은 소설가 한강의 지금까지의 작품세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신형철 평론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여수의 사랑』
『여수의 사랑』이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스물일곱번째로 출간되었다. 저자 한강은 삶의 치욕들을 헤집어 작가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버리고 지운 기억을 되살리는 지난한 시간을 겪게 한다. 하지만 그 시간들은 ‘인간’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아온 아픈 시간을 깨우는 뼈아픈 각성의 시간이며, 그때의 기억은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자가 동력을 가동하게 한다.
한강이 자신의 작품에서 그리려고 하는 것은 존재의 피로감, 희망 없음이 주는 좌절감 같은 근원적인 정서적 상황이다. 한강의 인물들은 떠나고, 버리고, 방황하고, 추락하고, 죽음 가까이에서 이 세상에 없는 것들을 그리워한다. 그러면서 존재의 ‘살아 있음’을 일깨운다. 그녀는 삶의 근원성으로의 외로움과 고단함, 운명과 죽음에 대한 갈망 속에서 그것들과의 친화감을 키워낸다. 그녀가 껴안는 인간의 근원적인 슬픔과 외로움은 우리가 어떤 욕망에 사로잡혀 바쁘게 살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를 끈덕지게 사로잡고 있다. 「여수의 사랑」, 「질주」, 「어둠의 사육제」, 「야간열차」, 「진달래 능선」, 「붉은 닻」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은 최인훈의 광장/구운몽부터 이 책까지 27권이 나와 있는데 읽기도 편하고 정말 좋은 작품들로만 구성된 갖고 싶은 편집의 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