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의 진실.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가야산 자락, 풍수가들이 3대 안에 황제가 날 천하명당이라고 했다는 곳에
흥선 대원군의 부친 남연군의 묘가 있다.
흥선군이 평생에 가장 정성을 기울인 것이 남연군의 묘 자리를 찾는 일이었다.
최고의 풍수전문가들을 동원해 조선 팔도의 산천을 다 뒤져서 마침내 찾아낸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정혈(正穴)을 찾고 사주(四柱)와 택일(擇日) 시간을 따져서 최고의 명당인 이곳으로 부친의 묘를 이장했다.
그리고 이 명당의 덕을 본 때문인지 대원군의 아들인 고종이 조선 최초의 황제가 되었다.
조선 중기이후 권문세가들은 물론이고 양반가문들은 죽은 조상들의 송장을 모시는 일에 지나치게 몰두했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음양(陰陽)의 기(氣)가 땅속에 흐르는 것을 생기(生氣)라고 하는데, 인간과 만물은 이 생기를 받아서 번창 한다.
사람이 죽으면 송장에 어느 정도의 생기가 남아있게 되는데, 이것이 땅의 생기와 감응하면 자손에게 복을 주고 땅의 생기와 감응하지 못하면 화를 준다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땅의 기는 인체에 감응하여 어떤 유전적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운명에도 영향을 준다고 믿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땅의 기를 살펴서 유택(幽宅)과 주택(住宅)의 위치와 방향을 잡으려고 했다.
조선시대에 가장 많았던 재판이 이 산소자리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남의 산소자리를 억지로 빼앗는 것은 물론이고,
명당이라고 하는 곳에 조상의 시신을 몰래 묻는 일까지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양반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한 허생전의 저자인 연암 박지원도 산소 때문에 안동 김씨 집안과 치열한 소송을 했고,
자손들에게 이 억울함을 절대 잊지 말라고 유언을 했을 정도이니 산소자리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조상이나 자신의 영적 도덕적 행위와 상관없이 단지 묘를 잘 써서 복을 받는다는 생각이
공동체의 이익보다 자신이나 가문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풍조를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것이 조선 후기로 오면서 한 가문이 정치를 독점 하는 세도정치를 심화시켰다.
사실 조선 중기까지만 해도 당파적 이익을 추구하기는 했을지언정 노골적으로 가문의 이익을 추구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여전히 성리학의 공리공론에 매달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풍수지리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서, 소위 권문세가 들이 정치를 독점 했고, 조선의 후기 사회는 급격하게 쇠락해 갔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남연군의 묘에 있었다.
대원군은 안동김씨 60년의 권세를 끝내기 위한 방편으로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옮기고 아들을 황제로 만들었지만,
결국 그 후 3대를 버티지 못하고 전주 이씨의 조선은 마침내 멸망하고 말았다.
최고의 명당만을 골라 왕릉을 써온 조선 왕조나 안동김씨의 권세나 영원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성경은 吉凶을 말하는 자들을 하나님께서 미워하신다고 말한다.
복을 받는 비결은 풍수지리를 따라서 조상의 묘를 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것이다. 온 우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영원히 예배하는 것이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