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새벽5시에 집에 왔었는데...카페를 둘러보며 댓글을 달고 글을 좀 쓸 일이 있어서 7시쯤 잠을 청했었다.
다행히 우리집은 주택가에서도 깊숙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터라 시끄러워서 잠을 깨는 일은 극히 드물다.
택시일이 피곤하긴 정말 피곤한 모양이다.
오후2시25분에 눈을 떴는데 한번도 중간에 깨질 않았다.
그런데 몸이 개운하지않고 천근만근이다..
아들놈이 아침에 라면을 먹고 출근을 했는지...봉지가 널부러져있고...방구석엔 팬티..양말..수건..빨래감들이 산더미처럼 재여있다..[어무이가 계실땐 항상 내방에 살짝 오셔서 눈에 보이는 족족.. 몽땅 세탁하여 반듯하게 개어 내방에 다소곳이 놔두셨는데...당신의 노고가 얼마나 크셨는지]
나는 컴을 켜놓고 방청소를 시작한다..[메인음악이 너무 좋다]
빗자루로 일단 쓸고 두팔을 바닥에 붙인채 엉덩이는 하염없이 치켜들고 걸레로 온방을 닦는다...금세 씩씩거린다........빨래는 세탁기에 넣고 세제는 규정을 모르니 일단 듬뿍 넣는다.
전원..켜고 동작누른다. 잘 돌아간다....
속이 후끈거린다..중국집에 전화한다...
[56~10번지...콩국수하나...]
좀 늦게 오는가싶더니 국수가 퍼져서리...콩국물은 말라버리고 면은 진득 진득한게 아무맛도 없다..[중국집 첸지할거여..ㅋㅋㅋ]
요즈음 택시하고 식사가 불규칙했는지...먹으면 더부럭하고...속이 영 편하질않다.
해우소에 갔다가 난 수도꼭지를 털고 샤워를 시작한다...[타올에다 샴푸를 범벅하여 온몸에 비누거품을 낸다. 겨드랑이..중요부분..똥꼬까지 박박 문댄다. 지랄도~ 대충 씻어라...뭐 니가 데리고 잘 여자라도 있냐]
의자에 너무 오래 앉아있는지라 궁뎅이 땀떼기는 없어질줄모르고...나는 거울에 엉덩이를 비쳐본다...[에공...눈버렸다. 저것도 엉덩이냐..여자가 보면 뒤로 나자빠지겄다]
마른 수건으로 깨끗이 닦고 선풍기에 앞뒤로 부지런히 말린다..[선풍기가 웃는다..웨스트..바스트..힙..다똑같은디 그것도 몸매냐]
대충 다 정리하고 밖으로 나가며 컴을 끄는데 오후 5시13분이다.
어영부영 세시간을 보낸것이다.
나는 코스를 서부정류장으로 잡는다..가장 택시가 잘빠지는곳..
앞에 대충 15대가 있었는데 술술 잘도 빠진다...[주정차위반 카메라가 생생 돌아가는것이 보여도 택시는 특별하게 예외인 모양이다]
30여분만에 제일 앞에 섰다.
할아버지..할머니..손자..세명이 오른다.
기사요...고압선도로 갑시다.[2200원 기본요금거리]
네..어르신! 고맙습니다.[첫손님이 아니신가]
나는 신호를 대기하고 있다. 그때..
[초록불이다]....엥! 꼬마의 입에서 나온말..
하하하...손자가 아주 똑똑합니다...어디갔다오십니까? 어르신!
아~~~우리는 여수갔다가 요놈이 하도 내를 안떨어질라캐서 고마 데리고 오는길입니다..
아니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안다닙니까?
다니지..근디 막무가내로 나를 따라붙이는거야...하하...
이놈은 가고싶으면 가고 가기싫으면 안가는 대학생이야~~~대학생! 허허
손자는 할아버지에게 계속 반말을 한다. 여섯살 꼬마다..어린이집에 다닌단다.
꼬마는 차에서 내리면서 할아버지대신 잔돈을 받는데...두손으로 턱 받는다. 내게도 안녕히 가세요..또렷하게 인사를 한다. 삶의 정겨운 한페이지로 손색이 없다.
시작은 반이라...
어제는 출발이 참 좋았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