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래식 음악 산책 -
인상파 음악의 거장 드뷔시(Debussy)
‘바다(la mer) 표지 /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1,2 / 드뷔시
프랑스의 작곡가인 끌로드 드뷔시(Claude Debussy, 1862. 8. 22~1918. 3. 25)는 파리의 변두리 제르망 엉 레(Germain-en-Laye)에서 도자기 판매업을 하던 아버지와 재봉사인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난다.
드뷔시는 7살 때부터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하여 11살의 나이에는 파리 음악원에 입학할 정도로 천재였다.
(1)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Prelude to the Afternoon of a Faun)
드뷔시가 1894년에 발표한 이 곡은 상징주의파 시인이었던 스테판 말라르메(Stéphane Mallarmé)의 시 ‘목신(牧神)의 오후’를 읽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관현악곡으로, 드뷔시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가장 큰 역할을 한 작품이다.
원래 전주곡(前奏曲), 간주곡(間奏曲), 종곡(終曲)의 3부작으로 계획했지만 전주곡의 작곡에 그쳤다.
나른한 여름날 오후 숲이 우거진 그늘에서 잠이 깬 목신(牧神:목동들의 신)의 모습을 그린 곡으로, 인상주의 음악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악장 구분 없이 10분 가까이 연주되는 관현악곡으로 플루트의 아라베스크풍의 선율을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목신(牧神)의 오후’<시의 내용>
“나른한 여름날 오후, 시칠리아 해변의 숲에서 졸고 있던 목신(牧神)은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상태에서 나뭇가지 너머로 목욕하는 님프를 발견한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목신은 즉시 두 님프에게 달려가 그녀들에게 관능적으로 입을 맞추지만 곧 그 꿈, 환상은 사라져버린다. 다시 지루해진 목신은 에로틱한 몽상을 해보거나 태양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하다가 다시 오후의 숲속에서 잠에 빠진다.”
(2) 관현악곡 바다(La Mer)
드뷔시가 작곡한 3악장으로 이루어진 관현악곡 ‘바다(La Mer)’는 바다의 정경을 아름답게 그려낸 곡이다.
이 작품은 1904년 출판사 뒤랑에서 출판되었는데 초판표지로 일본 에도(江戶)시대의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 北斎)의 그림 ‘가나가와(神奈川) 해변의 높은 파도아래’를 채택했다.
1905년 3월 이 작품이 완성되었는데 10월, 카뮈 슈비야르(Camille Chevillard)가 지휘하는 라무뢰 관현악단(Lamoureux Orchestra)의 지휘로 초연이 이루어졌다.
제1악장 : 바다위의 새벽부터 정오까지(De l'aube à midi sur la mer)
제2악장 : 파도의 희롱(Jeux de vagues) 제3악장 : 바람과 바다의 대화(Dialogue du vent et de la mer)
(3)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Pelléas et Mélisande)
드뷔시가 쓴 ‘펠레아스와 멜리장드’(Pelleas et Melisand)는 5막으로 된 오페라인데 중세 봉건시대의 가공(架空)의 나라인 ‘알몬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오페라는 벨기에의 작가 메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1862∼1949)가 쓴 비극을 음악화한 것으로, 1893년에 착상한 이래 10년간을 걸쳐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 줄거리 >>
희곡의 내용은 어디인지 알지 못하는 알몬드라는 나라, 즉 장소와 시대가 명확하지 않은 어떤 옛날이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음울한 성격의 캐릭터들인데 이같이 특수한 암시에 찬 희곡에 미묘한 감각과 치밀한 시정(詩情), 몽롱한 분위기를 중요시하여 작곡하였으며 드뷔시 자신도 가극(歌劇)이라 하지 않고 서정극(抒情劇)이라고 했다. 당시는 보수적인 사람들로부터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이었지만 상연을 거듭할수록 폭발적 인기를 얻었으며, 19∼20세기에 이르러서는 흔들릴 수 없는 걸작으로 평가되었다.
제1막 : 가공(架空)의 나라 알몬드의 국왕 아르켈의 손자인 골로는 사냥 중에 금관을 샘물에 빠뜨린 멜리장드 라는 여인을 우연히 만난다. 아르켈 국왕의 며느리인 주느비에브는 아들 골로와 아버지가 다른 아들인 펠레아스의 어머니이기도 한데 멜리장드와 결혼한 골로는 멜리장드를 데리고 궁전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멜리장드는 골로의 동생인 펠레아스를 사랑하게 된다.
제2막 : 펠레아스와 멜리장드는 샘터에서 물장난을 하다가 멜리장드는 골로가 준 결혼반지를 샘에 빠뜨린다. 반지가 없어진 것을 알아챈 골로는 동생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에게 당장 찾아오라고 한다.
제3막 : 펠레아스는 창가에서 머리를 빗고 있는 멜리장드를 보고 키스를 하며 사랑을 고백한다. 이것을 목격한 골로는 펠레아스를 데리고 지하실로 가서 추궁한다.
펠레아스는 곧 출산이 가까워진 멜리장드에게 작별을 고한다. 골로는 그의 전처의 아들인 이뇰드로부터 자기가 없을 때에 펠레아스와 멜리장드가 친하게 지낸다는 말을 듣는다. 화가 난 그는 두 사람이 만날 때 하는 모양을 대라고 하자 이뇰드는 어떤 비 오는 날 두 사람은 키스하더라고 말한다.
제4막 : 멜리장드를 너무나 사랑하는 펠레아스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수가 없다고 고백하며 이별을 고하고 멀리 떠나겠다고 말한다. 이때 분노에 찬 골로가 나타나 동생 펠레아스를 칼로 찔러 죽이고 도망가는 멜리장드를 쫓는다.
제5막 : 빈사상태에 누워 있던 멜리장드는 예쁜 딸을 낳는다. 골로는 의식이 몽롱한 그녀에게 펠레아스와 어떤 사이였느냐고 계속 추궁하고, 그녀는 펠레아스를 사랑한 것은 맞지만 죄지을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질투에 눈이 먼 골로는 계속해서 멜리장드를 다그치고 멜리장드는 아기를 안아보고 싶어 하지만 기력이 다하여 안아보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암울한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