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기쁨과 노여움, 사랑과 증오가 지나치면
타인에게 기쁨과 노여움을 쉽게품지 말아야한다. 기쁨과 노여움을 쉽게 품으면 다른 사람들이 나의 속마음을 속속들이 알게된다.
사물에 지나친 사랑과 증오를 품지 말아야 한다. 사랑과 증오가 지나치면 나의 의기(意氣)와 정신이 사물의 지배를 받게된다.
정말 좋은 말이다. 그러나 얕은 물같이 좁은 마음에 어찌 깊은 강물처럼 유유히 흐를 수가 있으리오. 그런 경지에 오르고자 화면 오랜 수련과 마음을 잘 다스린 사람이라야 가능한 일일 것이지만 노력을 꾸준히 하도록 해야지만. 골프를 치다가 가끔 친구들에게 하는 말인데, 오비도 안 내고 또박 또박 파나, 버디만 하는 동반자보다, 차라리 오비도 좀 내고, 쓰리 퍼터도 하는 사람이 골프를 잘 못하지만, 훨씬 인간적인 면이 있어서 좋다고 하는 말을, 잘하는 나이기에, 너무 완벽하게 살아가기보다는, 다소 어리쑥하고, 손해를 보면서 살아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 나이 80에 이르렀는데, 새삼 완벽한 경지의 삶을 탐하면서 도덕 군자연하면서 살기보다는, 차라리 오욕칠정을 다 느끼면서, 고운 것은 곱다고 느끼고 고마움도 싫어함도 나타낼 수 있는, 극히 자연스러운 노인네로 살면서 다만 과욕을 부리지 않고 분수대로 살아간다면, 그것을 누가 나무랄 것인가 말이다. 자연스럽게 시세대로 상황대로 순응하면서 살아가리라. 지금도 오전에는 노인 분회에 나가서 시간을 보내고, 오찬 후에는 도서관에 나가서 책을 정리하고 한나절을 보내고 오다가 마음 내키면 국수 한 그릇 먹고 오면 설거지 안해도 되고 또 가끔 저녁을 안 먹고 집으로 오면, 아내가 차려주는 저녁을 먹으면서 마누라 잔소리도 좀 들어주면서, 이렇게 살다가,
오늘처럼 서울로 올라가서 초등학교 동기 13명에게 보리밥 한 그릇을 사주고 오후엔 구리 장자 호수공원에서 덕천을 만나서 산책하고, 그의 집에 가서 밤새워 담소를 나누고, 내일 오전에 동구능을 걷고, 점심을 먹고, 다시 세종으로 돌아오려고 한다. 나물 먹고 물 마시고 팔을 베고 누워, 음풍농월을 못할 지언정, 이만하면 족하지 않은가. 어제는 윤 박사의 차를 타고 진천 지나 대소에 사는 고교 동기 상운이를 만나서 갈비탕특 한 그릇을 먹고, 차도 마시고 돌아왔는데 이것 또한 좋지 않은가 말이다. 차안에서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불역낙호아> 라고 했더니 상운이 왈 별로 안 좋은데 하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