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모천(母川)</p><p> </p><p>김철 시인</p><p> </p><p> </p><p>청계천 골목 어디씀</p><p>모천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p><p>양양의 남대천이 아닌</p><p>뜨근한 국수를 파는 국수 집 근처 어디라고</p><p>국수 발 같은 약도 적힌 메모를 들고 찾아간</p><p>미물도 명물로 만든다는 그 만물상</p><p>주물 틀에서 갓 나온 물고기 몇 마리 사왔지</p><p>수백 마리 수천 마리 붕어빵 구워낼 빵틀</p><p>파릇한 불꽃 위를 뒤집다 보면</p><p>세상의 모천을 찾아오는 물고기들</p><p>다 중불로 찍어낸 붕어빵 같지</p><p>한겨울 골목 경제지표가 되기도 하는</p><p>천원에 세 마리, 구수한 해류를 타고</p><p>이 골목 입구까지 헤엄쳐 왔을</p><p>따뜻한 물고기들</p><p>길목 어딘가에 차려놓으면</p><p>오고 가는 발길 멈칫거리는 여울이 되는 것이지</p><p>파닥파닥 바삭바삭</p><p>물고기 튀는 모천의 목전쯤 되는</p><p>영하의 파라솔 아래</p><p>엄마가 하루종일 서 있던 그곳</p><p> </p><p> </p><p> </p><p><2021 머니투데이 경제신춘문예 당선작></p><p> </p><p>2021년 1월 23일 18시 26분 /토요일</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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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남은 김철씨의 '모천'을 당선작으로 선정키로 했다. 경제신춘문예라는 주제에도 걸맞고 엄마가 파라솔 아래 붕어(빵)와 하루 종일 서 있던 그곳이 곧 모천이라는 시적 상상력 또한 돋보였다. 춥고 삭막한 겨울, 아름답고 따뜻한 작품이었다. 앞으로 시를 향한 정진을 기대할 만하다.
첫댓글 심사평
마지막으로 남은 김철씨의 '모천'을 당선작으로 선정키로 했다. 경제신춘문예라는 주제에도 걸맞고 엄마가 파라솔 아래 붕어(빵)와 하루 종일 서 있던 그곳이 곧 모천이라는 시적 상상력 또한 돋보였다. 춥고 삭막한 겨울, 아름답고 따뜻한 작품이었다. 앞으로 시를 향한 정진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