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44구간(닭목령-대관령)
1.산행코스 : 닭목령 ←(6.0km)→ 고루포기산 ←(4.7km)→ 능경봉 ←(1.8km)→ 대관령
닭목령 - 왕산 제1쉼터- 왕산 제2쉼터- 고루포기산 -오목골 갈림길-전망대-샘터- 행운의 돌탑-능경봉-헬기장-능경봉/제왕산 갈림길-대관령 기념비-대관령표지석
2.거리 및 시간 : 12.5km, 06시간30분
3.산행 안내 : 강릉터미널 모텔숙박-시내버스(06:20)-닭목령 출발, 대관령 도착
대관령-횡계-서울남부 버스. 임계택시:010-9058-2400,
닭목령-대관령 구간
강릉터미널 주변에 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김밥과 간식을 준비하고 택시를 타고 홍재주민센터 닭목령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갔다.
승강장에 중년의 아줌마가 닭목령에 친구가 하는 식당에 간다고 하여 동행릏 하고 어디나 별다름 없는 늙은이들만 버스에 서너명 오른다. 30분 정도 달린 버스는 닭목재에 우리 둘과 산객 한명만이 내려주고 임계로 가버렸다.
산행준비를 하고 임도 길을 따라 평탄한 길을 오르니 씨앗이 파종되기 전인 고랭지 배추밭을 가로질러 산길을 한참 따르다 보면 맹덕목장으로 가는 임도와 다시 만난다.
포장도로의 열기를 느끼며 맹덕목장갈림길에서 목을 축이기 위해 발걸음을 멈춘다. 법정스님의 말처럼 집착과 욕심을 버리고 현재 나의 처지를 돌아보며 여백을 새롭게 가져야 했다.
흐르는 물처럼 새롭게 오늘 산행을 정리하고 다시 산행을 시작하니 조금 전처럼 힘겨웠던 발걸음이 이젠 상당히 가볍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가? 그건 산행을 빨리 끝내고자 하는 나의 집착에 의한 것이었으니 이제 마음 편하게 자연 속에 나를 찾으며 여유 있는 산행을 즐기면서 대관령으로 간다.
산행을 시작하자 말자 발아래엔 이국적인 풍경이 인상적인 맹덕목장이 발아래 보인다.
'가파른 언덕의 고원' 이란 뜻으로 이곳 주민들은 '맹데기' 라 부른다고 한다.
데크를 따르다 보면 956봉을 지나면서 고도는 점차 낮아진다. 산불을 이긴 낙락장송을 지나 왕산 1쉼터를 기점으로 고도는 점차 높아진다.
열기도 오르고 점차 발은 무거워 지다가 고루포기산에 가까워지면서 오름에 의해 산행 속도는 점차 느려지지만 간혹 바람이 불고 있어 더위는 사라지고 있어 다행스러웠다.
왕산2쉼터에서 철탑있는 곳 까지는 된비알이다. 된비알로 힘은 들고 멀리 안반데기의 풍력발전기는 잘도 돌아가는데 정작 힘겨운 철탑으로 오름길에는 바람 한 점도 없다.
철탑있는 곳에 오르면서 개고생은 끝이 났지만 떨어진 체력에 다리가 후들거린다. 떨어진 체력을 탓하며 산행이 힘겨워 고루포기산으로 가는 진달래가 무성한 그늘진 곳에서 아예 드러누워 버렸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구름을 아주 오랫동안 바라보며 ......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낙엽 밟는 소리가 흡사 가을로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고루포기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서 간식을 먹으며 주위를 살피니 야생화의 천국이다. 얼레지, 흰노루귀, 꿩의 바람꽃, 개별꽃, 현호색 등이 지천에 널려있다.
평소같았으면 꽃을 찍는다고 카메라를 들고 난리부르스를 쳤겠지만 힘겨운 발걸음 끝이라 움직이기 싫어서 먼발치에서 눈으로 만 본다.
고루포기산 정상 넘어 안반데기의 풍력발전기는 바람개비처럼 잘도 돌아 가는데 정작 중요한 것은 고루포기산 정상에는 바람이 없다. 저장된 전기로 풍력발전기를 돌리고 있는가? 거 참 이상한 일이로고. 몇 분의 휴식으로 산행할 힘을 다시 얻고 마지막 봉우리인 능경봉으로 향한다.
고루포기산 정상에서 편안한 내림 길 끝에 만나게 되는 전망대에서 신 재생에너지 시대 사업을 알리는 풍력발전단지와 삼양목장, 양떼목장 등이 영동고속도로 우측에 위치하며, 좌측은 통일신라시대 명주(지금의 강릉)에 속하였으나 행정변화를 거듭하여 1931년 평창군으로 이관된 대관령면의 아름다운 전경인데 오늘은 박무가 가득하여 선명치가 않다.
다음 구간에서 만나게 될 선자령과 매봉이 박무에 희미하고, 그 너머에는 소황병산과 오대산의 노인봉이 나를 반겨줄 것이다.
특히 푸른 초원의 소황병산과의 첫 만남이 사뭇 기대가 크다. 다음 구간의 기대감은 전망대 우측으로 마지막 봉인 뾰족한 능경봉의 힘찬 몸짓에 지레 겁을 먹고서 물거품이 되고 만다.
오늘은 봄날 치고는 무더운 날씨라 힘겹다. 전망대에서부터는 고도가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능경봉은 점차 높아만 져 가기에 나로 하여금 걱정스럽게 한다.
멀리서 조망되었던 영동고속도로가 이제 발밑으로 지나고 있는가 싶더니 샘터를 지나 서서히 고도는 높아지고, 곳곳에 마련된 쉼터가 내 눈을 유혹하지만 어디 한가하게 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마음은 급하고,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는다. 마지막 피치를 올려 능경봉으로 힘차게 발걸음을 옮긴다. 오르내리며 행운의 돌탑에 닿았다.
우리 선조들은 험한 산길을 지날 때 마다 길에 흩어진 돌들을 하나씩 주워 한곳에 쌓아 길도 닦고, 자연스럽게 돌탑을 만들어 여로의 안녕과 복을 빌며 마음으로 나마 큰 위안을 받았다는 행운의 돌탑에 정성을 담은 돌 하나를 쌓고 역시 돌로 만들어진 등로를 따라 능경봉에 오른다.
정상에서 고려 말 우왕이 쫓겨 와서 머물렀다고 하는 제왕산의 모습을 보며 대관령으로 내려서며 오늘 산행은 끝이 났다.
선자령으로 가는 들머리를 확인하고 휴게소 대관령에는 수많은 인파가 넘친다. 횡계가는 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가니 4시에 서울고속터미널 가는 버스가 있어 버스에서 피로를 풀고 구간 끝날때마다 서울 도착하면 저녁은 친구가 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