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서이초 선생님의 극단적 선택으로 온나라가 크게 놀라고 또한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다. 아래 글은 지난 해에 발간한 나의 '고희기념문집'에 빈칸을 채운 글이었는데, 이 사건 이후에 나오는 뉴스를 보면 내가 경험한 것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인 것 같다. 소위 진보라고 하는 자들이 깊은 생각없는 포퓰리즘으로 나라와 교육을 이렇게 망쳐 놓고 어떤 죄를 받을지 무섭지도 않은가 보다. 뜻있는 분들이 지금부터라도 이를 바로 잡아 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교사로 정년을 2년 남기고 명예퇴직을 한 것은 학교의 분위기가 옛 사고방식을 가진 나로서는 교직 생활이 무의미하다는 자조감 때문이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아서는 안 된다고 배웠는데 이제 학교에서 이런 생각은 도저히 찾아볼 수도 없다. 수업시간에 학생이 잠을 자는 것을 제지하다가 학생에게 맞아서 얼굴이 함몰되었다는 기사가 나왔고, 교사가 학생에게 돼지코라고 하였다고 교사를 강하게 비난하는 소식이 9시 뉴스에 나온다. 잘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웃어넘겨도 될 일을 학생 인권을 강조하다 보니 이런 기사까지 나와서 교사들을 옥죄이고 있다.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학교 교실 현장이 무너져 대다수 교사들이 탄식하고 있는데 언론에서는 이런 상황을 거의 말하지 않고 교육부도 대학입시에 매달려서 어느 계층에게 유리한 제도를 만드는가에만 관심이 있다. 듣거나 말거나 아름답고 좋은 말로 지도하고 면책용 기록을 교무수첩에 남기는 것밖에 잘못된 길로 가는 학생을 바로잡을 어떤 수단도 교사에게는 없는 것이다. 주역 계사하전 5장에서 해(解)괘를 보충 설명하신 공자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小人은 不恥不仁하며 不畏不義라. 不見利면 不勸하며
不威면 不懲하나니 小懲而大誡ㅣ 此ㅣ 小人之福也ㅣ라
소인(小人)은 어질지 못함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의롭지 못함을 두려워하지 않느니라. 이익을 보지 않으면 권하지 못하며, 위엄이 아니면 징계하지 못하나니 작게 징계하여 큰일을 미리 경계하면 이는 소인의 복이리라
아직 인격이 완성되지 않는 어린 학생들에게 조금은 엄한 징계로 바른 습관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지금처럼 교사들의 손발을 묶어서 방임하도록 하는 것이 옳은지 나도 모르겠다. 어느 인기인의 아들 체중이 무려 140kg이 넘는다는 것을 보고 아들이 싫어하더라도 또한 부모의 역할이 좀 힘들어도 어려서부터 식습관이나 운동으로 엄격한 절제를 시켜서 저런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사랑이요 도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 많아지는 분노조절 장애 증상이나 극단적인 선택, 그리고 조심성 부족으로 일어나는 대형 사건 등이 사랑이란 미명하에 자기 마음대로 자란 사람들이 작은 일에도 화를 참지 못하고 조심성이 부족하여 일어나는 사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