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관 시인이 본 53선 지식 25, 8, 동백꽃 사랑
동백꽃 피고 지고
세월을 노래하리
우리 서로 맺었던 꿈
잊을 수가 없는 것을
어이해 잊으려 하나
나비춤만 남았네
바람만 불어오고
온몸을 추슬러도
들판에 진 동백꽃을
근심 걱정 없는데
떠나는 그대 마음이
이슬비를 뿌리었네
나는 너의 가슴에 안겨
나는 너의 가슴에 안겨
천만년을 살고지고
어젯밤 맺었던 인연
오늘 밤 하늘에 별이 되어
바람도 무심한 사연
언제나 전해지리라
나는 너의 심장이 되어
일평생을 살려고 하니
이별도 꿈인 양 하여
내일을 기약하려니
오늘도 내일 같은 꿈
가슴 깊이 간직 하리
여름밤
무덥던 여름밤에
맺었던 시연 하나
꽃반지 전해준 사연
입을 수 없는 것을
잊으라 어서 잊으라.
그날 좋아 보이자 잊지 못해
진 흙 속 피는 연꽃
향기 좋알자 없어도
꽃바람 밀려오는
호수 위에서 있으니
만나는 그 기쁨이야.
밤하늘 피리 소리
물소리
모래 바람 불어오는
바닷가에 홀로 앉아
물오리 우는 소리
듣고 있는 내 마음
버들잎 날리는 계절
그토록 기다렸네
험한 세상 잊으려고
산문을 찾아왔네!
미련을 버리려면
어느 누가 지키리
사랑을 속삭인 사연
그리움을 찾으리
푸른산 울타리에
푸른 산 울타리에
그리움이 달려오니
신 새벽 떠오르는 별
어디로 가려느냐
파도가 밀려오는 길
잠을 청해 보려네
어둠이 밀려났다.
떠나는 그 모습을
어젯밤 맺었던 정
꽃처럼 날리는데
꽃바람 안고 삽시다
그날 밤이 그립네
창밖에 구름 가고
창밖에 구름 가고
비올 바람 몰려오면
천 등 번개 내려치는
여름밤이 지나네!
내 심장 흐르는 피는
누구에게 전하리
풀벌레 우는 소리
청산에 가두고
세월을 원망하듯
눈물을 보이려나
잊었던 그 시연하니
바람꽃이 되었네
청산에 뿌린 꽃잎
청산에 뿌린 꽃잎
주어다가 실을 뽑아
세상일 잊고 사는 이
그날을 기다리네!
진흙밭 피는 연꽃을
향기 풍긴 대지였네!
흐르는 강물같이
세월이 흘러가도
꽃 뿌린 대지 위에
눈감으면 떠오르네!
꽃바람 일어난 사연
이제야 알 것 같네
푸름에 장흥산
푸름에 장흥산을 구름으로 접으려나
돌가루 뿌려진 들 거닐어도 소용없네!
돌부리 채인 발등에 피로 물든 아픔아
들판에 흘린 꿈을 어이하여 잊으려나
바람도 멈춘 사연 알고 보면 허무해
진달래 꽃진 언덕에 영혼 탑을 세우네!
누구의 눈물인 양 자리도 검은 구름
하늘을 솟아올라 폭우가 되었나!
죽음을 두려움 없는 용맹심도 버렸네
깨꾳이 떨어지고
산비탈 황토 받길 깨꽃이 떨어지고
피다가 멈춘 호박 뜨겁게 탄 줄기
타는 불 안고 사는 몸 소낙비가 그립구나!
하잔은 몸일지라도 버림받은 몸인데
살아있는 생명이라 그 누가 말했던가?
대지에 넘치는 정을 구름처럼 날리네!
산비탈 쓰러지듯 지나가는 소낙비
깨꽃에 잠을 청해 살지 맹세한 몸
깨 벌레 나비된 사연 어느 날에 기록하리
경순왕 무덤을 찾아
경순왕 무덤을 찾아 가는 길이 멀구나
임진강 거너마을 고추밭이 매말라
들풀도 시들었나 자취마저 없구나
나라는 지키지 못한 임금이라 말하니
천년의 신라백성 눈물을 씻은 듯이
왕건의 부하된 사연 그 누가 물을 소냐
어둠이 내려온 길 더듬 더듬 올라가
강물에 씻긴 영혼도 고행땅 그리워라
갈길이 가로막혀나 멀고먼 신라 서울
2023년 11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