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양산(楊山)회의
이때 조선 백족들이 남으로 흘러 내려와 낙동강 동쪽 바닷가에 몰려 살던 한 줄거리가 있으니 곧 진한(辰韓)이다. 그들이 나누어 산골 사이에 흩어져 살며 한 덩저리가 되어 육촌(六村)을 이루었으니 무슨 일이 있으면 육촌장(六村長)이 모여 의론하는 수수한 공화 제도이다. 하루는 고허촌장(高墟村長) 소벌공(蘇伐公)이 양산(楊山) 산록에 있는 나정(羅井) 수풀 사이에 말 우는 소리가 들리거늘 소벌공이 곧 가서 보니 홀연 말은 보이지 않고 큰 알이 있고 알속에서 아이가 나오는지라.
소벌공이 아이를 거두어 길렀더니 십여 세가 됨에 매우 숙성한지라. 소벌공이 이에 양산에서 육촌장(六村長) 회의를 열고 이런 이상한 일을 보고하였더니 촌장들이 모두 이상히 여기고 의논하여 그 아이를 세워 임금을 삼으니 때에 나이 13세요 즉위한 때는 기원 2258년이다.
진한 사람들이 둥근 것을 박(朴)이라 하는 고로 성을 박이라 하고 이름을 혁거세(赫居世)라 하니 혁거세는 밝아송이라는 뜻이요 또 거서간(居西干)이라 하니 거서간은 진한 말에 귀인(貴人)이라는 뜻이다. 그 후 5년에 알영(閼英)부인을 맞아 왕비를 삼으니 비가 어진 덕이 있어 안으로 도움이 많은지라. 그때 사람들이 이성(二聖)이라 칭 하더라 알영부인의 탄생설도 이상하였다. 알영이란 우물에 용(龍)이 있어 오른 갈비 사이로 한 여아를 탄생하거늘 노구(老嫗)가 있어 거두어 길렀더니 점점 자람에 거룩한 덕이 있는지라. 드디어 울을 이름으로 이름 하니 시조 들으시고 맞아 왕비로 봉 하니라.
* 시조와 왕비의 탄생설에 대하여는 믿을 만한 말이 아니다. 사람으로서 알에서 난다거나 용에서 난다는 것이 다 황당한 말이다. 그때 사람들이 우매하여 그런 허탄한 말을 잘 믿는 고로 출세하는 영웅들이 그런 말을 이용하여 우매한 민심을 거두려는 수단이다.
시조가 즉위한 후에 왕비와 같이 육촌(六村)에 순행하여 육촌(六村) 여자들에게 길쌈을 가르치고 8월 15일이면 여자들이 다시 알 내에 모여 성적을 상고할 새 이때는 전 국민이 다 모이고 풍유를 갖추어 즐기는 날이고 또 여자들에게 성적이 우수한 자는 상을 주기도 하니 그 성의 거룩한 덕이 나라에 비치니 나라 이름을 서라벌(徐羅伐)이라 하니 지금 말로 서울이란 뜻이요 사람이 많이 모인다는 뜻이다. 이웃 나라가 듣고 다 두려워하며 옥저는 말을 드리고 일본은 들어왔다가 두려워 물러 가니라.
육촌고(六村考)
1. 알내양산촌 閼川楊山村
2. 돌산고허촌 突山高墟村
3. 자산진지촌 觜山珍支村
4. 무산대수촌 茂山大樹村
5. 금산가리촌 金山加利村
6. 명활산고야촌 明活山高耶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