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수 : 152
정가 : 8,000원
출간일 : 2012. 3. 26
ISBN : 978-89-97176-24-3 03810
[약력]
본명 지성애. 충북 중원군 노은면 연하리에서 태어났다. 1990년 『현대시학』‘시를 찾아서’ 로 등단했고
시집 『나무들은 입덧을 하고』가 있다. 중앙대 교수를 지냈다.
[차례]
시인의 말
1부
춤
서종면 산벚나무
누추한 평화
예스터 데이
밥이라는…
산화
산뜻한 행운
비사리구시를 꿈꾸다
편의점, buy the way
차차차, 혹은 룸바
자작나무
푸른 걸레
초승달빛을 사다
봄나물 한 접시
하느님 눈으로 보면
첨단에 시달리다
이제 어렴풋이
2부
옛날 짜장
달
지극한 그늘
겨울 목련꽃
보석
소나무 가족
신발
네게 불어오는 바람
빗소리
에밀레종
복족류
오솔길에는 꽃다운 벗이 있네
잠과의 전쟁
밤톨만 한 행복을 구워 주는 시간
새싹처럼
색안경을 쓰면
썩은 통나무를 치울 때
눈 속의 금붕어
3부
기중기처럼
햇살은 사람을 따라 다닌다
인동초
약주 한잔이면
옷을 위하여
한 마리 꿀벌이
속삭임
사과
겨울바람
근심하지 않는 푸른 초원으로 살고 싶거든
극과 극
평화의 집
구름의 전설
21세기에게
가을비
몸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고
부드러운 중심
수요일
4부
아로마 테라피
서귀포-지중해에서 온 듯한 그 꽃
서귀포-말좃딸애기
부럽다, 저 느티나무
청화백자구름학무늬 접시
바다사자들의 여름나기
수백 년 묵은 느티나무의 봄
창밖에 비상사다리가 있다
산
각수승 연희
향수
내린천에서
나비를 찾아서-부전나비
나비를 찾아서-그늘나비
나비를 찾아서-호랑나비
나비를 찾아서-노랑나비
나비를 찾아서-배추흰나비
최후의 전략
해설-공광규/그곳을 향한 낙원 회복과 반문명 정신
[표4]
지순의 시편들을 읽어가면서 사람은 태어나서 방황하다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왜 방황하는가. 그곳을 찾아가기 위해서다. 그런데 결국 그곳에 도달하지 못하고 죽는 게 인생이다. 그래서 인생은 한갓 허무한 꿈과 같다는 부생약몽浮生若夢이나, 하루살이 일생처럼 사람의 생애가 짧고 덧없음을 이르는 부유일생蜉遊一生, 풀잎 끝에 맺힌 이슬처럼 매우 허망하고 세상이 덧없다는 초로인생草露人生이라고 하는지 모른다. 이렇게 비유되는 인생의 짧은 구간에서 지순은 “그곳으로 가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그곳으로 이끄는 힘은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길을 잃지 않으려고 애를 쓰는 진흙처럼/아직도 나는 길 안에서, 길 밖에서 헤매고 있다”는 고백을 하고 있다.
지순이 말하는 ‘그곳’은 우리 인간이 평생 방황하다가 도달하지 못하는 곳일지 모른다. 인간은 원래 방황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방황을 멈추는 순간 인간은 죽는다. 죽은 인간만이 방황을 멈춘다는 말도 가능하다. 그러니 이러한 인생의 짧음과 방황을 탄식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므로. 우리가 초대하지 않았어도 인생은 저 세상으로부터 찾아왔고, 허락하지 않아도 이 세상으로부터 떠나가는 것이므로.
―공광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