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堂上溫凊問夏冬
부모님 시중 여름 겨울 묻는데 1)
奉親胡乃亂時逢
난리 만나자 부모봉양 대충하네.
曾留加德購魚饌
가덕도에 머물 땐 생선 샀는데
更到昌原買米舂
창원에 와서는 벼를 사서 찧네.
劒光難藏斬馬巷
마속 죽인 칼 빛 거리에 못 감추고 2)
麻衣頻且望軍峯
마의태자 자주 장군봉 바라보았네. 3)
古來忠孝爲邦本
예부터 충효는 나라의 근본이요
掩却新粧無舊容
가려진 화장은 본 얼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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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상온정문하동(堂上溫凊問夏冬): 당상은 대청마루와 같은 곳으로 부모님의 방이고, 온정은 따뜻함과 시원함이란 말로 예전에 자식 된 도리는 날마다 부모님의 잠자리를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해드리는 것으로 아침저녁을 그렇게 문안을 올린다는 뜻이다.
2) 참마항(斬馬巷): 큰 신임을 받은 훌륭한 장군이었으나 군율을 위해 제갈량(諸葛亮)이 울면서 사랑하는 마속(馬謖/ 190-228)을 처단했던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사건을 사람들에게 드러냈다는 뜻이다.
3) 마의빈차(麻衣頻且): 마의는 신라의 마지막 경순왕(敬順王)의 태자(太子)로 베옷 입고 금강산에 들어갔다고 전하는데, 여기 시인은 그가 자주 또 금강산의 장군봉을 바라다보았다고 했으니 군대의 힘을 소원했다는 암시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