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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도와주신 선생님께 제출할 보고서 중에서 일부 발췌하여 ㅋ올립니다.
'의학연구'라는 수업 중 일부로, 자유롭게 주제와 기관을 정해서 실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강북구 보건소의 방문진료 사업에 참여했었어요.
지도해주신 선생님은 가정의학 전공하신 김창오 선생님이셨고, 2주간 실습했는데.
스스로 반성도 많이 되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ㅎㅎ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보답코자 ㅋㅋ
그리고 게시판 활성화에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올립니다.
방문 진료
사람들의 건강에는 의료 자체보다 다른 요인들, 예를 들어 사회적, 경제적 지위나 성별, 가족을 비롯한 인적 관계와 자원, 무엇을 먹으며 어떤 일을 하면서 사는지 등이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병원에서 환자들의 이런 제반 환경에 대해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진료를 보면서 답답해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실제로 진료 영역에서 환자를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 관계들을 어떻게 평가할지, 진단과 치료에는 어떻게 활용할지 깊게 생각해보지는 못 했던 것 같다. 이런 채로 진료 현장에 나갔다면 결국 비슷한 진료를 하면서 답답해하지 않았을까.
김창오 선생님이 소개해주신 방문진료는 이런 문제에 대한 대답 중의 하나로 적극적으로 가능성이 탐색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사람의 거주 환경이 중요하고 그 사람의 경제적 상태가 중요하다면 바로 그곳, 그 사람이 사는 곳에서 진단을 내리고 환자를 만나는 것이 올바른 접근의 기본이 된다는 말씀은 정말 '아!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지?'하는 속 시원함 같은 것을 주었다. 사실 방문진료에 대해서 몸이 불편해서 보건소까지 오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 정도로 생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했다.
예를 들어, 허약 노인 집을 방문하면, 현재 운동 능력과 비교했을 때 주거 시설이 적당한지, 낙상의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어느 지점에 개입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할 수 있다. 선생님들 말씀대로 냉장고만 한 번 열어봐도, 노인의 영양 상태에 대해서 감을 잡을 수 있으며 평가와 계획 수립에 당연히 도움이 된다. 한두 차례의 방문으로도 노인을 찾아오는 사람은 누구이며, 집밖 출입은 어느 정도로 하고,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지 알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짧은 기간이지만 선생님들과 함께 다양한 방면에서 열악한 어르신들을 방문하면서(장애인 자녀들을 지속적으로 보살피느라 자기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는 경우, 집 자체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경우, 찾아오는 사람도 없고 집 밖 출입도 거의 하지 않은 채 혼자 지내는 경우 등) 방문 진료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주요한 진료 방식일 수밖에 없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략>
참여
역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참여'였던 것 같다. 주민들은 어떤 문제를 자기 문제로 여기고 발벗고 나서게 되는지, '참여'라는 것에는 어떤 방식들이 포함될지, 이를 추동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가 모두 아직 남은 과제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어 나 자신이 지역사회에 어떤 관심을 두고 참여하고 있는지, 어떤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참여할지를 생각해보면 이 문제가 얼마나 답하기 어려운지를 느낄 수 있다. 사실 나 자신이 어떤 지역 사회 문제에 전혀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이든, 주소지나 학교가 있는 종로나 연건동이든. 일터와 삶터가 분리되어 있고, 사실 어느 쪽에도 '우리 동네', '우리 마을'이라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 하는 상황, 주변 일에 신경을 쓰고 일정한 책임을 함께 나눌만한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민들을 조직하고 참여하게 하는 것은 어렵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요즘 참여하고 있는 여성주의 의료 생협 준비 모임도, 현재는 주로 의사, 한의사, 의대생이 모이고 있다. '병원'을 차릴 계획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들, 혹은 여성주의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도모하는 네트워크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리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어떤 장(場)을 열고 참여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도 참여의 한 주체로 참여하는 네트워크.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을 방문했을 때, 매우 인상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이 좀 더 이주 노동자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만들어 갈 수 있는 시설이 되면 좋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다. 진료 과목을 정하거나 의원의 사업을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결정하는 구조, 실제로 서비스 제공자나 직원으로 참여하는 것, 주변에 홍보하고 필요한 지원을 얻기 위한 활동을 이주 노동자들이 직접 벌이는 것 등 다양한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첫댓글 음 아주 진한 경험이었던것이 마구 느껴지는걸
힛. 감동적이삼.
매우 좋아라 ~~
그냥 다 올리징~
우리가 지금 만들어 가는 여의생도 지금부터 조합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우리의 의도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지 .. 그들의 생각과 우리의 생각을 좀더 직접적으로 나누는 어떤 통로를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