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악제는 다 삼공의 예로써 하는데 사방에 둘러 있는 숭산이 중앙이라 남역이 거칠고 멀어 요괴가 많기에 가신이 권력을 주어 웅위를 떨쳤지 구름과 안개로 산 허리를 감췄으니 산 정상이 있다한들 누가 오르겠나 나 예서 가을비내리는 계절을 만나 음기로 어둑한데 맑은 바람 없어라
잠심과 묵도로 응함이 있는 듯하니 어찌 정직이 신을 감동시킴 아니랴 잠깐 동안에 뭇 봉우리 드러났는데 쳐다보니 푸른 하늘을 받치고 있고 자개봉은 이어져 하늘기둥 접한 채 석름봉 우뚝우뚝 축융봉 쌓여 있네 삼연한 모습 말에서 내려 경배하니 송백 서있는 길 영궁까지 뻗어있네
하얀 담장 붉은 기둥 광채를 발하고 귀한 그림 따위 청홍 빛으로 채워져 계단 올라 허리 굽혀 주포를 바치니 별볼일 없는 제물로 내 마음 밝힌다 사당의 노인은 신의 뜻을 잘 아는듯 눈 크게 뜨고 살피더니 몸을 굽히네 손에 배교 들고 내게 던지게 하고는 더이상 없는 가장 길한 점이라 한다
남방에 밀려 와도 다행히 죽지 않고 입고 먹고 재주가 좋으면 다 좋으리 왕후장상 원은 오래 전 마음 접으니 신 생각대로 공 이루긴 쉽지가 않지 오늘 밤 절에서 쉬며 전각에 오르니 별 달 구름에 가려 어슴푸레 하여라 잔나비 종 소리에 동트는 줄 몰랐지 밝고 차가운 해 동쪽에서 떠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