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깨어있는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언론소비자주권행동(언소주)입니다.
오늘 가져오신 조선일보 사설, 제목부터가 아주 자극적이죠. "[사설] 국세 71% 늘 때 월급쟁이 세금은 152% 증가"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수많은 '유리지갑' 직장인 분들은 속에서 천불이 나셨을 겁니다. "내 월급은 그대로인데 세금만 뜯어가는구나!" 하고요. 맞습니다. 화가 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우리가 이런 기사를 읽을 때는 기득권 언론이 던져주는 미끼를 덥석 물기 전에, 그들이 쳐놓은 그물의 코를 찬찬히 뜯어봐야 합니다. 현상과 본질을 분리해서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자고요.
1. 현상과 본질: '월급쟁이의 눈물'이라는 껍데기와 '복지 축소'라는 본질
기사가 말하는 팩트(현상)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물가는 오르는데 과세표준은 그대로라서, 실질 소득은 늘지 않았음에도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이른바 '브래킷 크립(Bracket Creep)' 현상이죠. 그래서 물가연동제를 도입하자는 주장, 네, 타당합니다. 시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 사설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본질)는 따로 있습니다. 글의 후반부를 보십시오. 갑자기 과녁이 바뀝니다. "근로소득자 10명 중 3명은 세금을 한 푼도 안 낸다"며 면세자를 깎아내리고, 결론에 가서는 "정부가 선심성 정책을 못 쓰게 재정준칙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앞에서는 "불쌍한 중산층 직장인!" 하면서 눈물을 닦아주는 척하더니, 뒤에 가서는 "그러니까 저임금 노동자들한테도 세금 걷고, 국가 복지(선심성 정책) 예산은 확 줄이자"는 프레임을 짜고 있는 겁니다. 이게 바로 이 사설의 숨겨진 의도입니다.
2. 논리적 허점 타격: 사라진 '분모'와 '을과 병의 싸움 붙이기'
이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사설은 "전체 국세가 71.6% 늘어날 때, 근로소득세는 152.4% 늘었다"고 지적합니다.
여기서 합리적인 의심을 해봐야죠. 근로소득세가 저렇게 폭증했는데, 왜 전체 국세 증가율은 그 절반밖에 안 될까요? 다른 세금이 안 걷혔거나, 깎아줬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그 '다른 세금'이 뭘까요? 바로 대기업이 내는 '법인세'와 부유층이 내는 '종합부동산세' 등입니다. 지난 몇 년간, 그리고 현 정부 들어서 대대적으로 깎아준 이른바 '부자 감세'의 결과가 저 통계에 고스란히 숨어있는 겁니다. 자본과 대기업에 매기는 세금을 깎아주니 세수가 펑크 났고, 그걸 유리지갑 월급쟁이들이 메우고 있는 형국이죠.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 '부자 감세'라는 진짜 원인은 쏙 빼놓고 통계의 착시만 보여줍니다.
그리고 해결책으로 내놓은 '면세점 축소'를 볼까요? 면세점 이하의 소득자, 즉 1년에 2천만 원, 3천만 원도 못 버는 비정규직이나 영세 알바생들에게 한 달에 몇천 원, 몇만 원 세금을 더 걷으면 중산층 월급쟁이의 허리가 펴질까요? 아닙니다. 이건 기득권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중간 소득자와 저소득자를 이간질하는, 아주 전형적인 '을과 병의 싸움 붙이기'입니다.
3. 역사/사회적 맥락: 누구를 위한 '재정준칙'인가
맥락을 봐야 합니다. 보수 언론이 세금 문제를 거론할 때 도달하는 종착지는 언제나 똑같습니다. 바로 **'복지 지출 축소'**죠.
이들은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경제 활성화'라고 포장하고, 서민들을 위한 복지나 사회 안전망 예산은 '방만한 선심성 정책'이라고 비하합니다. 국가 재정 적자가 심각하다며 '재정준칙'을 법으로 못 박자고 주장하는 이유도, 결국 돈이 없으니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의료, 돌봄, 교육, 주거 지원 같은 복지를 하지 말자는 논리와 닿아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여러분, 기득권의 논리는 언제나 차갑고 교묘합니다. 그들은 대기업과 부유층의 세금은 깎아주고 싶고, 복지는 늘리기 싫습니다. 그런데 대놓고 그렇게 말하면 표가 떨어지니, '월급쟁이의 고통'이라는 시민의 상식적인 분노를 차용해서 자신들의 방패로 쓰는 겁니다.
월급쟁이들의 세금 부담을 줄여야 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 부족한 세수는 최저임금 받는 노동자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채울 게 아니라,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는 대기업과 막대한 불로소득을 누리는 자본에게 정당한 세금을 매겨서 채우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습니까?
언론이 흘리는 악어의 눈물에 속아, 우리의 분노가 나보다 더 힘든 이웃을 향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진짜 화를 내야 할 과녁이 어디인지, 우리는 매의 눈으로 지켜봐야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hOSrVjlyu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