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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드린 말씀일지도 모르겠지만 어른들이 늘 하시는 말씀중에 요즘 가장 와닿는 말은 "학교 다닐 때가 정말 좋은거지.."입니다. 학교 다닐 때도 어느 정도 느끼고 있었지만 정작 졸업을 하니 이 말이 더욱 절실히 느껴집니다. 아울러 학교 다닐 때 '제 집처럼' 찾아다니던 호반체육관에 대한 그리움도 요즘 절실해졌습니다.
그 절실함은 더 이상 춘천에 갈 일이 없어진 저를 남춘천행 경춘선 열차에 몸을 싣게 만들었습니다.
그리던 호반체육관에 도착하니 4시 55분이었습니다. 이 시간 쯤 되면 매표소 앞에 표를 살려는 분들이 어느 정도 줄을 서 있어야 정상인데 매표소 앞은 말 그대로 '쥐새끼 한 마리 없는' 상태였습니다. 아무리 평일의 시작인 월요일이라 해도 우리은행 구단의 어려운 성적과 더분 홈 팬 급감을 매표소에서부터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우리은행의 경악할 만한 성적(승률 3할에도 못 미치는)을 여러 분들이 보신다면 이 팀 이기기 참 쉽겠구나 생각을 하겠지만 이 팀을 쉽게 이기는 경우는 전 구단을 통틀어 보기가 힘듭니다.
금호생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3라운드 때부터 우리은행과 금호생명 경가를 봐 왔었는데 금호생명이 1경기를 빼놓고 다 이겼어도 쉽게 이기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특히 지난 6라운드 김천 경기에서는 거의 진 게임을 이경은 선수의 종료 6초전 레이업 결정포 때문에 천신만고 끝에 가져올 정도로 금호생명은 우리은행을 상대로 힘든 경기를 했습니다.
이렇듯 우리은행은 전 구단을 상대로 몇 경기를 제외하고는(몇 경기 중에 가장 저조한 경기는 폭설이 야단을 쳤던 1월 4일 신한은행전이었죠) 대등한 경기를 펼쳐갔습니다. 다만 충분히 고칠 수 있는 몇 가지 걸림돌이 이 팀의 승리를 잡아먹게 되어 '이 지경'까지 만들게 된 것입니다.
가장 두드러진 걸림돌은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듯 '계령바라기' 현상입니다. 김천에서도 경기 중반 우리은행 선수 4명은 김계령 선수에게 공격을 맡겨놓은 채 윅 사이드에서 전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김계령 선수의 의도는 자신이 공을 가진 후 집중되는 상대의 집중 견제를 이용하여 자신 주위로 뛰어들어오는 선수에게 패스하여 손쉬운 득점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었는데 이런 현상이면 김계령 선수 속으로 천불이 납니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지 않을 경우 선수들의 체력 문제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우리은행의 자원은 '양적으로' 결코 나쁘지 않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벌떼 농구'를 얼마든지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선수 자원을 가지고 있는 팀이 우리은행입니다. 고로 문제는 선수들의 익숙해져버린 마인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계령 언니가 해주겠지.."라는 마인드에서 "내가 계령 언니를.." 혹은 내가 공을 들고 있는 계령 언니에게 가서.."라는 마인드로 하루빨리 뜯어 고쳐야 합니다. 그나마 우리은행에서 이를 잘 실행하고 있는 선수가 임영희 선수인데 임영희 선수도 우리은행 팀 내에서 최고참급이기 때문에 후배 선수들에게 엄중하게 이를 말할 수 있을 것이고 말해야 합니다.
다른 걸림돌은 성공률 높은 슈터 - 특히 자유투 부분에서는 부동의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 김은혜 선수를 살려 주려는 시도를 김계령 선수밖에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팀 내에서 확률 높은 슈터에 대한 타 선수들의 찬스를 만들어주기 위한 스크린 플레이는 중고등학교 팀, 아니 길거리 농구를 하는 분들 사이에서도 기본 중의 기본적인 플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은혜 선수가 스크린을 받아 마음놓고 쏘는 경우를 저를 몇 번 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많은 경우, 김은혜 선수는 시간에 쫒겨, 혹은 힘든 페이크로 - 김은혜 선수 페이크는 다른 슈터들에 비해 약한 편입니다 - 겨우 한 치의 시간을 만들고 힘겹게 쏘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3점이 꼭 필요할 때 김은혜 선수가 침묵하는 경우가 많아져 치고 나갈 때 확 치고 나가지 못해 지는 경우가 생겼던 것입니다.나에스더 선수, 김아름 선수, 홍현희 선수는 득점과 리바운드도 중요하지만 이 점 염두에 두고 몸을 던져 스크린하여 김은혜 선수의 오픈 찬스를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팀내 최고 슈터를 구렁텅이에 빠트려서는 결코 승수를 쌓을 수 없습니다.
금호생명은 요즘 모기업 금호그룹의 시끌시끌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시즌 전 약체 혹은 다크호스라고 금호생명에 대해 예측했던 전문가들을 머쓱하게 만드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3위 수성에 7할 능선을 넘었습니다. 특히 6라운드 4연승은 최강이라 불리우는 신한은행마저 조금 부진하는 요즘 여자농구팬들에게 신선한 소식으로 다가옵니다.
포인트 가드 이경은 선수의 약간의 기복이 여러 팬들로 하여금 '아직 이 팀 포인트가드는 조까 문제가 있네.'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어도 전 선수의 고른 활약으로 예전같이 여유있게 경기를 이끌어가진 못해도 가장 중요한 승수를 챙겨가며 금호 임직원들과 금호 팬들을 살맛나게 했습니다.
이에는 당연히 신정자 선수의 공을 제일로 들어야겟지만 신정자 선수의 신기에 가까운 리바운드 뒤에는 정미란 선수의 조용하고도 실속 넘치는 플레이가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오늘 신문 기사에 나던데 기자님들 조금 늦게 눈치챈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미란 선수의 플레이 중 가장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팀이 필드골로 득점이 되지 않을 때 투입되어 펼치는 파울유도 포스트 플레이입니다. 알고도 막기 힘들고 결국 파울로 끊고 자유투를 허용해야 하는 상대팀은 정미란 선수가 김보미 선수 못지않게 얄미울 것입니다.
이렇게 상종가를 치고 있는 금호생명이지만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듯 여러 약점도 6라운드 경기에서 드러냈습니다. 특히 삼성생명전 경기 중반에 이미선 - 박정은 선수에게 리바운드를 여러 번 빼앗긴 것은 두고두고 되돌려보기로 보면서 반성해야 할 대목입니다.
금호생명은 7라운드에서 3승 혹은 4승을 해야 안심하고 3위 자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7라운드에서 18승 혹은 19승을 얻을 시 8라운드 경기에서 여유있게 선수들에 대한 휴식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2위 탈취는 사실상 어려운 이 시점에서 7라운드 후반 혹은 8라운드 초반에 3위를 확정짓고 나머지 게임에서 지난 시즌 삼성생명이 그러했듯 몇 경기를 내주고라도 주전 선수들을 쉬게 하여 플레이오프에 대비해야 합니다.
특히 '6인 로테이션'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금호생명에게 8라운드 후반 경기에서의 '휴식'은 절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금호생명은 늘 그렇듯 '6인 로테이션'으로 경기를 운영했지만 우리은행은 정 감독님이 작심한 듯 많은 선수들이 나와 감독님 앞에서 '살아남기 모의고사'를 치뤘습니다. 앞에 있는 상대도 어려운 상대이지만 우리은행 선수들에게 더 어려운 상대는 팔짱을 끼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하나하나 체크하고 채점하고 있는 '여자농구계의 돌부처' 정 감독님이었을 것입니다.
1교시에 우리은행 선수들은 컴퓨터용 수성 싸인펜과 볼펜 대신 농구공을 들고 열심히 그리고 잘 모의고사를 치뤘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놈의 '계령바라기' 현상이 전혀 안 보였던 것이 정 시험감독관님을 흡족케 했습니다. 물론 흡족한 표정은 저한테 보이진 않았지만요.
경기 초반에 가장 '통통' 튀었던 선수는 이번 시즌 어디갔는지 몰랐던 고아라 선수였습니다.
스타팅 맴버로 나온 고아라 선수는 짧은 시간동안이었지만 정 감독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금호생명 선수들을 당혹케 만드는 플레이를 펼치며 썰렁한 호반체육관에 열기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특히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재빨리 앗아내어 속공으로 연결시키는 모습은 지난 시즌 마지막 라운드 구리 경기에서 금호생명을 꺾는데 일등공신이었던 고아라 선수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고아라 선수는 지난 박건연 감독님 때부터 촉망받던, 우리은행의 새로운 주전 0순위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고아라 선수의 장점은 금호생명의 김보미 선수틱하게 여기저기서 훨훨 날라다닌다는 것입니다. 외곽으로 재빨리 돌아 외곽찬스를 만드는 것도, 속공도, 페넌트레이션도 우리은행에서 수위에 있는 선수입니다.
다만 공백이 컸고, 연차가 적은 고로 들쭉날쭉한 슛 성공률은 약점으로 지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위동 체육관에서 새벽같이 다음 시즌까지 슛 연습을 한다면 고아라 선수의 이름은 경기 시작 직전 장내 아나운서에 의해 불려지게 될 것입니다.
아..나에스더 선수에 대해 빼먹고 갈 뻔 했습니다. 슛 성공률에서 팬들이 경악할 정도로 낮은 모습을 오늘 보였어도 에스더 선수 경기 전반에 수비에서 예전(지난 시즌)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올해 모의고사에서 낮은 점수를 많이 받았던 나 에스더 선수인데 이번 경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점수를 올린 듯 합니다.
역시나 정 감독님의 모의고사 수석생은 김계령 선수였습니다.
항상 모의고사 점수 400점 만점에 380점 이상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는 김계령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390점 이상의 점수를 거두며 철옹 우등생이라는 것을 늘 그렇듯 입증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김계령 선수는 자신이 어느 때 무슨 플레이를 해야 할 지 완전히 파악하고 시험에 임했습니다. 공부 잘해서 고등학교 교문 앞 플랫카드에 매 경시대회마다 이름을 올리는(금상 아무개...), 시험 문제를 풀 때 자신의 페이스 조절에 달인인 수재 학생이 떠올랐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장면을 김계령 선수는 4쿼터에 보여주었습니다.
60대 52로 패색이 만연하던 때 김계령 선수는 소리만 질러대지 않았습니다(김계령 선수 목소리는 호반체육관에 쩌렁쩌렁 울립니다..) 금호생명 팬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연속득점으로 결국 4점차까지 따라붙어 금호생명 주전 선수들의 '쉴 시간'을 여지없이 빼앗아가 버렸습니다. 결국 26점을 올렸는데, 오늘 경기에서는 자유투 시도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은행 측에서 이번에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김계령 선수를 속된 말로 '바짓가랭이를 붙잡아서라도..' 붙잡아 두었으면 합니다. 정 감독님의 리발딩 계획서에서 이 선수의 이름이 사라져 버린다면 그 계획서의 효력은 반 이상으로 떨어집니다. 좋은 선수들을 타 팀으로 너무나도 많이 보내버린 우리은행 구단이지만 이번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즌부터는 활약만 배달해주는 '활약배달부 티거'보다 칼 말론처럼 승리를 가져다주는 진절한 '메일맨' 김계령 선수를 우리은행에서 보기를 제발..간절히.. 바랍니다.
이번 경기에서 우리은행에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경기 중반의 '계령바라기'의 재현도, 중요한 시점에서의 먼거리 패스 턴오버도 아닙니다. 바로 김은혜 선수의 '얼음땡' 모드였습니다.
상대 수비수 김보미 선수의 수비도 좋았지만 그래도 김은혜 선수 이번 경기에서 3점 1~2개는 링에 꽂아야 했습니다. 물론 지난 경기까지 풀타임 출전에 가까운 출전시간을 가지고 있어 체력적으로 힘들겠지만 이는 김은혜 선수가 이번 경기에서 필요할 때만 나가게 되었기에 변명거리가 안 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우리은행의 걸림돌이 다시 한 번 수면위로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상대의 좋은 수비에 슈터가 막혀 있으면 이는 다른 동료 선수가 뚫어줘야 합니다. 슈터가 죽으면 경기 분위기가 죽습니다.
그리고 경기 후반 김은경 - 홍현희 - 박혜진 선수 슛 쏘아야 할 타이밍에서 페이크로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페이크해서 완전 속이고 돌파해서 넣거나 패스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있게 슛을 시도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종료 17.5초 전 공격기회에서 이 문제는 너무나 압박으로 다가왔는데 이번 경기를 되돌려보면서 이 점 개선하길 바랍니다.
연패를 하는 팀에게는 연패탈출의 부담이 크듯 연승을, 그것도 하기 힘들리라 예상했던 높은 자릿수의 연승을 하는 팀 역시 부담이 큽니다. 신한은행이 금호생명과의 경기에서 그토록 골머리 앓았던 '연승 부담증'을 이번에는 금호생명이 이번 경기 1쿼터에서 보여 주었던 것 같습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라는 말이 있듯이 첫 공격을 계획대로 성공시킨다면 팀 시기는 1쿼터부터 하늘을 찌를 것입니다. 첫 공격에서 금호생명은 한채진 - 강지숙 선수의 픽앤롤 공격으로 득점을 시도하였는데 연승 부담감인지 몰라도 강지숙 선수가 다소 긴장하는 바람에 턴오버로 인해 무위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기화가 되었는지는 몰라도 첫 공격 실패 후 금호생명은 도미노 식으로 다운 현상을 보여주며 우리은행에세 1쿼터 10점 차 이상으로 끌려 갈 뻔 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을 다소 보여왔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지난 라운드 우리은행전보다 1쿼터에 더 불안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금호생명 벤치에서는 김보미 선수 카드를 집어넣고 정미란 선수를 투입하여 '알고도 먹히는' 공격 혹은 파울유도를 통하여 점수차를 좁히려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쉽게 당하지 않았습니다. 미스매치를 허용하는 것은(정미란 선수 상대가 박혜진 선수 혹은 김은경 선수가 되 '버리는' 것) 어쩔 수 없다라 예상하고 이를 돌발적인 더블 마크로 메울려고 했습니다.
경기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금호생명은 신정자 선수와 한채진 선수의 득점으로 2쿼터 드디어 한 시름 놓았고 이를 넘어서서 점수차를 완전 좁히는데 성공했습니다. 무엇보다 외곽이 안 터지는 가운데서 골밑에서의 우위가 컸습니다. 다만 2쿼터에 아쉬운 점을 뽑자면 신정자 선수가 직접 공격을 해야 할 때 오히려 패스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신정자 선수가 로우 포스트에서 공을 잡고 일대일을 시도합니다. 일대일 상대는 나에스더 선수 혹은 김아름 선수인 경우가 많았는데 안쪽으로 돌아 직접 공격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바깥쪽으로 돌아 순간적인 집중 마크를 유도하고, 강지숙 선수나 외곽 선수들에게 패스하는 것도 굉장히 괜찮겠지만 2쿼터에서는 득점이 무엇보다도 중요했습니다.
신정자 선수의 롤-모델은 많이 알려져 있듯 정선민 선수입니다. 요즘 신정자 선수의 플레이를 보자면 정선민 선수의 플레이가 많이 떠오를 정도로 올라운드적이 되었습니다. 다만, 정선민 선수에게 아직 모자란 부분이 하나 있는데 중거리 슛률입니다. 하긴 정선민 선수의 슛률이 너무 좋기는 하지만요.
슛률은 모자라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영양가 넘치는 중거리 슈팅을 보여 주었습니다. 4쿼터에 중거리슛으로 득점을 했는데 '안 들어가겠지'라고 생각하던 우리은행 선수의 힘을 빼놓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늘 금호생명 팬들에게나 선수들에게나 힘을 주는 김보미 선수지만 이번 경기 4쿼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며 자신이 한 때 신인 선수로서 몸담고 열심히 운동했던 우리은행 팀을 홈에서 고개 숙이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경기 내내 김은혜 선수에 대한 일대일 수비도 좋았고요.
개인적으로 김보미 선수에 대해 이상한 별명을 참 많이도 지어냈지만 그래도 굳이 무리를 해서라도 하나 더 지어 보자면 '스타일리스트' 혹은 '스타일메이킹'입니다. 김보미 선수는 금호생명의 스타일을 신정자 선수와 더불어 가장 잘 보여주는 금호생명 스타일리스트 선수입니다. 동시에, 금호생명의 억세 보이는, 무언가 악착같아 보이는 스타일을 더 강하게 만들어 가는 스타일메이킹 선수이기도 합니다. 금호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보미 선수는요.
사실, 금호생명 팬들 뿐 아니라 타팀 팬들께서도 금호생명 유니폼이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김보미 선수를 상상하실 때 적잖이 어색하실 것 같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김보미 선수는 전화를 잘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자유계약선수인데 요즘 활약이나 이전의 금호생명에서의 활약을 눈여겨 본 다른 팀 감독님들이 벌써부터 '물밑작업'을 할 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이번 경기 금호생명의 외곽은 부진했지만 종료 직전 집중도 100프로에 가까운 압박수비로 1점차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 내면서 외곽 부진을 충분히 상쇄시켰습니다.
금호생명의 평소 수비인 3-2 지역수비의 악명은 여러 경기에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지역수비의 위력이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인데 이는 김계령 선수 탓이었습니다. 하은주 선수에 대한 수비 못지않게 2~3명이 붙었지만 김계령 선수의 득점을 막기에는 조금 역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긴급 상황일 때의 수비에서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가장 핵심은 반대편에 있는 김계령 선수에게 공이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앞선의 이경은 - 한채진 - 김보미 선수는 '죽을 둥 살 둥' 이를 잘 수행해 냈습니다. 아마 김계령 선수에게 공이 갔더라면 경기의 향방은 최소한 연장전으로 향했을 것 같습니다.
7라운드에서 금호생명은 여러 번 어려운 경기를 가질 것입니다. 그 중 가장 까다로워 보이는 상대는 당연 신세계라고 생각합니다. 금호생명이 신세계에게 5승 1패의 우위를 보일 수 있었던 까닭은 이번 경기 마지막에서 보여주었던 지역수비에서의 집중도의 힘이 컸습니다.
금호생명은 부천에서 이 모습을 몇 번이고 되풀이하여 꼭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만큼 신세계의 막판 상승세는 무서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양팀 선수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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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어요~많이 공감하면서 봐요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