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범을 가스총으로 잡는 나라 - 대 - 한 - 민 -국
중국근로자 이봉상씨에 대한 출입국사무소의 반인권적 강제단속을 규탄하며
지난4월26일 오후5시경 구미시 오태동 76번지내 주택가 월세방에서
야간 일을 위해 준비하고 있던 중국인 이봉상(25세)씨는 제보를 받고 단속을 나온 출입국 직원들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황급히 자신의 방 옆 다락방으로 들어가 몸을 숨겼다.
이미 옆방에 있던 중국인여자 2명은 체포된 상황이었고
출입국직원들은 이봉상씨가 숨어있는 다락방의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소리치다가,
방문을 발로 차고 문을 부순 다음, 가스총을 쏘고 , 계란 한판을 봉상씨의 몸에 던지며,
스프레이(파리· 모기약)를 뿌리면서, 저항하는 이봉상의 머리와 가슴등을 대나무와
각목으로 마구 찌르고 때렸다.
이봉상씨는 4명의 관리소 직원에게 연행되는 과정에서도 쇠붙이(열쇠뭉치)로 계속 얻어맞았다. 출입국 직원들은 구타로 인해 코피가 터지고 온몸에 피투성이가 된 봉상씨의 모습을
사진 찍었고, 가위로 이봉상씨의 옷을 자르고 새 옷으로 갈아 입혔다.
(이상은 면회하는 봉상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임)
연행된 지 약 20시간이 지난 뒤, 본인이 출입국사무소 보호실에 감금되어 있는 봉상씨를
면회했을 때까지,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이봉상씨는 자신이 당한 너무나도 엄청난 폭압적 단속 때문인지 면회하는 과정에서도
떨리는 목소리로 "나는 이대로 집에 갈 수 없어요"라는 말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면회를 마치고 출입국소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소장은 거절했고, 심사과장을 만나
"당신들은 다락방에 갇혀 있는 행정범에 대해 그와 같은 방법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느냐?"고 항의하자, "자해행위를 하는 것도 공무방해로 볼 수 있고 3시간 동안 대치하다가 내린 결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봉상씨는 다락방에 갇혀 있는 상태였고, 어디로든 피신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는 살인범도, 강도범도 아니었다. 단순히 체류기간을 넘겨 출입국관리법상 미등록된 행정범에 불과했다. 불법체류가 흉악범이나 강력범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미친 개를 잡듯, 산돼지사냥을 하듯 단속하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반인륜적, 반인권적 불법단속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개인의 생명이 어떠한 위협을 받을지라도 단속실적에 눈이 멀어 불법을 자행하면서도
공정한 법집행을 한다고 떠들어대는 출입국소장과 직원들의 오만불손한 태도는 이번 기회를 통해서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당신들 NGO가 뭐하는 곳이냐? 단속할 때 자해행위하라고 시키는 곳이냐? 당신이 목사 맞냐? (캠코더를 설치하며)책임지지 못할 말을 하면 책임을 묻겠다"라며 사회시민단체를 업신여기고, 반목과 불신을 조장하며 사회통합을 도리어 헤치고 있는 법무부의 시대착오적인만행을 묵과할 수 없다.
출입국소장 면담 후(27일 오후5시 30분경, 김헌주집행위원장,박순종목사와 함께) 28일 오후 2시 다시 출입국사무소를 방문하여 심사과장에게 철저한 사실조사를 위해 이봉상씨의 자필 진술서를 받도록 요구하였으나, 조사과정에 있는 사건이므로 필요하면 변호사를 선임하여 특별면회를 신청하라고 말하며, 이의신청을 통해 해결하라고 했다.
이봉상씨를 면회하니, 손에 붕대를 감고 있었는데,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상황에서도 출입국직원들이 신발을 들고 때리는 시늉을 하며, "왜 때리지도 않았는데 목사에게 때렸다고 말했느냐"며 위협을 줬다고 말했다.
젊디 젊은 중국인근로자 이봉상씨는 감당하기 힘든 비용을 들여 어렵게 한국에 입국하여
갖은 차별을 당하면서 힘들게 일했고 제대로 월급도 받지 못하며 직장을 옮겨 다녀야 했다.
그는 단속되는 과정에서조차도 출입국직원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나, 한국에 들어 올 때 돈 많이 들었어. 지금 돌아 갈 수 없어요.”라고 애원을 했다고 한다.
출입국 직원들은 자신의 가정의 행복을 위하고 자신의 승진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들도 자신의 가정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하고 있다.
무엇이 다른가? 다른 것이 있다면 출입국직원은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사냥꾼이 되고
외국인근로자는 자신과 두고 온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짐승처럼 일한다는 것이다.
법무부 출입국 관리사무소는 언제까지 강제단속을 통해 인간이기를 포기하려는가?
반인권적, 불법적 강제단속만이 이 땅 위에 불법체류자를 줄이는 방법이라는 멍청한 생각을 언제까지 고집하려는가?
이번 사건은 새로 부임한 출입국소장과 그 책임자들의 관료적이고 실적중심의 행정마인드의
발로이다. 정부는 철저한 사실조사를 바탕으로 책임자 처벌은 물론이거니와 연행을 집행했던 직원들에게 직권남용과 불법적 연행에 책임을 물어 모두 면직시켜야 한다.
외국인근로자의 인권과 노동권쟁취를 위해 일하는 대구이주공대위와 모든 민중과 시민을 위해 일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이 사건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연대해 주기를 소망한다.
2005년 4월 29일 대구외국인근로자선교센터 고경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