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금빛으로 출렁이는 억새의 군무가 아름답다 하지만,
북풍한설에 피어난 설화의 이끌림에 정초의 지리를 만복대에서 맞는다.
눈소식도 있고, 늘푸른 횐님들의 번개산행에 더해 설레는 마음으로 만복대를...
산행코스 : 상위마을- 묘봉치- 만복대- 다름재- 월계저수지- 상위마을
( 실선: 이산, 점선: 무대포팀 )
간밤에 내린 눈으로 인해 상위마을주차장에 주차하려는 계획을 변경하여 월계마을갈림길인 하위 반월교 길가장자리에 주차해 두고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가 둘레길로 접어들어 든다.
일행이 합류하기를 기다려 막걸리 한잔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산행에 돌입한다.
들머리에서 출발하길 1시간여,예전에 못보던 전망데크가 나온다.
후미도 기다릴겸 숨을 고르고...
가늘게 피어로른 상고대를 넘어 산동소재지가 발아래에 위치하고,
두어걸음 뒤 하늘을 경계로 견지맥을 타고 천마산이 우뚝솓아 보인다.
알카에다 여전사의 모습으로 잎싹님이...
급경사의 오름을 지나 능선이 가까워 질수록 눈의 깊이는 더해가고,
산죽위 털리는 눈의 차가움은 시원함으로 다가온다.
묘봉치에서 이른점심을...
선두,후미팀으로 나뉘는 두냄비의 떡국,명장님표 산적,회장님의 홍어,그리고 백섬님의 담금주 등등...
온갖 산해진미로 유쾌한 식사시간을 가졌다.
발걸음도 가벼운 동키고문님...
묘봉치에 도착한 순으로 만복대를 향해 길을 나선다.
바지런한 걸음으로 앞서던 잎싹,동키님이 정상을 몇걸음 남겨두고 바위에 의지하여 바람을 피하고 서있다.
한참을 그렇게...
만복대 정상부,
훼손된 마루부근에 복원의 노력들이 보인다.
정상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인증을 남기고...
오던길를 되돌아 본다.
만복대 정상석,
음각된 정상석의 문귀가 하양으로 채워져 선명하게 자신을 알린다.
바람을 뚫고 헉헉거리며 후미 도착...
도착순으로 인증을 남기고...
바람을 피해 정상부 울타리를 등지고 휴식자리를 잡는다.
정상에서 바라본 버드재,머목재능선 방향...
심원계곡을 타고 불어내리는 운무가 수즙게 지리주능을 가린다.
지나온 억새능선의 설경...
정상주?
아님 주님놀이??
지리 마고할미께서도 알고 계실지...
눈에 자빠진 보리쌀님,
아직도 술잔은 계속 돌아간다.
불길한 예감이...
아마도 여기서 무대포를 장전하지 않았나 싶다.
항상 선두엔 알바대장 백섬님이... ㅎㅎ
만복대를 떠나며 정상을 올려본다.
바람을 등져서인지 정령치 하산길의 설경은 더욱 환상적이다.
하산해야할 다름재능선 초입,
가림막 넘어로 "곰출몰"이란 빛바랜 현수막이 눈(雪)에 가리워져 있다.
그러나 앞서가던 일행들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돌아오는 외침은 공허할뿐 원망만 남기고 외로이 선을 넘는다.
소복히 쌓인 능선엔 짐승의 흔적조차도 없는 내리막길...
미끄러지고 넘어지길 수회,
귀기울였던 막연한 기다림도 떨쳐나가고 이제는 외로움을 동반한 혼자만의 내달림...
무릅까지 올라온 눈을 헤치고 다름재에 도착한다.
목을 축이고 헨폰을 뒤적인다.
방전...
그 뒤로도 일행과는 한참을 떨어져 있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올만에 맞이한 설경과 지리산,
그리고 반가운 얼굴들...
비록 잠시잠깐 떨어져 있었지만 함께였던 지리의 품이 포근하게만 느껴졌다.
끝으로 늘푸른 가족 모두의 안산과 즐산을 빌며 올한해도 회원님의 건강과 행운이 충만한 한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